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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기업은행, 국내 은행 최초로 '폴란드'에 법인 세우는 이유①김성태 행장의 첫 해외 사업…본국 파견직원 5명 법인 전환 준비 한창

브로츠와프(폴란드)=조은아 기자공개 2024-10-21 13:05:19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은 현재 13개국에 총 60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해외법인은 3곳인데 중국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모두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기업은행도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결과다.

IBK기업은행의 폴란드 진출은 김성태 기업은행장의 첫 번째 해외 사업이다. 김 행장은 2023년 초 취임해 올해 임기 2년차를 보내고 있다. 김 행장은 현재 아시아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는 금융벨트를 유럽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폴란드사무소가 그 교두보다. 지난해 5월 열린 사무소 개소식에 직접 김성태 행장이 참석하기도 했다. 사무소의 중요도와 위상을 단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본국 파견직원 5명…법인 전환 전초기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위치한 기업은행 폴란드사무소는 사무소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시중은행의 사무소와는 상당히 다르다. 처음부터 법인 전환을 염두에 두고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위치 역시 브로츠와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스카이타워에 자리를 잡았다. 212m, 51층 높이다. 사무소 입지부터 고심했다는 의미다.

규모 역시 남다르다. 보통 파견직원 1명과 현지직원 1명으로 구성된 다른 사무소와 달리 파견직원 수만 5명에 이른다. 올해에만 1월에 1명, 7월에 2명을 더해 3명이 출근을 시작했다. 법인 설립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길고 힘든 여정인 만큼 한국에서 업무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인력들로 구성됐다.

폴란드사무소가 개소한 건 지난해 5월이다. 진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수요에 대응하는 IBK 유럽금융벨트 구축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문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8년 폴란드 최대 은행인 PKO은행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은 뒤 사무소 개소를 추진했으나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이유로 재차 지연됐다. 결국 오랜 준비 끝에 지난해 5월에야 사무소를 열 수 있었다.

2023년 5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폴란드 사무소 개소식'에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사진 왼쪽 여섯번째)이 주요 인사들과 함께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국내 은행 최초로 폴란드에 법인 세우는 이유

국내 은행들은 일찌감치 유럽 시장을 공략해왔다. 은행들도 이에 발맞춰 유럽 시장에 하나둘 진출했다. 현재 독일 프랑크프루트에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유럽법인이 위치해 있으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한국산업은행의 유럽법인이 있다. 폴란드에 해외법인을 세우는 건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폴란드는 가전, 자동차 부품, 전기차 배터리 등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최근엔 방산, 철도, 원전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업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잘 알려진 대기업 외에도 이들과 함께 진출하는 협력사들을 더하면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폴란드에 새롭게 둥지를 트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금융지원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폴란드에서도 수도인 바르샤바가 아닌 브로츠와프에 자리를 잡았다. 폴란드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은 바르샤바와 브로츠와프 두 곳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 신한은행이 2014년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열었고 우리은행은 2018년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열었으나 현재는 바르샤바에서 지점 전환 작업에 한창이다. 하나은행 역시 올해 바르샤바에 사무소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기업은행이 브로츠와프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기업은행 관계자는 "브로츠와프는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LG그룹 계열사는 물론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 진출이 집중된 폴란드 남서부 최대의 공업도시"라며 “향후 법인으로 전환한 뒤 핵심 영업 기반이 될 최적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사무소장을 중심으로 법인 전환 준비에 한창이다. 우선 상대적으로 덜 까다로운 사무소를 먼저 설치해 교두보를 마련한 뒤 순차적으로 절차를 밟아 법인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법인은 수도 바르샤바에 세울 예정이다. 현재 법인 설립인가(예비인가)를 신청 중이며 영업인가(본인가)를 위한 사전 준비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아직은 사무소인 만큼 영업을 할 수 없어 직접적인 금융지원은 불가능하다. 현재로선 폴란드에 진출한 기업을 위한 RM(Relationship Management)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업은행 런던지점과 협력해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폴란드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현지 정보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대면뿐만 아니라 온라인 '해외진출 BOX' 플랫폼을 통해 국가정보 및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폴란드사무소가 위치한 스타이타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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