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는 지금]안정적인 현금 창출력, 유연한 재무 전략 '밑거름'④2022년 차입금 1조 돌파 후 하향세, 현금 창출력 개선 노력 지속
정유현 기자공개 2024-08-27 07:28:10
[편집자주]
1969년 작은 카레 배전기 1대로 시작한 오뚜기가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았다. 반세기 동안 국민들의 식탁을 책임지며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온 오뚜기는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변화의 물결에 올라탔다.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정체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더벨은 오뚜기의 사업구조와 지배구조, 성장 전략 등을 톺아보며 미래 청사진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뚜기는 보수적인 식품 업계 분위기와 다르게 유연한 재무 전략을 펼치는 곳 중 하나다.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한 영향에 곳간도 넉넉한 편이다. 외부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지만 자체 재무여력과 시장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따져 자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요 기관으로 높은 신용 등급을 받아 우량 기업임을 입증받는 것은 덤이다.최근에는 차입금 의존도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이 포착된다. 차입금을 줄여 나가는 동시에 재고자산 관리 등을 통해 현금 창출력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향후에도 시장 상황과 비용 등을 고려해 재무 전략을 짜면서 양호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차입금 2022년 최대치 찍고 하향 추세, 부채비율도 68%로 안정화
과거 오뚜기는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했지만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자본 시장을 찾고 있다. 2006년과 2015년 등 유리한 조건에 조달을 받을 수 있으면 간헐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상환했다.
2018년부터는 기업 어음(CP) 시장을 활용하고 있다. 이후 '코로나19'를 겪으며 불확실성 대비를 위해 유동성 확보 전략을 짜면서 차입금 규모가 대폭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7년 말 연결 기준 총 차입금 규모는 12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이 방증이다. CP뿐 아니라 담보 안정성을 바탕으로 금융권을 통한 차입도 활발히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의 보고서를 토대로 총 차입금을 추산해보면 2024년 상반기 말 기준 8855억4900만원이다. 2022년 차입금 규모가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후 2023년부터 규모가 점차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2022년은 오뚜기라면과 조흥이 연결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대폭 늘어나는 이슈가 있었다.
단기 차입금 비중이 절반 정도지만 지급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단기채무에 대한 현금지급력을 가늠할 수 있는 유동비율은 147% 수준이다. 재무 안정성을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2023년부터 차입금 규모를 줄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2023년에는 단기차입금에 계상된 무역 금융 개념인 유산스를 줄였고 올해부터는 상환 기조로 선회하면서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상반기 말 기준 장기 차입금이 140억원 감소했다. 단기차입금은 일부 상환하면서 전기말 대비 300억원 가량 줄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2022년 29.84%까지 확대다가 작년에 25.79%로 내려왔다. 올해 반기 말 기준 24.70%를 기록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통상 30% 미만을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1조원에 가까운 차입금이 있어도 3조5856억원에 달하는 자산 총계 덕분에 의존도가 높지 않은 편으로 계산된다. 부채비율도 높은 편은 아니지만 2022년 대비 안정화됐다. 2022년 연결 기준 부채 비율은 83.3%까지 올랐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68%로 낮아졌다.
◇상반기 외형·수익성 강화에도 현금 흐름 둔화
2024년 상반기 기준 오뚜기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177억2552만원을 기록한 2023년 상반기 대비 13% 감소한 1892억168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금흐름의 시작점인 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대비 13% 증가한 908억1453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한 1조7428억원, 영업이익은 1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6% 늘었다. 라면, 가정간편식(HMR), 소스·드레싱류 매출이 증가하면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운전 자본 규모 조정에 따라 현금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운전 자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작년 반기 대비 재고자산이 줄고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하는 외상값 개념인 매입 채무가 증가했지만 매출채권 규모가 확대됐다. 재고자산이 368억원 줄어들때 매출채권은 약 414억원 규모로 늘었다. 재고자산 감소하고 매입 채무가 늘었지만 매출채권 증가 상쇄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매출채권이 회수가 되면 현금 흐름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뚜기는 전 계열사를 통해 재고관리에 나서면서 현금흐름을 강화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재무 건전성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시장상황 및 그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자금수지 등을 고려해 해당 시점에서의 적절한 수준의 부채 비율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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