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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곤·조용준' 바이오 큰손 인연, HLB-동구바이오 '협업' HLB제약·베리스모 투자에 동구바이오 참여, HLB제약은 피코이노베이션 협업

정새임 기자공개 2024-09-10 10:18:49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16: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양곤과 조용준. 모두 제약바이오 업계서 굵직한 투자를 하며 이름을 알린 인물들이다. 두 오너가 맞손을 잡았다. HLB그룹과 동구바이오제약이 상호 투자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신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일념 하에 분주하게 움직이며 맺은 인연이다.

과거 HLB제약에 이어 '넥스트 리보세라닙'으로 미는 CAR-T 연구 거점 베리스모 테라퓨틱스까지 동구바이오제약은 HLB그룹의 사업확장에 조력자 역할을 한다. 반대로 HLB그룹은 조용준 부회장이 역점을 두는 의약품 공동물류 유통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베리스모 투자한 유일한 국내제약사, HLB이노베이션 지분 배분

HLB그룹 계열사 HLB이노베이션이 미국 CAR-T 치료제 개발 기업 베리스모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동구바이오제약은 HLB이노베이션 지분을 받게 될 전망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이 베리스모 초기 펀딩에서 리드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베리스모는 설립 이듬해인 2021년 HLB그룹의 전폭적인 투자를 받았다. HLB와 HLB제약이 함께 총 170억원을 투자해 지분 30%를 확보했다. 이후 BRV캐피탈, 이그나이트 이노베이션 등 기관투자자가 베리스모 투자에 합류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베리스모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를 결정한 건 작년 7월. 두번째 프리 시리즈A 단계에 20억원을 베팅했다. 지분율로는 1.5%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동구바이오제약이 단행한 투자 중 적지 않은 규모로 꼽힌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좌)과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부회장(우)

HLB이노베이션은 미국 법인을 활용한 삼각주식교환으로 베리스모를 100% 자회사로 삼는 대신 베리스모 기존 주주들에게 자사 주식을 배분한다. 이에 따라 동구바이오제약은 베리스모 보유 지분 만큼의 HLB이노베이션 지분을 받게 된다.

동구바이오제약은 HLB그룹이 지난해 HLB이노베이션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투자금액은 단 3억원에 불과했다.

뚜렷한 목적에 따른 투자라기 보다는 HLB그룹과의 관계, 진양곤 회장에 대한 믿음 차원에서 비롯된 투자라고 추정된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약 1년간 HLB이노베이션 지분을 보유한 뒤 전량 처분했다.

◇사업확장 과정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피코 확장에도 참여

HLB그룹과 동구바이오제약 간의 투자 조력관계는 수년 전부터 이어졌다. 특히 진양곤 회장이 공격적으로 회사를 인수하며 HLB를 바이오 그룹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동구바이오제약 혹은 조용준 부회장이 함께 한 사례가 여럿 목격됐다.

2020년 메디포럼제약(현 HLB제약) 최대주주가 HLB그룹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조용준 부회장이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조용준 부회장은 HLB그룹이 아닌 유일한 외부인으로 유상증자에 이름을 올렸다. 참여 금액도 컸다. 조용준 부회장 개인에게 배정된 주식수는 44만5930주, 총 20억원에 달했다.

이 외 조용준 부회장이 투자했던 티에스바이오가 HLB그룹의 HLB파워를 인수한 사례도 있다. 반대로 HLB그룹은 조용준 부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피코이노베이션에 힘을 보탰다.

피코이노베이션은 조용준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제약협동조합을 주축으로 중소·중견 제약사 공동 물류사업을 위해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다. HLB제약은 피코이노베이션에 20억원을 출자할 뿐 아니라 박재형 HLB제약 대표가 피코이노베이션 이사회에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 중이다.

공동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공동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HLB제약은 로수듀오, 씨트클러 등 150개 이상 전문의약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물류·유통망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어 피코이노베이션의 지향점과 맞물린다.

많은 비용이 드는 제약바이오 사업에서 양사가 든든한 투자 파트너가 되고 있다. HLB그룹 오너인 진양곤 회장과 동구바이오제약 오너 2세 조용준 부회장은 각각 금융인, 제약인으로 서로 살아온 환경은 다르지만 함께 바이오 사업을 펼치고 적극적으로 투자활동을 벌이면서 접점이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조용준 부회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마친 경영학도로 바이오 투자에 활발한 행보를 보인 점이 진양곤 회장과 공통점으로 꼽힌다.

HLB그룹 관계자는 "동구바이오제약과 투자 협력하는 부분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오너 간 관계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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