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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뉴 글로벌 동맹]수소 동맹의 공통 키워드, 생태계 구축토요타·스코다·GM까지 확장한 이유, 수소차 넘어 모빌리티 밸류체인 목표

허인혜 기자공개 2024-11-07 09:13:00

[편집자주]

'동맹'은 협력이나 조력과는 또 다른 관계다. 서로의 목적과 이익이 담보돼야 성립한다. 특히 기업간의 동맹에서는 어느쪽도 열위에 있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동맹 관계인 기업의 위치는 곧 '나'의 자리다. 현대차그룹과 글로벌 기업들의 동맹을 눈여겨봐야 할 이유다. 정의선 시대 4년차를 맞은 현대차그룹은 GM과 토요타, 스코다, 구글 웨이모 등에 이르기까지 동맹의 대상을 넓혔다. 장르는 완성차와 친환경, 에너지, 미래차까지 확장했다. 더벨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동맹 현황과 의미, 진행 중인 사업과 전망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수소 사업의 미래는 단순히 수소 완성차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수소 화물차 등 수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완성차부터 수소 연료, 연료를 충전하는 충전소 설립, 수소의 출하와 운송까지를 아우른다. 현대차가 최근 꾸준히 강조하는 키워드도 '수소 생태계'의 리더다. 생태계의 리더가 곧 주도권을 쥔다는 믿음이다.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결국 규모의 문제다. 출하·운송·제조 등 소규모보다는 대규모에서 수익성이 커지는 카테고리로 구성된 수소 생태계는 말을 더 보탤 필요도 없다. 현대차가 글로벌 굴지의 기업인 토요타와 스코다 일렉트릭, 제너럴모터스(GM)까지 동맹의 문을 활짝 연 이유도 이때문이다.

◇정의선-아키오의 동승…수소 리더 토요타와 어깨 견준 현대차

지난달 27일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Hyundai N x TOYOTA GAZOO Racing) 페스티벌'. 행사의 목적은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이었지만 시장의 관심이 쏠린 쪽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마스터 드라이버 '모리조'의 동승이었다. 모리조는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의 '부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이 27일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두 사람이 뭉친 키워드는 수소 모빌리티다. 모터스포츠를 내세웠지만 각사의 대표 차종이나 부스를 돌아보면 수소차라는 주제의식이 확연히 드러났다. 토요타는 액체 수소를 연료로 쓰는 ORC 루키 GR 코롤라 H2 콘셉트 카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차는 직후 수소전기차 콘셉트 카 '이니시움' 공개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었다.

현대차는 토요타와 함께 수소 시장을 양분화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수소연료 전지차를 파는 국가가 한국과 일본 두 곳에 불과하다. 양분화라는 평가도 현대차에게는 조금 아쉽다. 수소차 분야에서는 토요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지 오래라서다. 토요타가 바짝 따라붙기를 여러 번 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도 현대차가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토요타도 이같은 현대차의 자신감에 동맹 의지를 보이며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 모터스포츠 행사 직전 9월 한미일 경제대화에서도 현대차와 일본 토요타의 북미지역 리더들이 만나 수소와 자율주행에 대한 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GM과의 협업도 문을 활짝 열어뒀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말 열린 이니시움 공개 행사에서 "토요타뿐 아니라 어디든지 경계 없이 협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은 GM 역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수소에 대해서는 많은 협업을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며 배경으로는 "수소의 원가 등 여러 가지로 도전과제들이 많다"고 했다. 현대차가 수소 동맹에 적극적인 이유를 압축하는 답변이다.

◇'27년' 수소차 천착, 토요타·GM과 바꿀 기술은

토요타는 글로벌 판매량 기준 1위의 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은 판매량 기준 3위다. 반대로 수소차 분야에서는 현대차가 토요타를 앞선다. 토요타가 점유율을 점차 늘렸지만 여전히 26.6%에 머물렀고, 현대차는 34.7%를 차지했다. 현대차가 과반 이상을 차지한 기간도 있었다.

현대차가 수소차 시장의 1위를 수성한 데는 27년간의 노력이 있었다. 현대차는 그 과정을 밟은 배경으로 헤리티지를 들었다. '돈 걱정없이 젊은 연구원들이 만들고 싶은 차는 다 만들어 보라'던 정몽구 명예회장부터 현재의 정의선 회장까지 이어진 수소 연구개발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이달 열린 수소전기차 '이니시움' 공개 행사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부터 정의선 회장까지 이어진 현대차의 수소 헤리티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동맹을 맺기 위해서는 서로 교환할 만한 패가 뚜렷해야 한다. 제조기업끼리의 협업은 특히 서로 이전해줄 만한 기술력을 보유해야 이뤄지곤 한다. 현대차의 수소차 기술력은 최근 발표한 이니시움에 집약돼 있다. 1998년 연료 연구에 돌입해 2013년 수소 전기차 양산에 성공했고 2018년 전용 모델인 '넥쏘'가 세상에 나온다. 이니시움의 항속거리는 넥쏘보다 약 41㎞ 길어진 650㎞다.

토요타와의 수소 협업은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토요타-BMW의 사례가 힌트다. 토요타와 BMW는 수소연료전기차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제휴 방안에는 핵심 부품의 공급 협업과 수소 충전 인프라 공동 구축 등의 내용을 담았다. 토요타는 액체 수소를 연료로 쓰는 콘셉트 카를 내놓는가 하면 충전 인프라 면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휴대용 수소 카트리지의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 수소 완성차로는 '미라이'를 대표 차종으로 내세우고 있다.

◇수소 상용차 비전 공유한 스코다 일렉트릭

현재까지 현대차와의 수소 생태계 동맹 계획이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난 곳은 체코의 스코다 일렉트릭이다. 스코다 일렉트릭은 체코 스코다 그룹 계열사 중 하나로 친환경 교통수단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이다. 현대차와는 9월 수소 경제와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는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및 기술 관련 협업 및 공급 △모빌리티 프로젝트 및 제품의 효율적인 에너지 솔루션 적용을 위한 연구 △모빌리티 이외의 수소 생태계 및 밸류체인 기회 모색 등이다. 차량뿐 아니라 모빌리티 분야 전역에서 연료전지 시스템을 확대 적용한다는 목표다.

특히 상용차 부문에서 협력이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스코다 일렉트릭은 트롤리(전기)버스, 수소 버스 등 친환경 차와 전기 추진·제어 시스템(버스, 트램, 기관차 등) 등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도 수소 승용차와 상용차 양분야의 1위를 노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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