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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노이드사이언스 IPO In-depth]기대와 우려 공존하는 초기기술, '사업성 입증'에 쏠린 시선①기평 통과 후 예심청구, IPO에 속도…잇단 플랫폼 출시 외형 확대, 임상진척 한계

차지현 기자공개 2024-08-26 09:30:36

[편집자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텍이 넘어야 할 관문은 기술성평가, 상장예비심사 뿐만이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회사는 숫자로 입증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텍의 이 같은 상장 과정을 따라가며 성장전략과 위험요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3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상된 인체 조직을 재생할 수 있다면. 줄기세포를 배양해 인간 장기의 구조나 기능을 재현한 장기유사체 '오가노이드'는 질병의 근원적 치료법으로 주목받는다. 의약품 연구개발(R&D)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하고 나아가 임상 예측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물론 갈 길은 멀다. 무르익지 않은 초기 기술이기 때문에 우려가 적지않다. 정부 가이드라인이나 규제도 이제 막 마련하는 상황이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신기술 영역에 도전장을 내민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상장에 나선다. 사업성 입증이 관건이다.

◇'줄기세포' 차바이오그룹서 스핀오프, 플랫폼 비즈니스 구축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2018년 차바이오그룹에서 스핀오프했다. 오랜 기간 줄기세포를 개발해 온 차바이오그룹이 오가노이드의 성장성을 보고 차의과학대에서 관련 연구를 하던 유종만 대표와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목표는 명확했다. 장기부족 현실을 타개한다는 것. 줄기세포나 장기기반세포를 장기와 유사한 구조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드는 오가노이드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인류의 건강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회사 설립 6년이 지난 지금도 오가노이드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를 이용하면 손상된 조직을 복구할 수 있어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 생물학 연구와 신약개발 등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다. 신약개발 단계 중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비임상시험(전임상)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받는 분야다.

하지만 기술이나 규제 측면에서 성숙도는 낮다.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하는 오가노이드는 제조와 생산이 어렵다. 이 중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국내 기업 가운데 원하는대로 세포를 '컨트롤'해 표준화 생산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임상이나 허가 등 정부 가이드라인도 이제 막 만들어지고 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영역에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 플랫폼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등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각각 높은 재생 효능을 보이는 재생치료제를 만드는 플랫폼,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약효를 평가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내세우는 경쟁력은 균일 제조 역량이다. 오가노이드 기반 제품을 상용화하려면 표준화 작업이 필수다. 매트리젤이라는 3차원 지지체에 장이나 침샘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를 키워 오가노이드를 제작하는 자체 기술로 균질한 제조 역량을 갖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매출 2021년 3억서 작년 16억 껑충…초기기술 우려는 여전

이제껏 기술을 갈고 닦는 데 주력했던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12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심 청구서를 제출하면서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목표다.

관건은 기업으로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하는 일이다. 작년 말을 기점으로 금융당국은 상장 문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바이오기업에 대해 한층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업성 항목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역시 사업성 측면에서 당국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최근 2년 간 연이어 신규 플랫폼을 론칭하며서 외형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2021년 3억원, 2022년 4억원에 불과했던 연결기준 매출 규모가 작년 16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매출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금융당국을 설득하기엔 부족하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진행 중인 임상은 실제 환자가 아닌 연구자 임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방사선 직장염과 염증성 장질환 등을 타깃하는 장 오가노이드 치료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기술성평가를 신청할 때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플랫폼 개발사 대신 '세포치료제 개발사'로 포지셔닝한 걸로 알려졌다. 기업가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었을 걸로 풀이된다. 그러나 오가노이드가 아직 초기 기술인 데다 회사의 임상 진척도가 더딘 만큼 이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오가노이드 업체들이 앞다퉈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라 차별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오가노이드 기술 기반 바이오텍 엠비디, 셀인셀즈 등이 IPO 절차를 밟고 있다. 모두 약물평가 플랫폼을 표방하는 만큼 이들 기업 간 사업 영역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오가노이드는 근원적 치료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유망한 미래 기술이지만 실제 상용화로 이어지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요소가 많다"면서 "보유 플랫폼으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타 업체 대비 어떤 경쟁력을 갖췄는지를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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