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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제약, 장수 CEO 퇴사…오너 2세 홀로서기 '과제 산적' 노병태 전 대표 퇴임, 김은석 대표 독립체제…영업적자 및 유동성 압박 부담

정새임 기자공개 2024-08-16 09:15:23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화제약이 15년 만에 온전한 오너 2세 단독 경영체제가 꾸려졌다. 제약업계 장수 CEO였던 노병태 전 대표이사가 퇴임하면서다. 그는 사내이사직도 이미 모두 내려놨기 때문에 퇴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오너 2세는 노 전 대표와 오랜 기간 합을 맞춰왔던터라 급격하게 달라질 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세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악화한 수익성을 회복하는 한편 신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는 있다.

◇경영 최정점에 오른 오너2세, 잇단 주식매입에도 지분율 미미

대화제약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노 전 대표는 6월 1일 자로 퇴임했다. 그는 올해 4월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면서 퇴임할 것에 무게가 실렸다. 1985년 대화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008년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제약업계 최장수 CEO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대화제약은 약 40년간 헌신한 그를 위해 자리를 정리할 때까지 명예회장 칭호를 부여했다. 약 두 달 뒤 그는 회사를 떠났다.

최장수 CEO가 떠난 대화제약은 오너 2세 김은석 대표의 독자경영 체제를 맞게 됐다. 지금까지는 사장인 김 대표보다 회장인 노 전 대표의 직급이 더 높았으나 이제는 김 대표가 최정점에 섰다. 창업주들은 일찌감치 명예회장으로 물러나 고문 역할만 한다.


이사회 내 노 전 대표의 빈자리는 채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내이사 수가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김 대표 외 사내이사로는 경영지원본부장인 이상태 전무와 생산본부장 겸 중앙연구소장 양재권 전무가 있다. 각각 35년, 16년째 재직 중인 인물들이다.

홀로서기를 하는 김 대표는 시장에서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며 지분율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다량의 지분 매입으로 지분율을 1.05%까지 확대했다. 최근에도 4월과 5월, 6월에 걸쳐 655주를 장내매수 했다. 하지만 매입 주식수가 워낙 소량인 탓에 지분율은 여전히 1.05%에 불과하다.

반면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창업주 4인 중 3인은 꾸준히 지분을 매도하고 있다. 김 대표 부친이자 현 최대주주인 김수지 명예회장과 모친인 이명희 씨가 4월부터 8월까지 주식을 대량 매도해 지분율이 0.22%p, 0.41%p 줄었다. 김운장 명예회장, 이한구 명예회장도 지분 처분을 이어가고 있다.

◇수익 악화로 커지는 차입규모, 자회사 경영악화도 고민

김 대표는 회사 내 지배력을 높이는 일 외에도 대표이사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악화한 수익성을 개선하는 일이다.

별도기준 대화제약의 매출은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그동안 흑자였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늘어난 반면 16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모두 증가한 게 원인이다. 매출원가는 전년 312억원에서 369억원으로 18% 증가했고 같은기간 판관비는 9% 늘었다.

수익 악화는 차입 확대로 이어졌다. 장·단기 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를 포함한 총 차입금 규모는 2021년 553억원에서 2022년 757억원, 지난해 979억원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1000억원을 넘긴 상태다.

리파이낸싱 고민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화제약이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610억원, 장기차입금은 308억원에 달한다. 한해 매출에 달하는 규모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매입채무 226억원까지 감안하면 유동성 압박은 더 심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잠식 상태인 자회사의 경영상황은 부담이 된다. 대화제약은 최근 연결 자회사인 디에이치호림의 40억원 차입에 자사 사옥을 담보로 제공했다. 디에이치호림은 소규모 의약품 유통업체로 적자가 이어지는 곳이다. 올해 상반기 109억원의 매출과 1억원의 손실을 봤다.

의약품 구매에 필요한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지만 담보로 맡길 자산이 없다. 대화제약이 담보 제공으로 지원군 역할을 한다. 4월에는 대화제약 자사주 23만주를 디에이치호림 대출 담보로 내놓기도 했다.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도 놓여있다. 현재 대화제약은 매출의 상당부분이 파스 및 패치류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에서 발생한다. 유한양행의 안티푸라민 파스가 대표적이다. 패치류는 생산공장이 많지 않아 차별성이 있지만 OEM 자체만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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