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루멘스, 경영권 프리미엄 105% 책정 근거 '현금 곳간'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 520억, 탄탄한 기초체력 '주목'
양귀남 기자공개 2024-11-20 14:51:26
[편집자주]
코스닥 상장사는 인수합병(M&A) 시장에 수시로 등장한다.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원매자를 자처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경영악화로 인해 매각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상황에 따라 연간 수차례 손바뀜이 일어나는 곳도 더러 있다. M&A를 통해 한단계 올라서거나 아예 회생불가능한 상황에 처하는 등 사례는 각양각색이다. 더벨이 매물로 출회된 코스닥 상장사의 기회 요인과 리스크를 함께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3: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물로 나온 루멘스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105% 수준으로 책정됐다. 일각에서는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원매자 입장에서 루멘스의 현금 보유량과 기초체력을 고려했을 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고 내다봤다.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멘스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인 루멘스홀딩스와 특수관계인 이경재 루멘스 대표, 김수연 씨가 지분을 전부 매각할 예정이다.
양수인은 코스닥 상장사 디티씨(옛 디스플레이테크)로, 1주당 2812원에 총 924만6637주를 양수할 계획이다. 총 260억원 수준의 계약이다. 잔금 납입일은 거래 종결일로 예정돼 있는 내년 1월 3일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후하게 매겼다는 점이다. 디티씨의 외부평가기관 평가의견서에 따르면 루멘스 기준시가를 바탕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은 약 105% 수준으로 책정됐다. 통상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은 자율의 영역이긴 하지만 루멘스 주가가 수년간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정도 프리미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디티씨 입장에서는 믿는 구석이 있다. 기존 경영진에게 프리미엄을 주더라도 인수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안정적인 현금 보유량이 매력적이다.
루멘스는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이 531억원에 달한다. 디티씨가 인수를 완료한다면 현금 보유량을 고려했을 때, 프리미엄이 아깝지 않은 수준이다.
추가로 외형 확장까지 기대할 수 있다. 디티씨는 LCD 모듈 제작, 판매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감소하는 실적이 고민거리였다. 중소형 LCD 모듈 수요가 감소하면서 덩달아 디티씨의 외형도 축소됐다.
디티씨는 지난 2021년 매출액이 1359억원을 기록했지만, 해가 거듭할수록 매출액이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346억원까지 축소됐고,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이 1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디티씨 입장에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루멘스는 여러모로 디티씨 입맛에 딱 맞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풍부한 현금 뿐만 아니라 재무상태도 건전한 편이고 실적도 안정적이다. 결손금이 올해 3분기 말 기준 215억원이 쌓여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결손금을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부채비율도 50% 밖에 되지 않아 채무 부담도 크지 않다.
루멘스는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88억원, 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흑자 전환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2010년대 후반 적자가 이어지며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재차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루멘스는 LED사업과 LGP사업, 전장 사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LED 사업부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에서 61.2%를 차지하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디티씨는 올해 하반기들어 루멘스 인수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6월 루멘스 지분 매집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디티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디티씨는 지난 6월 루멘스 지분 49만4123주를 취득했다. 이후 추가 취득을 통해 최근 기준 97만66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로 환산하면 2.03%다. 구주 양수도 계약이 원활하게 마무리된다면 디티씨는 총 21.2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디티씨 관계자는 "인수 이유는 공시에 나와있는대로 사업영역 확대와 성장동력 확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의 경우에도 외부평가기관의 평가의견서에 기반해 책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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