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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넥스트 오너십]대화제약, 선대회장에 갇힌 2세 홀로서기 '독립요원'전문경영인 퇴장, 여전한 명예회장 벽…후계자 지분 1% 불과

정새임 기자공개 2024-04-05 08:44:24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은 창업세대를 넘어 2세, 3세로 전환되는 전환점에 진입했다. 공교롭게도 '제네릭'으로 몸집을 불린 업계가 공통적으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다. 새로운 오너십을 구심점으로 신약개발·투자·M&A·오픈이노베이션 등에 나서고 있다. 이들 후계자들이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제약사 더 나아가 국내 제약업계의 명운이 갈린다. 더벨은 제약사들의 오너십과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화제약의 4인 공동경영은 시간이 흐르면서 오너 2세 김은석 대표이사 1인에게 몰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분구조와 자회사 경영권이 여전히 4인 명예회장에 쏠려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은석 대표가 단독 대표이사로 섰을 뿐 대화제약에 대한 지배력은 여전히 미미하다. 핵심 자회사 경영을 명예회장이 맡고 있어 오너 2세가 온전한 경영권을 쥐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40년대생 4인 명예회장이 쌓은 대화제약, 1인 경영체제로 전환

대화제약은 성균관대 약학과 동기 4명이 합심해 꾸려온 회사다. 시작은 김수지 명예회장과 김운장 명예회장으로 시작했다. 김운장 명예회장 부친이 경영하던 회사를 인수해 지금의 대화제약이 설립됐다.

입학 동기인 고준진 명예회장과 이한구 명예회장이 합류해 4인 공동경영체제를 완성했다. 회사가 어려운 와중에도 기존 약을 개선시켜 만드는 개량신약에 힘을 쏟았다. 위탁생산 회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4인 공동경영인은 모두 1940년대생으로 약 10년 전 은퇴 수순을 밟았다. 가장 나이가 많은 김수지 명예회장이 1944년생이다. 4인 중 막내인 이한구 명예회장은 1947년생이다.

김수지·김운장 명예회장은 2008년 이한구·노병태 각자 대표를 선임하며 경영을 내려놨다. 대략 65세쯤 일선에서 물러난 셈이다.

이후 2014년 잠시 경영에 복귀해 본격적인 후계작업을 시작했다. 대상은 김수지 명예회장의 장남 김은석 현 대표이사 사장이다.

2008년 대화제약에 입사한 그는 기획관리를 시작으로 병원관리 등을 맡았다. 2011년 이사회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2015년 상무 시절 부친으로부터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받았다.

15년간 경영을 함께 해온 노병태 회장이 물러나면서 올해부터는 김은석 대표가 홀로 대화제약을 이끌게 됐다. 오너 2세 체제의 독립이 시작된 셈이다.

◇오너2세 지분율 단 1%, 자회사 경영권 쥔 창업주

단독 수장이 된 김은석 대표. 하지만 그가 온전히 대화제약을 이끌어간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배구조뿐 아니라 계열사 등 여러 측면에서 4인 경영에 여전히 얽매여있기 때문이다.

김은석 대표 입지가 굳건하지 못한 대표적인 부분이 지분관계다. 현재 대화제약 최대주주는 김수지 명예회장으로 이달 기준 9.67%를 소유하고 있다. 고준진 명예회장 지분율은 9.17%로 김수지 명예회장과 유사하다. 김운장 명예회장이 4.2%, 이한구 명예회장이 3.34%를 각각 보유 중이다.


반면 현 수장인 김은석 대표의 지분율은 1.05%에 불과하다. 이조차도 최근 몇년간 꾸준히 매입하며 지분율을 늘려왔다. 김은석 대표는 2012년 보유 주식의 0.18%를 매도해 지분율이 0.03%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이후 다시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다량의 지분 매입으로 2022년 11월 0.89%에서 1%를 간신히 넘겼다.

1% 지분율은 4인 명예회장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대주주로부터 지분을 대량 상속 및 증여받거나 매입하는 방법이 있지만 막대한 자금을 요한다. 배당으로는 원하는 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하기 어렵다. 지난해 기준 대화제약은 중간배당으로 1주당 50원, 기말배당으로 1주당 100원을 결정했다. 김은석 대표가 배당으로 받는 연간 금액이 3000만원에 못 미친다.

김은석 대표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를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력한 회사는 리독스바이오다.

리독스바이오는 대화제약의 원료의약품 제조사이지만 원료 외에도 필러와 화장품 등을 수입해 판매하기도 한다. 2017년에는 독일 필러 제조사 S&V 테크놀로직스와 의료기기사 BSC 메디칼디바이스를 대화제약과 함께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대화제약의 연구인력을 흡수해 신약·개량신약 개발 부문도 갖췄다.


김은석 대표는 리독스바이오의 개인 최대주주로 2.5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리독스바이오 역시 선대 명예회장 지배 하에 있다. 대표이사는 이한구·김수지 명예회장이며 김은석 대표는 비상근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올라있을 뿐이다.

4인 명예회장은 대화제약의 고문으로 자문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대화제약 자회사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김수지 명예회장은 리독스바이오 외에도 디에이치호림, 스페셜라이즈드메드 등 대화제약 주요 자회사 대표이사로 자리하고 있다. 김은석 대표가 홀로서기를 했어도 온전히 경영권을 쥘 수 없는 배경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대화제약 관계자는 "공식멘트를 할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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