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주도하는 글로벌 IR 행사가 홍콩에서도 이어졌다. 싱가포르, 런던, 뉴욕에 이어 이 원장 체제에서 진행된 네 번째 글로벌 IR 행사다. 이번 행사는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이 무르익어가는 중에 진행돼 앞선 행사보다 알찬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 원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밸류업을 이루기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주 친화적인 기업경영 문화를 안착시키기 위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 법률안을 조속히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불편사항을 보완하는 것도 이행 중인 핵심 과제로 꼽았다.

◇HSBC·CITIC증권·골드만삭스 참여…지원사격 나선 신한·하나·코리안리·한투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지난 1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INVEST K-FINANCE: HONG KONG IR 2024' 행사를 주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총 102개 기관에서 23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HSBC, CITIC증권, 골드만삭스 등 대형 기관투자가가 참여했다.

한국 금융회사로는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코리안리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수용 칼라일 아태지역 대표가 사회를 보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가 패널로 참여해 해외 투자자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 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주주 친화적인 기업경영 문화를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을 빠르게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합병 공시와 합병가액 외부평가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외국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행사였던 만큼 한국 주식 시장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서 한국 국채 거래에 대한 불편사항이 많았음을 인지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이 원장은 "상장기업 영문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국제표준전산언어 XBRL 기반으로 재무정보 보고 체계를 가동해 공시 자료 접근성을 높일 것"이라며 "대체거래소 도입,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건전하고 투명한 증권 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비롯한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일시적인 증시 부양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근본적 체질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도 핵심 아젠다였다. 기업의 투자자 소통 강화와 자발적 참여를 위한 인센티브가 체질 개선 방안으로 제시됐다. 한계기업의 경우 상장폐지 심사 절차 단축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최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고금리, 고물가 기조에서 선제적인 정책 대응 능력으로 금융 시장을 안정시켰던 경험이 있다"며 "경계심을 가지고 면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콩, 여전히 한국 금융회사 핵심 교두보…'자본시장 선진화' 강조

이 원장은 정치나 지정학적 이슈 뿐만 아니라 한국계 금융회사의 진출 측면에서 홍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국 금융회사가 홍콩에 데스크를 설치하고 자금 운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게 주요 방문 목적이었다.

당국이 규제 일관성이나 직관성 측면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홍콩 투자자들에게 밝힐 필요가 있었다고 이 원장은 강조했다. 취임 후 2년 반 동안 자본시장 선진화 노력과 해외 투자자 IR을 전개해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금융 당국의 의지를 보여줘야 겠다고 판단했다.

이 원장은 "최근 이슈가 된 공매도와 관련해 홍콩이 게이트이긴 하지만 실제 회사 같은 경우는 유럽 대형사인 경우가 많다"며 "홍콩에 와서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칫 한국의 규제가 글로벌과 다르다고 받아들여지는 부분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홍콩에 이어 인도네시아 금융 당국 방문에 나선다. 홍콩에 앞서서는 베트남 금융 당국을 방문했다. 이번 3개국 금융 당국 방문은 다양한 특수성을 해소하기 위한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이 원장은 "한국에 관심 있는 운용사나 롱텀 투자자가 많다"며 "한국의 기업이나 정치 상황, 입법 상황, 당과 정부, 야당의 입장이나 당국의 입장 등 관련해 많은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