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협력사 지지 호소…여론전 나선 최윤범 회장공개매수 맞서 정치권 등 우호세력 확보 노력…백기사 유치 밑작업 평가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4-09-19 17:14:2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6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여론전에 나섰다. 영풍이 MBK파트너스를 우군으로 지분을 확보해 주주권을 강화하는데 맞서 고려아연 측은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러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내 이를 동력으로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무산시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고려아연은 MBK의 공개매수에 대항해 최 회장 일가의 우호지분을 늘리려는 전략을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협력사들을 백기사로 염두에 두고 선전전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협력사 대부분이 대기업으로 이뤄진만큼 이들을 백기사로 유치하면 판을 뒤흔들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주요 협력사 등과 접촉해 최 회장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현 경영진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최 회장이 이번 경영권 분쟁을 잘 끝낼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또 고려아연 측은 현재 진행되는 경영권 분쟁에서 협력사들이 현 경영진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영풍과 MBK 등이 전문성이 없는 집단으로 이들이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의 선전전은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최 회장은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며 “그들의 허점과 실수를 파악하고 대응해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모든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최 회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개적인 메시지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도 최 회장에 대한 지지가 나오는 상황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8일 울산시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 MBK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맞서 120만 울산시민들을 중심으로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파트너스가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울산시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중국 자본에 넘어가게 되면 울산 고용시장과 시장 질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에 대한 지지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산하면서 이번 경영권 분쟁의 판도를 바꿀 카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일각에선 영풍과 MBK가 대규모 주주권을 확보해 상법 등 절차대로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고려아연이 단순히 여론전으로 불리한 상황을 타개할 수는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치권 등의 지지를 얻은 가운데 임직원 등 내부를 결속하려는 최 회장의 움직임이 후속 조치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이 협력사 등에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는 대목에선 전략적으로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고려아연이 거래를 맺고 있는 상당수 협력사가 대기업 및 그 계열사이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로 정통성을 인정받아 백기사를 유치할 수 있다면 지분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우호지분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조만간 우호지분 확보 전략 등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신라젠, 코렌텍 자회사 '우성제약' 인수 추진
- 르무통, 카피 업체에 법적 대응 '본격화'
- HMM, '내부 출신' CEO 자리는 없다?...4번 연속 외부 CEO
- 세아홀딩스 경영총괄에 김수호 대표…투자·운영 '한손에'
- 롯데케미칼, 1.3조 조달 완료…재무구조 개선 순항
- [인터배터리 2025]태성 "국내 '동박 빅3'와 본격 공급 논의"
- 대신밸류리츠, 1500억 프리 IPO 투자유치 '마무리'
- [i-point]에스넷그룹, CES 참관단 '원클럽' 발대식 개최
- [i-point]비트맥스, 가상자산 투자 '본격화'
- [i-point]필에너지, '46파이 와인더' 추가 수주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HMM, '내부 출신' CEO 자리는 없다?...4번 연속 외부 CEO
- [HMM 밸류업 점검]HMM, '널뛰는' PER에 투자자 '신뢰도' 무너져
- 롯데렌탈, ‘굳건한 신용등급’ PEF발 우려 무풍지대
- [thebell desk]HMM 밸류업 걸림돌
- HMM, 포워딩업체 출신 CEO 발탁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상선, 재무구조 개선 불구 불황기 투자부담 커진다
- [HMM 밸류업 점검]HMM, 10년간 지속된 '저PBR' 탈출구는
- 예림당 나성훈 일가, 티웨이홀딩스 매각으로 얼마 챙겼나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상선, 호황기 끝났나…변수는 미주노선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상선, 수년간 '정체된' 선대 경쟁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