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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 보드]신동빈 롯데 회장, 줄어든 겸직에도 무거워진 책임2017년 10곳→ 현재 4곳으로 감소…핵심만 남겼다

김슬기 기자공개 2024-11-26 08:21:08

[편집자주]

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관계로 엮여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14: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들어가 있다. 2017년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하면서 롯데지주가 출범했고 이후 줄곧 지주사의 대표이사로 등기임원직을 수행해 왔다. 최근 유동성 위기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롯데케미칼도 마찬가지다.

신 회장은 과거 대비 등기이사 겸직이 많이 줄었으나 주요 계열사에 대해선 여전히 미등기임원으로 있는 만큼 과거에 비해 영향력이 줄었다고 볼 수는 없다. 최근 지주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발 빠른 대응이 가능했던 데에는 강력한 리더십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 신 회장, 롯데지주·웰푸드·케미칼·칠성음료 대표로 책임경영

올해 3분기말 기준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롯데케미칼·롯데칠성음료의 대표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에서는 등기임원으로 있지 않지만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시작한 2017년만 하더라도 신 회장의 겸직은 휠씬 더 많았다. 당시 롯데지주·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롯데쇼핑·롯데건설·롯데칠성음료·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사내이사,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 운영사)의 기타비상무이사, 롯데문화재단 이사 등을 겸하고 있었다.

이듬해에는 롯데웰푸드의 대표이사도 겸하면서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곳이 10곳이었다. 10대 그룹 총수 중에서 겸직이 가장 많은 인물이기도 했다. 2019년까지도 겸직 체계가 유지됐지만 수차례 논란이 일면서 2020년에는 호텔롯데 대표와 롯데쇼핑·롯데건설·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 롯데문화재단 이사에서는 물러났다.


◇ 핵심 계열사 경영 챙긴다, 발 빠르게 한목소리로 대응

현재 신 회장이 등기이사로 있는 롯데케미칼(AA0), 롯데웰푸드(AA0), 롯데칠성음료(AA0)는 그룹 신용도를 지지하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롯데그룹 매출 절반 이상 화학과 유통 쪽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들 기업의 신용등급을 고려해 계열지원가능성을 가늠하게 된다.

결국 이들 기업의 연결고리인 신 회장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석유화학 업황 부진 등이 겹치면서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줄어드는 중에도 계열사 채무보증에 적극적이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3년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 제공은 3조1550억원이었다. 호텔롯데는 7조8580억원이었다.

특히 롯데건설에 대한 지원이 올해까지 이어졌다. 일례로 올해 2월 2000억원 규모의 롯데건설 공모사채 발행이 가능했던 것도 롯데케미칼의 보증이 있어서였다. 실제 올해 1월 롯데케미칼 이사회는 롯데건설 발행 공모사채에 대한 지급보증 제공 승인의 건을 의결했고 신 회장 역시 이에 찬성했다.

당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사 PF 유동성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롯데건설의 기업가치 하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후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7월과 10월 롯데케미칼의 보증 없이 공모사채 등을 진행,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근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일부 회사채의 재무 약정 위반과 관련해서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회사 측은 "10월말 기준 활용 가능한 보유 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 상당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차원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도 15조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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