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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길어지는 ‘캐즘’ 불황…선별적 투자로 미래 대응” 일부 공장증설 늦추지만…신제품 개발, 고객사 확보 위한 기술개발 확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4-11-04 09:03:39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1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그룹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올 3분기에도 고전을 이어갔다. 지주사를 비롯해 양극재와 전구체를 생산하는 계열사까지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 발생으로 재무구조까지 악화되는 등 전방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그룹은 공장 증설을 늦추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기존 계회한 1조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향후 시장 정상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과 관련 공정 신설 등에는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 계열사 걸쳐 캐즘 영향…매출 줄고 수익성 저하

에코프로그룹은 1일 2024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 IR을 주최했다. IR에는 박재하 에코프로 경영관리본부장과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 최진형 에코프로에이치엔 경영관리담당, 김승욱 에코프로에이치엔 R&BD담당, 박형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구매영업담당, 조병육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경영관리담당 등 그룹사 주요 임원들 총출동했다.

그룹사 통합 IR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실적이었다. 캐즘 영향으로 글로벌 전반에서 이차전지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이차전지 사업에 특화해 수직계열화를 이룬 에코프로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에코프로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943억원, 영업손실 1088억원, 순손실 119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69% 가량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전환했다. 제품 판매 둔화와 광물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 규모가 더 커진 탓이다.


별도 기준 자회사 실적은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은 올 3분기 별도 매출 5219억원, 영업손실 412억원, 순손실 29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71.1%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전환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상황이 비슷하다. 올 3분기 별도 매출 659억원, 영업손실 385억원, 순손실 37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72.5%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전환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그나마 실적 안정화를 이뤘다. 올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2% 줄어든 56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57억원, 순이익 4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익 규모는 줄었지만 적자에 빠지지는 않은 모습이다.

◇불황기 넘을 전략은 기술개발과 고객사 확보

에코프로그룹은 이차전지사업에 특화해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이차전지가 호황기를 구가하던 시절 이러한 지배구조는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하며 그룹이 빠르게 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캐즘 영향으로 불황이 시작되면서 한번에 그룹사 전체가 리스크를 겪고 있다.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한 에코프로그룹은 시장이 다시 정상화 될때까지 최대한 버틴다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우선 설비투자 등을 상황에 맞춰 늦추며 최대한 과잉투자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양극재를 생산하는 핵심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은 캠라인 투자 속도를 늦추고 있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은 “캠나인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지난해 5월 고개사 수요 증가로 캠나인 증설을 시작하고 계획상 올해 말 해당 공장 준공 예정이었지만 전기차 시장 둔화로 2026년으로 연기를 최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7년 71만톤(t) 규모에서 일부 물량을 조정해 검토 중이고,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 설립도 늦추고 있다”며 “올해 설비투자도 연초 1조5000억원으로 계획했지만 캠라인 투자 속도 조절 등에 따라 1조원 내외로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과감하게 투자를 단행하는 모습이다. 특히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통해 캐즘 이후 호황기에 선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또 다양한 시제품을 통해 고객사 접점을 넓히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노리고 있다.

김장우 본부장은 “업황 둔화 및 고객사 편중 리스크 축소 위해 기존 고객사 신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한편 신규 고객 대상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또 유럽 현지 신규 양극재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신규 수주에 박차를 가하며 OEM 및 베터리 고객사 확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구체 생산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비슷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박형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구매영업담당은 “올 1분기 미국 OEM사와 중장기 공급체결을 했고, 3분기에는 다른 신규 고객사용으로 전구체 출하를 시작했다”며 “내년 IRA 본격 시행에 맞춰 적격 밸류체인 업체로서 차세대 제품 개발 및 영업 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전해질 첨가제와 양극재 도판트 등을 생산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승욱 에코프로에이치엔 R&BD담당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신규사업 확대 및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한 생산설비와 시설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전해질 첨가제 반도체 등에 900억원, 온실가스 촉매케미컬에 600억원, R&D 설비에 200억원, 원재료 등 운영자금에 670억원 등을 배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 자금은 초평산단 신규사업 아이템에 집중 투입 예정”이라며 “10월 말 대부분 마감공사가 완료됐고 4분기 일부 아이템 샘플을 제조한 이후 고객사 샘플 테스트 마치고 본격 양산을 시작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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