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CEO 연임 신호등]'호실적' 삼성카드 김대환, 장수 CEO 전통 이어갈까'1등 삼성' 목표치 근접…'신용판매 강화·건전성 확보' 성과
김보겸 기자공개 2024-10-30 13:02:27
[편집자주]
연말 임기 만료를 맞는 카드사 수장들이 연임 시험대에 섰다. 이들은 성숙기에 접어든 카드사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공통의 과제를 갖고 있다. 누군가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각 카드사 CEO의 성과와 한계를 통해 연임 가능성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07: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사진)가 두 번째 임기를 맞아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한층 좁히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에서 진전을 보이며 '1등 삼성'이라는 삼성그룹의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는 평가도 나온다.실적을 바탕으로 김 대표가 무난하게 삼성그룹 차원의 검증대를 통과할 지도 주목된다. 삼성그룹은 매년 10월 계열사 경영성과를 통해 11월에는 사장단 인사를 결정한다. 지금까지의 성과로 볼 때 김 대표에 대한 재신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2020년부터 삼성카드를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남은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김 대표의 성과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 '1강 3중' 구도를 양강 체제로 개편했다는 점이다. 2010년대까지는 신한카드의 독주에 KB국민·삼성·현대카드가 경쟁해 왔지만 김 대표가 2020년 취임한 이후 삼성카드와 신한카드가 순이익과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격차가 줄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는 '1등 삼성' 목표에도 한 발짝 가까워진 해다. 올 상반기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36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2906억원) 대비 24.8% 증가한 수치다. 1위인 신한카드(3787억원)와 159억원 차이다. 지난해 격차(111억원)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순이익 증가율은 신한카드(24.2%)보다 0.6%포인트 앞선다.
순이익과 동시에 시장점유율도 신한카드를 추격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올 상반기 신용판매 취급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18.5%로 집계됐다. 신한카드(20.5%)와는 2%포인트 차이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사업 확장보다는 본업인 신용판매에 집중해 왔다. 삼성카드의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신용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내실경영에 나서면서 비용 절감에도 성과를 냈다. 올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9444억원으로 전년 동기(9616억원) 대비 1.8% 하락했다. 대손비용은 14.9% 감소한 3716억원을 기록하며 건전성 확보에 기여했다.
특히 연체율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22년 이후 줄곧 1%를 넘었던 연체율이 다시 0%대로 내려오면서다. 올 상반기 삼성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99%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10%)보다 낮아졌다. 수익성이 높지만 차주들의 위험이 높은 단기대출서비스(현금서비스) 잔고를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 1조원 넘던 현금서비스 잔고는 9130억원으로 감소했다.
◇삼성그룹 쇄신 기조, 금융계열사에 미칠 여파 주목
이처럼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잡은 삼성카드가 삼성그룹 계열사 평가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주목된다. 삼성그룹은 매년 10월 말경 계열사 경영실적을 평가한다. A, B, C 3등급으로 평가한 결과를 기준으로 계열사 대표들의 인사 방향이 정해진다.
올해는 삼성전자 실적 부진으로 경영진이 사과문까지 발표한 상황이라 그룹 전체에 쇄신 기조가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계열사인 삼성카드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금융 관계자는 "임기나 실적과는 상관 없이 1년에 한 번씩 교체 가능성을 안고 가는 것이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의 숙명"이라며 "금융계열사 역시 개별사 대표들의 임기가 얼마나 남았느냐보다는 삼성그룹의 인사 기조에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견조한 실적에 더해 삼성카드의 '장수 CEO' 전통은 김 대표에게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삼성카드는 과거에도 주요 계열사를 거친 인물들이 장기간 대표직을 유지해 온 사례가 많다. 1998년부터 6년간 삼성카드를 이끌어 온 이경우 전 대표가 당시 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세운 게 대표적이다. 김 대표의 전임이었던 원기찬 전 대표도 6년 임기를 지냈다. 김 대표 역시 이러한 전통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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