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금융 계열사는 지금]김동원 사장 표 리더십의 현주소는④구조적 승계 준비 완료…중간지주 수장에 맞는 성과 필요하단 의견도
이재용 기자공개 2024-11-06 12:47:21
[편집자주]
한화그룹은 최근 몇 년 사이 재계에서 가장 바삐 움직이고 있다. 올해는 한동안 두문불출하던 김승연 회장 역시 그간의 침묵을 깨고 공식석상에 자주 등판했다. 결론은 승계로 모인다. 한화생명을 중심에 둔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 역시 이같은 흐름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의 움직임과 그 함의, 향후 전망 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4:3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금융 부문의 3세 승계 준비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고 평가된다. 앞으로 그룹의 주요 금융 계열사를 끌어나갈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보험 사장(사진)이 빠르게 승진하며 오너가의 책임 경영을 강화한 데 이어, 한화저축은행의 금융 계열사 편대 합류로 지배구조까지 일원화됐다.지분 정리와 사장 승진 등 구조적 채비를 마쳤다 하더라도 승계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김 사장이 손수 빚어낸 경영 성과와 업적이 부족하다면 전 금융 계열사를 지배하는 중간지주사를 이끌어 갈 동력이 부족하다. 29세에 총수가 된 김승연 회장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경영수업 10년째…디지털 전환·혁신 등 주도
김 회장은 일찍이 김 사장의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2014년부터 올해로 10년째다. 29세 김 사장은 종합 건축자재 기업 한화L&C에 입사해 한화그룹의 경영기획실 디지털팀장을 맡았다. 당시부터 김 사장은 디지털과 IT 분야에 상당한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그룹 내 핵심 금융 계열사인 한화생명으로 옮겨 이력을 쌓았다. 특히 한화생명에서 디지털팀장, 디지털혁신실 상무,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 겸 전략부문장,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을 거치며 회사의 신사업 분야인 디지털 사업을 주 무대로 삼아왔다.
디지털 사업 책임자로서 김 사장에 대한 시선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금융 계열사 새 성과관리체계 'OKR(Objective and Key Results)' 도입, 통합 영업지원 디지털 세일즈 플랫폼 '오렌지트리'와 설계봇 개발, 국내 최초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보' 출범 등이 꼽힌다.
오렌지트리는 한 번의 로그인으로 제휴 보험사의 영업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을 포함해 시스템에 입력한 고객정보를 제휴 보험사와 연계해 반영할 수 있게 한다. 이 서비스로 제판분리에 힘을 실었고 보험대리점(GA) 업계 선두권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본격화에 일조했다고 평가받는다.
디지털손보사 캐롯손보 사업도 김 사장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캐롯손보는 아직 적자 상태지만 업계에서 디지털 보험사 가운데 가장 잠재력이 있다고 여겨진다.
◇사내이사 등재 놓고 엇갈린 평가
경영 일선에서 존재감을 키워온 데다 최근 각 부문의 승계를 염두에 둔 지분 정리로 업계 안팎에서는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너일가의 사내이사 등재는 책임경영의 강화뿐 아니라 대표이사 선임 전 이뤄지는 통상 절차라는 점에서 중요한 변곡점이다.
다가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화생명은 통상 매년 3월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의 수를 5명 이상으로 최소원수만 규정한 정관 제27조1항에 따라 현재 이사회 구성의 변화 없이 김 사장을 신규 선임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승계자로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부족해 시일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서 충분한 글로벌 사업 성과를 낸 뒤에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CGO는 한화생명의 해외법인, 해외부동산투자 등 모든 글로벌 사업을 커버하는 자리다.
김 사장은 지난해 CGO에 오른 이후 한화생명의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주요 해외 거점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중이다. 특히 김 사장은 인도네시아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직접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을 강화하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김 사장의 CGO 취임과 맞물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리포그룹(Lippo Group)과 MOU를 체결하고 리포손보(PT Lippo General Insurance Tbk) 인수에 착수했다. CGO로 공식 부임한 2023년 03월에는 리포손보 지분 47.7%를 인수했다.
한화손해보험도 딜에 참여해 리포손보 지분 14.9%를 확보했다. 이어 2023년 7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은 의무공개매수(MTO)를 통해 지분을 59.5%로 확대했다. 2024년 6월 말 한화의 리포손보 총지분율은 74.4%다. 여기에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매입하기로 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KB증권, 주태영 IB부문장 주축 '새로운 시대' 열렸다
- [하나금융 차기 리더는]3년 만의 레이스 개막, 공통점과 차이점은
- BNK캐피탈, 내부통제위 신설…사외이사 위원장 '유력'
- [삼성 보험 신체제 1년 점검]삼성화재, GA 영업 약진 돋보여...내년에는 전속 기대
- [금융지주 저축은행 돋보기]하나저축, 리테일 중심 포트폴리오 균형화 추진 '현재진행형'
- [CEO 성과평가]'IB 명가' 재건 발판 마련 오익근 사장, 다음 스텝은
- [CEO 성과평가]삼성맨 DNA 육성 박종문 대표, IB 집중 성과 '뚜렷'
- [CEO 성과평가]취임 1년차 유안타증권 뤄즈펑 대표, 아쉬운 성적표
- 등급전망 '부정적' 상상인증권, 자금조달 적신호
- 삼성증권 임원인사, CF1본부 이세준 체제로 '전환'
이재용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융사 생크션 리스크]KB국민은행, 글로벌 위험 완화한 '3중 방어망'
- [thebell note]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생크션 리스크'
- [농협금융 인사 풍향계]농협손보 대표에 '보험통' 송춘수…첫 내부출신 수장
- [DGB금융 인사 풍향계]황병우 회장, iM뱅크 은행장 겸직 이어간다
- [1203 비상계엄 후폭풍]은행권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 도입 연기한다
- [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NH농협금융]윤해진 농협생명 대표, 관행에 떠나긴 아쉬운 성과
- [금융사 생크션 리스크]신한은행, '생크션 위원회' 두고 선제 관리에 만전
- [2024 이사회 평가]광주신세계, 실질적 평가개선 장치 미비
- [금융사 생크션 리스크]하나은행, '3단 방어선' 구축…리스크 억제 총력
- 기회와 위기의 공존…금융권 '망분리' 완화 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