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결국 답은 신약' R&D IR 처음부터 끝까지 챙긴 '임주현'한미약품 단독 대규모 행사, 애널 대상 비만 등 물질 공개…경영진 '한자리'에
김성아 기자공개 2024-11-12 08:39:5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1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한 경영권 분쟁 가운데서도 한미그룹이 강조하는 한 가지, 바로 ‘신약 개발’ DNA다. 대주주간 갈등으로 각자 다른 성장전략을 발표했지만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모두 신약에 대한 중요성은 놓치지 않았다.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단독 대규모 공개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나흘 전 열렸던 한미사이언스 중장기 성장 전략 발표 간담회와는 닮은 듯 달랐다. 한미약품은 언론이 아닌 시장을 대상으로 핵심 가치인 신약 연구개발(R&D)과 영업 전략 발표에 4시간을 쏟았다. 공개석상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임주현 부회장도 참여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시장은 열화와 같은 질문으로 화답했다. 총 질의응답 시간은 2시간에 가까웠다. 상속세 등 경영권 분쟁 이슈 보다는 R&D와 실적 제고 전략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뤘다. 한미그룹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결국 신약 개발의 성패에 달렸다는 것을 방증하는 시간이었다.
◇4시간 걸린 첫 단독 IR 행사, 주요 키맨 총출동
한미약품은 11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애널리스트 대상 기업 설명회 '한미약품 이노베이션 데이'를 열었다. 한미약품그룹 전체가 아닌 한미약품 단독 IR 행사를 하는 경우는 손에 꼽는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소규모로 IR 행사는 계속 진행해왔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진행하는 건 처음”이라며 “한미약품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시장에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100여명의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 한미 임직원들이 자리를 채웠다. 한미약품은 주요 키맨들을 대거 연단에 세우면서 열기에 화답했다.
연사로는 박 대표와 최인영 R&D 센터장은 물론 좀처럼 공식석상에 얼굴을 비추지 않던 박명희 국내사업본부장 전무, 김나영 신제품 개발본부장 전무, 신해곤 글로벌 사업본부 해외영업 상무가 나섰다.
플로어에는 20명 이상의 핵심 경영진과 실무진이 자리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각 분야 실무진이 즉답을 이어갔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경영진은 연사 외에도 △김세권 평택바이오플랜트 공장장 △최창주 IR위원회 상무 △이문희 일반의학 임상팀 이사 △고동희 글로벌 사업본부 BD그룹장 등이 있다.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행사 시작 전부터 리허설을 직접 챙기는 모습도 보였지만 본 행사에서는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2시간 이어진 질의응답…키워드는 ‘K-비만 신약’
첫 대규모 IR 행사답게 플로어에서는 연사와 경영진을 향한 질문이 쇄도했다. 각 세션별로 진행한 질의응답 외 행사 말미에 진행한 전체 질의응답 시간을 합하면 2시간에 달한다.
쏟아진 수십개의 질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신약’ 그 중에서도 비만 신약이었다. 한미약품은 현재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해 총 6개의 파이프라인을 비만·대사질환군 물질로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H.O.P(Hanmi Obesity Pipeline)’라는 이름으로 현재 한미약품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이날 최 센터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1시간의 발표 시간 중 절반 이상을 H.O.P 현황 소개에 쏟았다. 특히 최근 열렸던 미국비만학회에서 처음 공개한 ‘HM17321’의 개발 히스토리와 확장 가능성에 대해 집중했다.
HM17321은 GLP-1을 비롯한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Corticotropin-Relasing-Factor2)’수용체를 타깃해 지방만 선택적으로 감량하면서 근육은 증가시키도록 설계됐다.
최 센터장은 “HM17321은 지금껏 공개한적 없던 한미약품의 인공지능(AI) 기반 리서치 플랫폼 ‘HARP’를 활용한 약물 설계로 개발기간을 단축한 것이 특징”이라며 “현재 경쟁사들도 CRF2 수용체 타깃 약물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지만 한미약품이 가장 선두에 있다”고 말했다. HM17321은 내년 하반기 임상 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H,O.P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상용화에 가까운 파이프라인은 에페글레나타이드다. 한미약품은 빠른 속도로 국내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완료해 이르면 2026년 말 출시를 목표로 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경쟁약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수준 체중감량 효과는 물론 심혈관, 신장 질환 보호 효능도 확인돼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H.O.P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10개년 중장기 성장전략을 꾸렸다. 2026년 출시 후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중심으로 자체 신약 R&D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2033년 연결기준 연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박 대표는 “한미약품은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잘해야 되는 부분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한국을 제약강국으로 만들겠다는 고(故)임성기 선대 회장님의 말씀처럼 임직원 모두가 노력해 창조와 혁신의 힘을 바탕으로 제약강국의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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