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메리츠도 참전...고려아연 사모채 인수로 '후방지원'자사주 매입 목적 공모채 한계 '공통의견'…메리츠, 인수채권 셀다운 '물음표'
윤진현 기자공개 2024-10-02 11:25:12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사주 매입 전략이 가능해지자 고려아연이 사모채 카드를 바로 꺼내 들었다. 당초 공모 발행 역시 선택지였지만, 이번 조달의 목적이 사실상 자사주 매입인 만큼 사모채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모채는 증권신고서 발행 절차를 생략할 수 있고 투자자 모집 과정 역시 보다 수월하기 때문이다.이번 고려아연의 사모채 발행 과정은 메리츠증권이 주도한다. 고금리 메리트를 부여해 일부 인수 물량을 기관 및 증권사에 셀다운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셀다운 참여 수요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다. 특히 기관의 경우 사모채여도 자금 활용 목적을 중시하는 탓이다.
◇자사주 매입 '청신호'…사모채로 1조 실탄 확보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사모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고려아연은 약 1조원 규모의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사모채 발행 과정은 메리츠증권이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의 회사채 발행 목적으론 자사주 매입이 유력하다. 이날 법원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영풍 측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거론된 공개매수와 자사주 매입을 병행할 수 있게 됐다.
고려아연은 그간 공개매수 관련 실탄을 마련하는 데 힘 써왔다. 앞서 기업어음 발행으로 4000억원을 마련한 바 있다. 추가 자금을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졌는데, 결국 사모채 발행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이 회사채 발행 채비도 이미 마친 바 있다. 일례로 기업신용등급(ICR)을 미리 받았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9월 20일 고려아연의 ICR과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AA+, 안정적', A1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ICR을 받은 건 2013년이 마지막이다.
고려아연은 그동안 무차입 기조를 오랫동안 유지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임해 1134억원 규모의 공모 외화채를 찍었던 것이 고려아연의 마지막 시장성 조달이었다.
고려아연이 사모채로 방향성을 확정하자 업계에선 예상했던 방향이란 반응을 보였다. 공모채의 경우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내고 자금 사용목적, 재무 현황 등을 상세히 밝혀야 한다.
다만 고려아연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 주된 조달 목적으로 추측되는 만큼 공모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단 분석이 주를 이뤘다. 이에 고금리를 감내하더라도 사모형태로 주문을 받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선택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금융이 이 회사채를 인수하는 형태를 택할 전망이다. 즉 일부 자금은 기관과 증권사 등에 셀다운 하는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무려 7%대의 고금리로 투자 메리트는 충분하단 후문이다.
물론 수요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특히 기관 투자자의 경우 사모채여도 자금 사용 목적을 중요시 하는 탓이다. 사실상 향후 관계를 목적으로 증권사들이 인수하는 형태가 유력하다고 여겨진다.
IB 업계 관계자는 "공모채보단 사모채가 조달 용이성 측면에서 낫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자금 활용목적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면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독려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매입을 의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 측은 이사회 의결을 마친 후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매수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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