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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CEO 연임 신호등]우리카드 박완식, 실적 반등으로 막판 '뒷심'2년 연속 우리은행장 후보군 유력…임기 말 독자가맹점 성과 가시화

김보겸 기자공개 2024-11-06 12:49:35

[편집자주]

연말 임기 만료를 맞는 카드사 수장들이 연임 시험대에 섰다. 이들은 성숙기에 접어든 카드사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공통의 과제를 갖고 있다. 누군가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각 카드사 CEO의 성과와 한계를 통해 연임 가능성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07: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사진)가 내달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연임보다는 우리은행장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취임 직후 우리카드의 독자결제망 구축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가맹점과 회원 수를 안정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 대표는 취임 첫 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순이익 반등에 성공하며 실적 부진에 대한 아쉬움도 덜어냈다는 평가다. 임기 막바지에 박 대표가 뒷심을 발휘하며 우리카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며 은행장 후보로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지 주목된다.

◇박 대표, 우리은행장 후보군 하마평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오는 12월에 몰려 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등이 연말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박완식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전날 우리금융지주 이사진은 비공개 회동에서 주요 인사를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박 대표가 하마평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우리카드 대표로 선임돼 현재 임기 2년차를 맞고 있다.

박 대표는 우리카드가 숙원사업으로 삼아 온 독자결제망 구축을 이어받아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마무리했다. 그간 우리카드는 8개 전업 카드사 중에서 유일하게 BC카드 결제망을 빌려 써 왔다. 이로 인해 매년 약 1000억원대 결제망 사용료를 BC카드에 지급해 왔다. 비용 부담을 덜고 독자결제망을 통한 고객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독립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김정기 전 사장이 시작한 독자가맹점 구축 작업을 박 대표가 이어받았다. 지난해 2월 BC카드 결제망에서 독립하는 데 성공했고 같은 해 7월 첫 독자카드 3종을 선보였다.

박 대표가 본격 이끌기 시작한 독자가맹점 작업은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우리카드의 독자가맹점은 200만점을 돌파했다. 독자가맹점을 오픈한 지 1년 만에 BC카드 가맹점(345만점)의 58% 수준까지 따라잡은 것이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첫 독자카드도 현재 400만장 넘게 발급되며 독자 회원은 250만명을 돌파했다. 카드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박 대표가 영업통으로서의 면모를 발휘한 결과다. 박 대표는 취임 당시부터 우리카드의 외형 성장을 위한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1964년생인 박 대표는 1991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2016년부터는 광진과 성동, 강남 등에서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영업본부장으로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2020년 2년 중소기업그룹 상무에 선임되며 임원진에 올랐다. 지난 2022년에는 국민연금공단 주거래은행 자리를 사수하는 등 기관영업에도 강점을 보였다.

◇ 순이익 반등하며 실적부진 회복

하지만 박 대표가 취임한 첫 해에는 실적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3년 순이익은 전년보다 45.7% 줄어든 1109억원을 기록했다. 고금리 환경에 조달 부담이 급등하면서다. 이 기간 이자비용만 1년 전보다 46.5% 늘어난 3847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동안 우리카드는 2%대로 실적을 방어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3분기 들어서는 순이익이 전년대비 19% 성장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4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774억원)보다 19.4%(228억원) 상승한 수준이다. 분기별로 봐도 564억원 순이익을 내면서 1년 전(355억원) 대비 58.9% 증가했다.


박 대표는 고수익 카드금융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해 수익성을 높였다. 국세와 지방세 등 저수익 자산 비중은 줄이고 카드론 자산은 늘렸다. 금융자산에서 카드론 등 카드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53%에서 올해 3분기 61%로 늘었다. 자산 규모도 4459억원에서 4970억원으로 늘었다. 이와 동시에 마케팅비용을 효율화하면서 순영업수익도 전년 대비 10.4% 상승한 7383억원을 기록했다. 고수익 중심의 영업 전략이 실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당초 금융권에선 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통상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 임기는 '2+1년' 이지만 우리카드가 하나카드와의 순이익 경쟁에서 뒤처지며 하위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카드는 올 3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44.8% 증가한 1844억원을 기록하며 규모와 성장률 면에서 우리카드를 앞섰다.

하지만 박 대표가 임기 막바지 뒷심을 발휘하며 반전에 나설 지 주목된다. 임기 말 실적 개선이 박 대표의 연임 가능성과 더불어 은행장 후보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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