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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렉라자' 글로벌 신약 되다]J&J 매출전망 연 6조…유한양행, 상품유통사 오명 벗는다마일스톤에 로열티까지 자체신약 매출기반 마련, J&J 전망 기준 연 수천억 로열티

차지현 기자공개 2024-08-22 08:11:14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1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방면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유한양행이 또 한번 기념비적인 성과를 만들었다.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기업공개(IPO)를 했고 국내서 가장 먼저 종업원지주제와 전문경영인제도를 도입했다. 제약사 매출 1조원 시대의 포문을 연 곳도 유한양행이다.

이젠 미국 시장에 진출한 첫 국산 항암 신약을 만들어낸 제약사라는 수식어도 갖게 됐다. 단일 품목으로 연 매출 1조원을 올리는 국산 1호 블록버스터 신약을 탄생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도입 품목이 아닌 자체개발 신약으로 돈을 버는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누적 매출 617억, 1차 치료제 확대 이후 본격 성장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허가는 국내 제약업계선 상징적인 일이다. 렉라자는 국내 9번째 FDA 허가를 받은 의약품이자 국내 제약바이오 역사상 첫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항암 신약이 됐다. 국내 바이오텍과 대형 제약사가 협업해 기술수출을 이루고 글로벌 상용화까지 거둔 첫 성공 사례로도 기록된다.

하지만 상징성보다 중요한 건 성과 창출이다. 시장이 궁금해하는 지점은 그래서 유한양행이 렉라자를 통해 얼마나 매출을 올릴 수 있느냐다. 단순히 국산 항암 신약이 FDA 문턱을 넘었다는 사실을 넘어 의료 현장에서 널리 쓰이고 궁극적으로 상업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사실 1세대 국산 신약 중엔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제품은 없다. LG화학의 항생제 '팩티브'는 국내 최초로 FDA 품목허가를 따냈지만 글로벌 제약사 제품과의 경쟁에서 패했다. 이후 FDA 허가를 받은 약물들도 시장성이 없어 제조사가 생산을 중단하는 등 대부분 상업화에서 재미를 보진 못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렉라자는 다르다. 이미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시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발매 이듬해인 2022년 매출 161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에 2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발매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61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7월 국내 품목허가 반 년 만에 보험급여가 적용됐고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도 인정받으면서 입지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이어 올 1월 확대된 적응증에 대한 보험급여까지 이뤄지며 성장의 발판을 더했다. 올해 렉라자 국내 매출 추정치는 1000억원이다.

업계에선 미국 진출로 렉라자 매출이 조 단위로 뛸 수 있다고 전망한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를 병용한 '마리포사' 임상을 주도한 미국 얀센 모회사 존슨앤드존슨(J&J)이 설정한 병용 요법의 연간 매출 목표는 50억달러, 우리돈 약 6조5000억원다.

◇연간 수천억 캐시카우…높은 상품 매출 꼬리표 떼어줄 한방

물론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발생하는 매출이 온전히 유한양행에 귀속되는 건 아니다. 얀센과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은 제품 품목허가에 따른 마일스톤과 판매액 대비 일정 금액을 로열티로 받는 구조다. 또 마일스톤, 로열티 등은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이 6대 4 비율로 나눠 갖는다.

우선 이번 FDA 허가로 유한양행이 받는 마일스톤은 6000만달러, 약 825억원이다. 여기서 오스코텍에 40%를 떼어 주고 유한양행이 손에 쥐는 현금은 495억원 정도다. 유한양행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인 577억원을 소폭 밑도는 금액이다.

이외 마일스톤 잔여분은 약 10억4500달러로 1조3316억원이다. 2018년 유한양행이 렉라자를 J&J에 기술수출했을 당시 계약 규모는 12억5500만달러에서 업트론트(선급금) 5000만달러, 기수령 마일스톤 1억달러, 이번에 수취할 마일스톤을 제외한 금액이다. 남은 마일스톤은 미국 외 국가에서 렉라자가 품목허가를 받을 경우 수령하게 된다.
유한양행이 J&J로부터 수령하는 판매 로열티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통상 기술수출 계약 시 설정하는 로열티 비율 등을 고려해 업계에선 약 10%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 예상한 유한양행 매출은 연간 적게는 수백억원대, J&J 목표 피크 매출치 기준으로는 3000억원대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더해 유한양행의 100% 자회사인 유한화학의 위탁생산(CMO) 활용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원료 생산을 유한화학이 담당할 수 있도록 시설을 증설했고 얀센이 진행한 렉라자 임상 시료 생산 경험도 있다. 추후 얀센과 추가 계약을 통해 렉라자 생산을 유한화학이 맡게 된다면 연결기준 실적이 덩달아 증가하게 된다.

글로벌 무대에서 렉라자의 시장성이 입증되고 이에 따른 수익이 지속 창출된다면 유한양행의 입지는 이전과는 차원이 달라진다. 유한양행이 외부에서 도입한 품목이 아니라 자체개발 신약으로 돈을 버는 '글로벌 빅파마' 반열에 오르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2014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줄곧 업계 선두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자체개발 신약이 아닌 외부에서 도입한 상품을 유통·판매하는 실적구조 탓에 수익성이 낮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 같은 한계를 단숨에 극복하게 할 존재가 바로 렉라자인 셈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출시 시점이나 글로벌 보험 급여 등재 여부 등이 결정되지 않았기에 매출을 추정하긴 이르지만 이번 FDA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허가는 국산 첫 항암제의 미국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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