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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동유럽, K-방산과 K-원전 등 다양한 사업 기회 열려있는 곳"[thebell interview]②김혁균 신한은행 폴란드사무소장 "K-원전도 주목"

브로츠와프(폴란드)=조은아 기자공개 2024-11-01 12:41:22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 폴란드사무소를 책임지고 있는 김혁균 소장(사진)은 올해 초 부임했다. 2년여 동안 공석이었던 자리를 채운 만큼 책임감이 상당한 자리다.

브로츠와프에 위치한 신한은행 폴란드사무소는 코로나19 등 현지사정이 악화되면서 그간 상주 사무소장을 두지 않다가 올해 초 다시 상주 사무소장을 두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을 계기로 현지의 금융지원 수요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지역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방산, 신재생 에너지, 원전까지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는 곳이다. 김 소장 역시 최전선에서 새로운 기회를 주목하고 있다.

◇"최전선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 포착"

폴란드사무소는 유럽신한은행 소속이다. 유럽에 있는 국내 시중은행의 사무소들은 크게 본점 소속과 유럽법인 소속으로 나뉜다. 시장 특성에 맞춰 진출 형태를 고려한 결과다. 2013년 말 사무소 설립 허가를 받았고 2014년 6월 문을 열었다. 반년여 만에 속전속결로 사무소 개소가 이뤄졌다.

금융 환경 분석을 포함한 시장 조사를 통해 브로츠와프에 위치한 한국 기업(LG에너지솔루션과 그 협력업체 등)의 자금 수요를 파악하고 유럽신한은행에 파악한 내용을 적기에 보고하는 게 폴란드사무소의 역할이다.


김혁균 소장은 "폴란드 및 인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금융 니즈'를 파악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방위 산업,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각 국가별 원전 산업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최전선에서 파악하고 있다"며 "유럽신한은행을 포함한 신한은행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금융지원의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국제금융기구 및 이미 진출한 한국의 정책 금융기관 등과 협업 기회를 발굴하는 영역에도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폴란드를 눈여겨본 곳이다. 2014년 일찌감치 사무소를 열었다. 최근 1~2년 사이 우리 금융권의 폴란드 진출이 활발해졌다는 점을 볼 선견지명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김 소장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 국내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한 곳이 동유럽 지역"이라며 "특히 한국 배터리 3사 모두 폴란드와 헝가리에 공장을 짓고 확장했고 이에 맞춰 관련 소재나 부품 업체들도 확장을 거듭해왔다"고 설명했다.

◇"K-방산과 K-원전 등 다양한 사업 기회 있는 곳"

폴란드엔 가전, 자동차 부품, 전기차 배터리 등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최근엔 방산, 철도, 원전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업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잘 알려진 대기업 외에도 이들과 함께 진출하는 협력사들을 더하면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폴란드에 새롭게 둥지를 트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금융지원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김 소장은 "최근에는 K2전차, K9자주포로 대표되고 있는 K-방산과 우크라이나 재건, 신재생 에너지 개발과 관련한 동향 조사 및 정보 공유에 집중하고 있다"며 "추가로 최근 K-원전 사업이 시작될 체코 또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7월 한국 기업들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자력발전소 수주전에서 프랑스전력공사(EDF)를 꺾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업 규모는 24조원에 이른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의 쾌거이자 역대 최대 규모 원전 수출이다. 건설뿐만 아니라 운영, 유지·보수까지 한국 기업들이 맡는 만큼 협력사들까지 대거 체코에 진출하면 금융지원 수요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소장은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지역은 다양한 사업 확장 기회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산업, 시장, 지정학적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채널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2008년 입행해 2010년부터 IB팀에서 근무했다. 주식, 채권 및 국제금융 업무를 8년 동안 하다가 기업금융 업무에 뜻을 가지고 2018년부터 6년간 기업금융센터에서 근무했다.

그는 "한국의 기업금융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를 최적의 조건으로 적시에 제시하는 것이라면 해외 사무소장은 이에 더해 현지의 애로사항과 다양한 금융 수요까지 파악하고 적절한 솔루션까지 제시해야 하는 역할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며 "대부분 주재원들이 동일하겠지만 특히나 사무소장은 멀티 플레이어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처음 입행했을 때부터 해외 주재원을 꿈꿨다고 한다. 김 소장은 "폴란드는 한국 기업의 신규 진출이 활발하고 관심도가 높은 지역이다보니 그만큼 책임감도 무겁다"며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나 관련된 정부기관, 금융회사 등에 근무하는 사람들과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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