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끝낸 안국약품 어진 부회장, 곧바로 경영복귀 원덕권 대표와 각자 대표 선임, '가업상속공제' 고려 빠른 대표 취임 무게
김성아 기자공개 2024-11-13 08:16:05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1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국약품 오너가 2년만에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창업주인 고(故) 어준선 명예회장의 장자 어진 부회장이 출소하며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지 두달만에 대표이사로 올라섰다.어 부회장의 빠른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다. 명예회장 타계 전 물려받은 지분에 대한 상속세 해결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어 부회장은 데드라인을 3개월 앞두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이번 복귀로 어 부회장 체제의 2세 경영 시대가 다시 개막했다.
◇어진 부회장, 각자 대표 선임…출소 2개월만 복귀
안국약품은 12일 어진 부회장이 원덕권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고 공시했다. 어 부회장은 오너 2세로 안국약품 지분 43.22%를 지닌 최대주주이다.
이번 선임이 주목되는 이유는 어 부회장이 출소 후 두달여 만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이는 통상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던 오너일가가 한동안 회사와 거리를 두는 것과 정반대 행보다.
어 부회장은 2019년 개발 중이던 의약품을 직원에게 투여하는 불법 임상을 벌인 혐의로 기소돼 올해 2월 2심에서 징역 8월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상고를 진행했지만 5월 30일 기각되면서 9월까지 복역이 확정됐다.
사실 어 부회장의 빠른 복귀는 지난 1심 이후 행보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전년도 열린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지만 그는 오히려 경영 복귀를 택했다.
사내이사직도 그대로 유지했다. 배임 등 법적 취업제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한 사내이사의 경우 유기징역으로는 자격요건이 상실되지 않는다.
◇마감 3개월 남기고 대표이사 선임 완료, 상속세 리스크도 털었다
어 부회장이 복귀를 서두른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상속세 해결이다.
그는 2022년 12월 선대회장의 안국약품 지분 20.53%를 상속받았다. 기존 보유 지분 22.68%와 함께 총 43.22%의 지배력으로 압도적인 최대주주가 됐다. 동생인 어광 안국건강 대표는 3.8%의 지분만을 가지면서 승계 구도는 장자로 굳어졌다.
오너 승계의 걸림돌은 단연 상속세다. 어 부회장의 지분 규모는 선대회장의 사망일, 즉 상속 개시일 종가 기준 약 27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상속세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할증까지 더해져 60%에 달하는 상속세가 부과되는 걸 가정하면 상속세는 약 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누진공제를 고려해도 100억원대 과세를 피할 수 없다.
이를 피할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바로 가업상속공제 제도다. 해당 제도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10년 이상 영위한 중소기업 등을 상속인에게 정상적으로 승계한 경우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공제를 해준다. 어 부회장은 이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100% 면제 받을 수 있다.
다만 조건이 있다. 어 부회장은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 기한까지 임원으로 취임하고 상속세 신고기한으로부터 2년 이내 대표이사에 올라야한다. 상속세 신고는 상속 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내 이뤄져야 한다. 대표이사 취임 데드라인이 바로 내년 2월이었던 셈이다.
데드라인을 3개월 앞두고 대표이사직에 오르면서 어 부회장은 상속세 리스크를 무사히 털어냈다.
남은 것은 회장 취임이다. 경영 공백을 막았던 전문경영인 원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이다. 어 부회장의 단독 오너 경영 체제가 확립될 가능성도 관측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KT, 밀월 관계 MS 연례행사 '첫 출격' 주목
- [2024 이사회 평가]이노션, '대표이사 의장' 체제로 독립성 한계
- [JB우리캐피탈은 지금]김기홍 회장의 '원픽' 계열사 된 이유
- 2금융권의 본업 '딜레마'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균형점은
- [2024 이사회 평가]제주항공, 높은 참여도 강점...선제적 준비 '결실'
- [2024 이사회 평가]사조대림, 오너 일가 '주진우·주지홍' 중심 이사회 구성
- [2024 이사회 평가]디아이, 아쉬운 성적표…구성·견제기능 최하점
- [2024 이사회 평가]아시아나항공, 활발한 이사진 참여 속 '개선장치' 과제 남겨
- 미래에셋생명, 황문규 대표 고속 승진 '영업 힘싣기'
김성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미 오너가 분쟁]그래도 돌아가는 R&D 시계, 본질은 '신약' 준비된 '넥스트'
- 사법리스크 끝낸 안국약품 어진 부회장, 곧바로 경영복귀
- ['렉라자 주역' 오스코텍은 지금]신약 하나로 이룬 돈버는 구조, '넥스트 물질'에 쏠린 이목
- [한미 오너가 분쟁]'결국 답은 신약' R&D IR 처음부터 끝까지 챙긴 '임주현'
- [thebell note]씻어내야 할 ‘불통’이란 오명
- 알테오젠, 첫 ADC SC는 ‘엔허투’…ALT-B4 새 활용법 장착
- [한미 오너가 분쟁]언론 만난 임종훈, 실체없는 ‘8150억 조달’에 쏟아진 질문
- [막 오른 국산 P-CAB 도전기]후발에도 해외 승산있다, 대웅제약·제일약품 글로벌 도전기
- 바이오도 '차석용 매직' 휴젤, 7년만에 51% 영업이익률
- [한미 오너가 분쟁]한미사이언스, 또 '외부투자' 당위성 피력…'8150억'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