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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주도 디딤펀드, 은행권은 '묵묵부답' 판매사 참여 은행 한곳도 없어…반응 냉랭

황원지 기자공개 2024-10-21 10:08:19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사들이 연이어 디딤펀드를 출시하며 밸런스 펀드(BF)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은행권의 반응은 아직 냉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차적으로 판매사를 늘려가고 있는 증권업권과 달리 은행업권에서는 아직 판매사로 나선 곳이 없는 상태다. 디딤펀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판매사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예상되는 만큼 은행권 움직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 지방은행을 포함한 전 은행업권에서 디딤펀드 출시를 결정한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딤펀드는 주식, 채권 등으로 투자자산을 배분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밸런스 펀드다. 타겟데이트펀드(TDF) 위주의 퇴직연금시장에 밸런스 펀드를 공급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에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현재 디딤펀드는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판매사를 늘려가고 있다. 현재까지 25개 운용사의 상품을 모두 걸어놓은 판매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차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이다. 퇴직연금 시장 선두주자인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차증권이 앞장섰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전신인 포스증권이 다양한 상품을 라인업하는 전략을 취했던 만큼 모든 상품을 거는 방향을 택했다. 3개 판매사 외의 증권사들도 순차적으로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은행권의 참여는 전무하다고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가 금융투자협회이다 보니 회원사가 아닌 은행권에서는 화답이 늦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은행에 건 펀드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라인업이 시작된다면 아마 계열 운용사 상품이 선두에 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디딤펀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판매사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가 아무리 우수한 상품을 내놓더라도 이를 소비자에게 공급해줄 판매사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외면받는다면 소규모 펀드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금투협회에서는 디딤펀드가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높은 퇴직연금 자금을 실적배당형으로 옮기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시장엔 이미 디폴트옵션이 도입됐지만 대부분이 원리금보장형을 선택해 사실상 수익률 제고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전체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적립금(32조9095억원) 중 원리금보장형의 비중은 89.2%에 달했다.

밸런스 펀드인 디딤펀드를 통해 디폴트옵션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디폴트옵션에서 선택하고 있는 원리금보장형 상품 위주로 퇴직연금이 운용되면 연 수익률이 높아야 2~3%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밸런스 펀드인 디딤펀드가 선택되면 수익률이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 디딤펀드는 구조상 주식과 투자부적격채권 편입 비율을 제한하고 있어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투자가 가능하다.

TDF와 비교해도 장점이 있다고 봤다. TDF는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도가 자동 조정되기에 상품 위험도가 바뀔 때마다 정책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디딤펀드의 경우 일정 수준의 위험도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시장 중립적 성과를 내기 때문에 장기운용에 따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업계에서는 예상 수익이 낮다는 점에서 다소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왔다. 퇴직연금 사업자 입장에서는 디딤펀드 판매 수수료가 일반 TDF와 비슷해 굳이 새로운 펀드를 런칭할 유인이 크지 않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도 이미 TDF가 있는 상황에서 같은 운용 전략을 가진 공모펀드를 추가로 낼 유인이 적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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