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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고득점 에스엘, 대표이사 의장 겸직 '옥에티'평이한 견제기능, 오너일가 사추위 합류에 구성 점수 가장 낮아

허인혜 기자공개 2024-11-22 07:01:3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4: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의 램프 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에스엘은 주요 고객인 현대차그룹의 실적에 따라 경영성과의 판도가 결정되는 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의 역대급 훈풍 실적을 타고 에스엘도 경영성과에서는 5점 만점에 4.6점의 좋은 결과를 보였다. 투자와 재무건전성 등 세부항목도 고르게 고평가가 나왔다. 점수가 낮았던 항목도 주가순자산비율(PBR) 항목으로 투자 유인 요소로 판단할만 하다.

이사회의 활발한 활동과 교육 등을 평가하는 참여도 부문에서도 평점 4.0점이 매겨졌다. 소위원회 회의 빈도 외에 항목에서는 대부분 4~5점을 획득해 평균 이상의 성과였다. 점수가 가장 낮은 부문은 이사회의 구성으로 오너가의 일원인 이성엽 부회장 등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속한 점이 평점을 깎는 요인이 됐다.

◇'저평가' PBR 항목 제외 모두 5점인 '경영성과'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에스엘은 255점 만점에 163점을 받았다.


가장 평점이 높았던 항목은 경영성과다. 주가순자산비율(PBR) 항목을 빼고는 모두 5점 만점을 획득했다. 에스엘의 PBR은 0.85배로 1배수 이하로 책정돼 1점의 기본점수가 매겨졌다. 다만 낮은 PBR은 그만큼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밸류업을 노리는 투자자 유입이 기대되는 요소다.

에스엘은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 등 경영성과 면에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성적을 냈다. 매출 성장률은 15.91%, 영업이익성장률은 95.13%에 달한다. 에스엘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연결기준 한해 매출액은 4조838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3861억원으로 나타났다. 부품사로서는 손에 꼽을 만한 규모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도 5점이 책정됐다. ROE는 18.8%, ROA는 11.33%다.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으로 판단하는 재무건전성도 좋은 성과를 냈다. 부채비율은 61.05%로 양호한 수준이다.

◇참여도 고평가, 이사회·소위원회 회의 활발…견제기능은 평균

참여도도 평점이 4.0으로 높은 항목이었다. 기타 위원회의 회의 빈도 외에는 3~5점을 받았다.

에스엘은 특히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등의 회의를 활발하게 개최했다. 임시와 정기 이사회를 포함해 평가대상 기간 동안 이사회는 12회 열려 최고점을 받았다. 감사위원회 회의도 연간 9회 이상 개최하면서 최고점이 매겨졌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한 차례 열려 3점을 챙겼다.

기타 위원회 회의 개최 빈도에서는 의무설치 대상의 사추위와 감사위를 제외한 소위원회는 지속가능위원회 하나가 설치돼 있었고 이 위원회는 지난해 회의를 두 차례만 개최해 기본점수를 매겼다. 회의 빈도가 높으면서 이사회 구성원들의 참여도도 높았다. 평균 출석률은 90% 이상이었고 의안 검토 기간도 일주일 이상으로 충분하다는 평가다.

견제기능은 3.0점으로 평이했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이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어 평점을 끌어올렸다. 에스엘은 채용 절차부터 부적격 사유를 명시해 적합하지 않은 인물을 채용하지 않고, 임원의 평가 시에는 기본역량, 리더역량, 전문역량 등으로 평가항목을 구분해 뒀다. 임원선임 과정에서는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 침해, 횡령, 배임, 자본시장 법상 불공정거래 행위 등의 사실 등을 검토한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 보수는 평균 수준이었다. 작년 한해 미등기임원 평균 급여액은 3억원이었고 등기이사 평균 급여액 4억7800만원이었다. 등기임원의 63.2%에 해당해 3점을 매겼다.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사추위 포함에 구성은 저평가

에스엘은 여섯 가지 평가지표 중 절반이 3.0을 넘고, 이중 두 항목은 4.0을 넘길 만큼 긍정적인 성과를 냈지만 2점대에 머무른 항목도 세 가지였다. 이사회의 구성이 2.2점으로 가장 낮은 스코어를 남겼고 정보접근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가 각각 2.5점, 2.6점으로 뒤를 따랐다.

구성 점수는 항목별로 1~3점을 얻는 데 그쳤다. 우선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가 겸직 중이었다. 오너일가인 이성엽 부회장이 사외이사후보추천회에도 포함돼 있다. 에스엘은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 배경으로 "선임사유는 당사의 업종 특성상 글로벌 경기 등 경영환경 변화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신속한 의사결정 및 지속적이고 책임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정보접근성은 이사회 활동내역 외에 공시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아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이사회 의안 반대 사례가 없어 하위 질문인 공개 여부에는 점수가 책정되지 않았다.

주주환원정책을 특별히 마련하지 않아 역시 기본 점수를 받았다. 에스엘은 "당사는 배당에 관한 사항을 공시시스템 및 우편 등을 통해 주주에게 안내하고 있으나,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도 확인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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