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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O/I' 추진 조직 신설, 내실 경영 속도전 초대 단장은 이춘길 부사장…SK온, O/I 성과 덕에 3분기 '흑전'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18 09:23:15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1: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본업인 정유·석유화학의 부진뿐 아니라 신사업인 배터리 부문에서도 큰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내실 경영에 속도를 낸다. '운영효율성 개선(O/I)'을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비용절감, 사업 효율성 극대화에 나선다. O/I 활동으로 발생한 잉여현금흐름(FCF)으로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에너지솔루션 투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O/I추진단을 신설하고 단장에 이춘길 부사장을 보임(겸임, 사진)했다.

O/I(Operation Improvement)는 비용절감과 생산성 증대, 부가가치 제고 등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경영활동을 뜻한다. O/I추진단은 불필요한 비용을 점검하고 기존 사업에서 효율화할 수 있는 부분을 발굴해 실행에 옮기는 부서다.

O/I는 최 의장이 지난 6월 말 경영전략회의 개최에 앞서 계열사 CEO들에게 제시한 경영 화두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조직·인력 재정비 외에 기존 사업의 운영 효율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라는 주문이다.

초대 O/I추진단장을 맡은 이 부사장은 1995년 SK이노베이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해 SK에너지 석유1·2공장장과 석유생산본부장, SK이노베이션 SHE부문장, 최고안전책임자(CSO, 겸임)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지난 4일에는 울산CLX 총괄부사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1964년 국내 최초 정유공장으로 출발한 울산CLX는 현재까지 단일 석유화학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생산시설이다. SK이노베이션의 '심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에 울산CLX 총괄은 SK이노베이션 내에서 요직으로 손꼽힌다. 전임 울산 CLX 총괄이었던 김종화 부사장은 지난달 말 SK에너지 신임 CEO에 선임됐다.

SK이노베이션에서 정유·석유화학 사업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 부사장에게 O/I추진단에 더해 울산CLX 총괄까지 맡긴 건 소위 '재무통'이 보지 못하는 부문에서 내실을 다지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주요 계열사 중 O/I가 시급한 곳 중 하나다. SK이노베이션은 근래 본업인 정유·석유화학 부문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 중국발 석유화학제품 공급과잉 등으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배터리와 소재 사업마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큰 이익을 내지 못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2022년 3조9173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9038억원으로 확 줄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5789억원이다. 이에 2022년 말 8.4%를 기록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작년 말 1.2%, 올 상반기 말 -0.17%로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 스스로 "현 ROE는 글로벌 배터리 피어그룹, 메이저 오일 기업, 국내 정유사의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SK이노베이션은 O/I 활동을 통한 FCF 극대화로 AI 시대에 대비한다는 포석이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 운영 고객, 전력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 에너지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일 SK E&S와 합병법인을 출범하면서 CEO 직속 에너지솔루션사업단을 신설했다. 단장은 SK㈜에서 그린부문 투자를 주도해온 김무환 부사장이 맡았다.

SK이노베이션 계열 중 이미 O/I 성과를 보이는 곳도 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지난 3분기에 분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2분기 상업 가동을 시작한 헝가리 3공장의 생산량 확대(램프업)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한 점이 주효했다. 미국 조지아주 2공장을 상업 가동하며 쌓은 노하우를 적용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온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308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 영업손실(4601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의 실적 개선이다. SK온은 올 4분기에 배터리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 가동, 내년 상반기 신차 출시 등이 성장 모멘텀이다. 원가 구조 개선 활동도 계속 병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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