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업계가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금자보호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두 배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업계는 공신력 제고나 예금 상품 판매엔 도움이 될 걸로 본다.

그러나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저축은행업계는 예보료율이 인상되면서 조달원가도 상승할 걸로 예상한다. 저축은행 예보료율은 페널티 성격으로 타 업권 대비 이미 높게 설정돼 있다. 결국 대출금리 상승은 한계가 있어 개별 저축은행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축은행특별계정 '적자'에 예보료율 인상되나

예금자보호한도(예보한도)가 확대되면서 가장 주목받는 금융업권이 있다. 바로 저축은행업계다. 예보한도가 지금의 두 배로 상향되면 그만큼 금융사가 예금보험공사에 납부하는 예보료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는 다른 업권보다 더 높은 예보료율을 적용받고 있어 예보한도 상향에 더 민감하다. 업권별로 △은행 0.08% △보험 0.15% △증권 0.15% △상호금융 0.2% △저축은행 0.4%다. 예보료율 한도는 0.5%다. 예보료율이 가장 낮은 은행과 비교하면 저축은행 예보료율은 5배 더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계의 예보료율이 높게 책정된 배경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있다. 당시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전담했다. 예보는 저축은행업계가 낸 예보료로는 구조조정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판단, '저축은행특별계정'을 만들어 공적자금 27조원을 투입했다.

예보는 다른 기금 계정에서 차입해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사후 관리 자금을 충당했다. 현재까지 약 14조원이 회수돼 특별계정은 적자 상태다. 이러한 이유로 저축은행업계는 0.4%의 높은 예보료율을 내고 있으며 타 업권의 보험료 수입의 45%가 특별계정에 투입되는 현실이다. 특별계정 존속기한은 2026년까지다.

예보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특별계정이 마이너스를 내고 있어 다른 업권에서 이를 대신 메워주고 있다"며 "물론 2011년보다 저축은행업계의 펀더멘털이 강해지고 경영 상황이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보료율이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달원가 상승' 따른 저축은행 비용 부담 우려

저축은행업계는 예보료율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를 우려한다. 전체 79개 저축은행은 수신 규모에 따라 예보료를 개별 부담하고 있다. 기존과 동일한 수신 규모에 예보료율이 올라간다면 이는 조달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조달원가가 상승하면 대출금리도 덩달아 상승한다. 다만 저축은행의 경우 이미 대출금리가 높은 상황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신용대출 평균금리(신용평점 701~800점)는 올해 3분기 11.14~18.24%로 나타났다. 대출금리 상한이 현행 20%이므로 예보료율이 상승한다고 해서 대출금리가 더 오르진 못해 그만큼 개별 저축은행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정량적으로는 예보한도 상향으로 저축은행의 비용 부담이 예상된다. 다만 정성적으로는 저축은행에 대한 공신력이 높아져 금융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예보한도가 1억원까지 확대됐다는 점은 예금 상품 판매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예보한도 확대로 저축은행 입장에선 조달원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며 "일부 저축은행을 향한 '머니무브'를 기대하는 전망도 있으나 예금은 철저히 금리에 따라 움직이므로 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