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외형 줄어든 디티씨, 루멘스 인수 돌파구 기대매출 감소 불가피, 풍부한 가용자원 발판 외부투자 '관심'
양귀남 기자공개 2024-11-22 08:33:23
[편집자주]
코스닥 상장사는 인수합병(M&A) 시장에 수시로 등장한다.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원매자를 자처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경영악화로 인해 매각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상황에 따라 연간 수차례 손바뀜이 일어나는 곳도 더러 있다. M&A를 통해 한단계 올라서거나 아예 회생불가능한 상황에 처하는 등 사례는 각양각색이다. 더벨이 매물로 출회된 코스닥 상장사의 기회 요인과 리스크를 함께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티씨(옛 디스플레이텍)의 본업이 한계에 다다른 모양새다. 한때 삼성전자 주요 벤더로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중소형 LCD 모듈 수요가 감소하면서 매출액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추세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루멘스 인수를 추진하면서 시장 관심이 몰리고 있다.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티씨는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8억원, 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93억원, 18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외형이 눈에 띄게 줄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3분기 기준 LCD 모듈 제품 매출액은 25억원에 불과했다. 매출액의 71%가 임대업에서 발생했다. 본업인 LCD 모듈 사업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디티씨는 지난 1998년 설립돼 휴대폰용 LCD 모듈을 전문으로 제작, 판매한 업체다. 특히, 삼성전자를 주요 거래처로 두면서 2010년대 전후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에는 매출액 535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영업 정책에 따라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타긴 했지만 지난 2021년까지는 1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후 스마트폰에 LCD 모듈 대신 OLED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LCD 모듈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지난 2022년부터 매출액이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올해 직격탄을 맞았다.
디티씨도 LCD 모듈 시장의 축소를 의식해 지난 2019년부터 신사업을 추진했다. 위생용품을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일찍 접었다. 최근 들어 유일하게 힘을 내고 있는 사업이 임대사업이다. 임대사업은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아 흑자를 유지하는 것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임대사업 확대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우선 외부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보유한 자원을 바탕으로 외부 투자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상장사를 중심으로 지분을 취득하고 있다. 오스코텍, 하이딥을 비롯해 유한양행 등의 지분을 일부 취득했다. 매매를 반복하면서 일부 수익을 얻기도 했지만, 주목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디티씨가 새롭게 꺼내든 카드는 인수합병(M&A)이다. 완성돼 있는 상장사를 인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모양새다. LED, LGP, 전장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루멘스 인수를 예고했다. 사업영역 확대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티씨는 루멘스 인수에 약 26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거래 종결일은 내년 1월 3일로 예정돼 있다.
디티씨가 과감하게 수백억원을 투자할 수 있는 이유는 2010년대 전후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며 쌓아둔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디티씨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 보유액이 702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은 1553억원이다. 부채비율은 3.6%에 불과하다.
루멘스 인수를 완료한다면 디티씨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루멘스는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88억원, 29억원을 기록했다. 디티씨 입장에서는 흑자가 나는 안정적인 상장사를 인수해 외형까지 키울 수 있는 기회다.
디티씨 관계자는 "LCD 사업의 경우 향후 방향성에 대해 회사도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위해 루멘스 인수에 나선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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