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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의 부재, AI 길 찾는 카카오]카카오브레인, 카라 CXR 사업 악재 '인력이탈'④잔류 직원 30명 안팎 전망, 사업 지속 여부 결단 필요 시점

노윤주 기자공개 2024-08-12 08:16:11

[편집자주]

카카오가 AI 전환을 위해 전사 역량을 쏟고 있는 와중에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AI 전환은 김 위원장이 진두지휘하던 핵심 전략이다. AI 개발 속도를 더 이상 늦추는 건 위험하다. 글로벌 테크기업들과 비교해 AI 경쟁력은 이미 열위다. 카카오에겐 선택지가 없다. '카카오식 AI 서비스'를 서둘러 도입해 세간의 평을 반전시켜야 한다. 최악의 위기 속 카카오가 들고 있는 비장의 AI 카드는 무엇일지 관련 전략 전반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브레인의 인력과 주요 서비스는 본사로 이관됐지만 법인은 존속 중이다. 소수 인력이 남아 AI 의료보조 사업 '카라 CXR'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는 30명 남짓한 인력이 카카오브레인에 잔류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150명 내외로 구성된 동종 AI 의료 보조 기업들의 평균 인력 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거대언어모델(LLM) 개발도 카카오로 이관하면서 과거처럼 본사의 자금 수혈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설상가상 남은 인력의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카라 CXR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카카오브레인을 안고 갈지 아니면 다시 한 번 재편의 칼을 빼들지 카카오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금 지원도 부족했던 LLM 성과, 결국 본사가 흡수

2017년 설립된 카카오브레인은 카카오의 연구개발(R&D) 자회사로서 사업을 이어왔다. 매출이 발생하는 자회사는 아니였다. 2023년에는 85억7143만원의 매출과 75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1분기에는 2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에 꾸준히 자금을 투입했다. 본사 흡수설이 제기되던 4월에도 360억원을 출자했다. 누적 출자액은 2294억 원에 달한다. AI 모델 개발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본사가 지원한 것이란 입장이었다.

카카오브레인이 그동안 주력해 온 건 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인 '코GPT(KoGPT)' 개발이다. 2021년 11월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에 처음으로 KoGPT를 공개했다. LLM 개발에는 텍스트 학습, 수집, 저장 인프라 구축, 고성능 GPU 등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카카오도 카카오브레인에 2000억원 넘는 자금을 공급해 왔다.

카카오브레인이 출시했던 채팅형 AI 서비스 '다다음'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2023년 3월 카카오브레인은 '다다음'이란 이름의 서비스를 출시했다. 챗GPT와 유사한 KoGPT 기반 대화형 서비스의 베타 버전이었다.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서비스 운영 기간은 하루에 그쳤다.

다다음은 단기간에 몰린 사용자 트래픽을 처리하는데 미숙했다. 카카오브레인은 폭발적인 사용자 증가로 서비스 재정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1년이 넘었지만 아직 서비스는 재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다다음 서비스 완성도가 예상을 하회한다는 평가에 따라 재오픈 지연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다음이 사용한 KoGPT는 오픈AI의 GPT-3 모델을 토대로 구성했다. 챗GPT는 이보다 한 단계 높은 GPT-3.5 버전으로 출시됐다. 한국어 처리 문제도 일정 수준 해결한 버전이다. 이미 챗GPT가 보급된 시점에서 KoGPT 기반 다다음에 대한 IT 업계 실망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에 카카오브레인은 기존 모델 단점을 보완하고 처리속도를 개선한 KoGPT 2.0을 준비해 다시 시장을 두드리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카카오 본사 조직 '카나나'가 KoGPT 개발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에 카카오브레인에 대한 본사의 자금 수혈도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 중인 AI 의료 시장…문제는 부족한 카카오브레인 인력

본사의 투자 감소는 카카오브레인이 맡고 있는 AI 사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카카오브레인에는 흉부 엑스레이 판독 보조 AI 사업 카라CXR 정도가 남아 있다. 의료 AI 시장 전망 자체는 긍정적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들의 예측을 토대로 2030년에는 AI 의료 시장이 1800억 달러(약 240조 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라 CXR 기술력 평가도 나쁘지 않다. 연초에는 카라 CXR의 진단 정확도가 오픈AI의 GPT-4보다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GPT-4가 40~47%의 정확도를 기록한 것에 반해 카라 CXR은 68~70% 수준을 기록했다.
카카오브레인 카라 CXR 예시
문제는 인력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에서 흡수한 인력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힌 바 없다. 업계에서는 대략 200명 가량이 이동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민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186명이 퇴사하고 27명이 남아 있다. 단순 4대보험 가입 기준으로 나온 통계라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20~30명이 잔류하고 있다는 업계 추산치와 어느 정도 일치한다.

잔류 인원은 카라 CXR 개발을 지속하고 있지만 소규모 인력으로 개발 완료, 상용화, 수주 등 남아 있는 과정 완수가 가능할지 의문이 생기고 있다. 카카오 흡수 과정에서 일부 개발자들은 이동, 잔류가 아닌 퇴사를 선택하기도 했다. 당장은 추가 채용도 없어 보인다. 공개 채용 공고는 찾아볼 수 없고 '인재풀' 등록만 가능한 상태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브레인은 C레벨 퇴사를 시작으로 개발 인력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 법인과 추진 중인 사업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원을 지속할지 혹은 추가적인 개편 작업을 추진할지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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