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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SK 메모리 투자 전략]'돈되는 것만 키운다' 선택과 집중의 시대②D램 CAPEX '보수적' 집행 선언, HBM4 '승기잡기' 혈안

노태민 기자공개 2024-11-18 10:30:01

[편집자주]

중국 메모리 기업의 공세가 매섭다. CXMT, YMTC 등 기업들이 레거시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에 대응해 레거시 메모리 페이드아웃 전략을 내놨다. HBM을 위시한 LPDDR5, DDR5, eSSD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전환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양사의 투자 계획은 다양한 면에서 차이가 있다. 양사의 내년 투자 전략과 영향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수요가 높은 인공지능(AI) 응용처용 메모리 생산에 집중 대응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바라보는 미래 사업 방향성은 동일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내년에도 보수적인 D램 시설투자(CAPEX)를 집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가 모두 제한된 비트 성장을 전망하는 중인데다 D램 생산능력(CAPA) 확대보다는 공정 전환과 후공정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HBM4서 역전 노리는 삼성…1c 코어 다이 도입 승부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D램 CAPEX 전략은 테크 마이그레이션이다. 양사 모두 수요 및 마진 감소가 예상되는 10nm 중후반대 D램을 페이드아웃 시키고 10nm 초중반대 D램 생산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투자 전략은 모바일, PC 등 부진한 전방 산업 업황과 중국의 D램 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영향이다.

양사는 특히 수요가 높은 HBM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HBM은 복수의 D램(4n개)을 쌓아 밴드위스를 극대화한 D램이다. 베이스 다이와 4n개의 코어 다이로 구성되며, 엔비디아, AMD 등 기업의 AI 가속기에 2.5D 형태로 탑재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10nm 6세대 D램(1c D램) 생산 라인 확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하반기 이후 양산될 것으로 보이는 HBM4 코어 다이로 1c D램을 활용한다.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HBM4 코어 다이로 10nm 5세대 D램을(1b D램)을 사용한다.

삼성전자가 HBM4 코어 다이로 1c D램을 활용하면 경쟁사 대비 성능 우위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1c D램의 구체적인 스펙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SK하이닉스 의 1c D램 스펙을 살펴보면 이전 세대 제품 대비 동작 속도와 전력 효율이 10% 수준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1c D램 적용은 일종의 '승부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전 세대 제품(HBM3E)에서 메모리 3사 중 유일하게 10nm 4세대 D램(1a D램)을 코어 다이로 사용했다"며 "HBM4에선 1c D램을 적용해 제품 성능 향상과 동시에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1b D램을 HBM4 코어다이로 선택한 SK하이닉스는 '도전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BM3와 HBM3E 등에서 높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1b D램 중심으로 전환 투자를 진행한다. 이천 M16이 그 대상이다. 또 내년 11월 준공 예정인 M15X에서도 1b D램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HBM3부터 HBM4까지 1b D램을 코어 다이로 활용하고 HBM4E부터 1c D램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모두 HBM 생산에 집중함에 따라 내년 D램 비트 그로스 성장률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HBM용 코어 다이는 일반 D램 대비 다이 사이즈가 커 넷다이(웨이퍼 당 생산 가능한 칩 수)가 감소한다.

◇늦어지는 범용 메모리 회복세, 삼성·SK '온디바이스AI' 수요 기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격적인 CAPA가 아닌 테크 마이그레이션을 선택한 배경에는 범용 메모리 시장의 더딘 업황 회복 영향이 있다. 범용 메모리 시장의 경우 주요 응용처인 모바일과 PC 제품의 길어진 제품 교체 주기와 중국의 메모리 생산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온디바이스AI가 범용 메모리 수요 회복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PC나 모바일 D램은 성장하는데 속도가 느리거나 정체된 느낌이 있고, 내년에는 아무래도 AI 때문에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온디바이스AI는 서버나 클라우드에 연결할 필요 없이 모바일, PC 등 기기 자체에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올해 공개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24, 갤럭시 Z플립·폴드6 등이 온디바이스AI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제품이다.

다만 온디바이스AI의 응용처가 적다는 한계가 아직 있다. 현재 온디바이스AI 애플리케이션으로는 실시간 통역, 생성형 AI 등이 있지만, 휴대폰이나 PC 교체로 이어지기에는 소구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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