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자금조달 점검]우리카드, 단기채 비중 낮추며 안정적 조달 기반 마련⑥은행계·기업계 경쟁사 대비 낮은 신용등급…신종자본증권 발행해 자본력 강화
김보겸 기자공개 2024-10-11 13:18:24
[편집자주]
지리하게 이어 오던 고금리 시대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소폭 낮아지는 모습이다. 카드사들은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회사채 비중은 줄여가며 다양한 조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 7개 카드사의 조달 전략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07:2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는 은행계 카드사라는 이점에도 자금조달 경쟁력이 타사 대비 낮은 편이다. 우리금융지주 뒷배에도 여타 금융지주 계열 및 기업계 카드사보다 1노치 낮은 AA등급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카드는 비용관리 구원투수로 우리은행 출신 경영기획본부장(CFO)을 앉히며 실적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우리금융지주 계열사지만 자금조달 경쟁력 약해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해 카드업계에선 후발주자로 시작한 우리카드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7.5%로 업계 6위다. 사업구조가 다른 BC카드를 제외하면 7개 전업 카드사 중 하위권이다.
우리카드는 올해 초 우리은행 출신 이기수 상무를 신임 CFO로 선임했다. 2013년 출범 이후 첫 5년을 제외하면 줄곧 우리카드 내부에서 재무 전문가들을 CFO로 앉혀 온 것과는 다른 시도다. 이 상무는 우리은행에서 전략과 영업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단기채 비중이 높은 건 금리인하(피벗)를 고려한 전략적 조달 결과다. 단기성 차입 비중은 올 6월 말 56.3%에서 9월 말 기준 44% 수준까지 하락했다. 연말에는 40% 이하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란 게 우리카드 측 입장이다. 금리 상승에 대응해 2021년부터 기업어음(CP) 등 단기조달 비중이 늘었다. 올 6월 말 총 차입금은 11조7000억원으로 조달자금 중 71%인 8조2000억원이 회사채이다.
나머지 17%는 CP이며 13%는 유동화차입금이다. 이 중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56.3%로 업계 평균(38%) 대비 높다. 그럼에도 즉시 가용할 수 있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회사채 차환 능력도 충분한 만큼 유동성 위험은 낮다는 평가다.
후발주자인 만큼 빠르게 영업자산을 늘리면서 자본력은 떨어졌다. 6월 말 레버리지배수(총자산을 총자본으로 나눈)는 6.2배다. 금융당국은 자본의 8배까지를 허용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레버리지를 관리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영업자산 신규 취급을 줄이고 있다. 2020년 6월 3.44% 금리에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작년 9월 5.73% 금리로 2000억원 규모 추가 발행에 나섰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작년 말까지 16조7749억원에 달했던 영업자산도 15조6843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인한 자본개선 효과를 제외하면 우리카드 레버리지는 7.1배로 오른다.
◇신규 조달금리 하락세는 긍정적
단기채 비중을 늘려 자금조달 부담을 낮추고자 했지만 이자비용은 늘어나는 추세다. 올 6월 기준 이자비용은 2183억원으로 전년 동기(1725억원) 대비 26.6% 증가했다. 평균 조달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2.2%였던 평균 조달금리는 지난해 2.9%로 올랐고 올 상반기는 3.3%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신규 조달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여신전문채권(여전채) 발행 금리가 낮아진 영향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차입금의 70%를 차지하는 회사채를 조달하는 데 있어 우리카드는 평균 3.74% 금리로 발행할 수 있었다. 이는 BC카드를 제외한 업계 평균(3.91%)을 밑도는 수준이다. 하반기 들어선 3.46%로 한층 더 낮아졌다.
조달비용 감소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지만 대손비용 이슈는 여전히 남는다. 후발주자 지위를 탈피하기 위해 우리카드가 할부와 대출, 리스 등 여신성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려 온 탓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인 결제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늘렸다. 이로 인해 대손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건 불가피했다. 올 6월 대손상각비는 231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073억원) 대비 늘었다.
다만 올 들어선 대출자산 신규 취급을 줄이며 1조원대 초반으로 규모가 줄었다. 2021년 1조6076억원으로 급증했던 대출자산은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올 상반기 1조968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이 85%로 대부분이며 가계대출은 15%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금융에 강점을 보이는 우리은행 특성이 반영된 모습이다. 기업대출의 절반가량은 도소매업과 음식업점 등 개인사업자 대출이다.
대손비용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에도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0%로 전년 동기(1.0%) 수준을 유지했다. 작년 말에 비해서는 0.4%포인트 개선됐다. 조달금리 상승 부담으로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이는 등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자산을 효율화하고 상품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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