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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전협상제도 성과 점검]르메르디앙 호텔, 최대 인센티브 받고 1년내 완료용적률 860.5%까지 높여 사업성 개선…내년 상반기 건축허가 예정

박새롬 기자공개 2024-11-28 07:55:55

[편집자주]

서울시가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한 지 15년이 지났다. 용도지역 상향 등으로 민간사업자의 사업성을 높여주고, 개발이익 일부를 공공기여로 확보함으로써 민간 개발사업의 활성화와 도시균형발전을 동시에 촉진하는 '좋은 개발'을 목표로 한다. 그동안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활성화 된 민간개발사업 사례를 짚어보고 현재 진행 중인 사전협상 대상지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개발사업은 서울시 '건축혁신형' 사전협상이 적용된 첫 사례다. 기존 사전협상 인센티브에 더해 '건축혁신형'으로 개발될 경우 민간사업자에게 용적률 등 추가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서울시와 사업자 간 사전협상 과정은 6개월 안에 마무리됐고, 건축혁신형 개발을 위한 심의 준비에 추가로 6개월이 소요돼 빠르게 지구단위계획 결정고시까지 완료된 사업이다.

◇기존 사전협상에 건축혁신 인센티브까지 추가

현재 서울시는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개발사업에 대한 건축심의 이후 인허가 절차를 구청으로 넘겨주기기에 앞서 내부 협의를 마무리 중이다. 사업시행자는 내년 상반기 중에 강남구에 건축허가를 신청하고, 건축허가를 받으면 바로 착공에 돌입할 수 있도록 현재 철거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개발사업은 지난달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 내년 상반기 이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청에서도 내년 상반기 전후로 허가를 내주고 바로 착공할 수 있도록 절차를 계획하고 있다"며 "기존 건물 철거에도 6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철거와 인허가, 착공 절차에 뜨는 시간이 없도록 사업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업은 서울시 '건축혁신형 사전협상'이 최초로 적용된 곳이다. 기존 사전협상 제도에서 부여하는 인센티브보다 더 많은 혜택을 줘 사업성을 크게 높여준 케이스다. 사전협상이 마무리된 이후 창의혁신디자인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용적률과 건폐율을 추가로 완화해준 것이다.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해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면 관계법령에 따른 추가 규제 완화가 가능하다. 도시건축 창의·혁신디자인 시범사업 선정시 건폐율 최대 70%와 용적률 최대 856.2%까지 추가로 완화받을 수 있다. 사전협상 이후 별도의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완화 범위가 결정된다.

기존 사전협상으로 진행되는 개발사업의 경우 공공기여 계획을 준수한다는 가정 하에 상한용적률은 750% 이하였다. 르메르디앙호텔 개발사업은 여기서 창의·혁신디자인을 적용해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며 최대 106.2%를 추가로 높일 수 있게 됐다. 최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해 이 사업 용적률은 750%에서 106.2%가 추가된 856.2%로 확정됐다. 건폐율도 기존 최고 60%에서 68.99%까지 높였다.

사전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사업은 서울시 '도시건축창의혁신디자인 시범사업' 공모에도 지원을 하게 되며 최초로 건축혁신형 사전협상 인센티브까지 추가로 받게 됐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도미니크 페로의 창의적 건축디자인이 적용돼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시행자 웰스어드바이저스가 납부할 공공기여 규모 총 2858억원 가운데 80%에 달하는 2341억원의 현금 기여분은 균형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투입된다. 나머지 517억원은 주차장, 키즈카페, 평생교육센터, 가족지원센터 등 강남구 내 지역 필요시설을 조성하는 데 쓰인다. 특히 르메르디앙호텔 개발사업으로 받게 될 현금 공공기여분은 서울시가 강남구가 아닌 타 자치구에 '균형개발 재원'으로 쓸 수 있게 된다.

이미 주민 공공시설, 기반시설이 충분한 강남에서 사전협상 민간개발을 통해 얻은 공공기여금을 기반시설 확충이 시급한 타 자치구에 활용할 수 있다. 사업시행자는 착공하는 시점에 이를 서울시에 납부해야 한다. 서울시 입장에서도 건축혁신형 사전협상을 통해 사업성을 대폭 높여줘 착공까지 속도를 내게끔 지원할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웰스어드바이저스 관계자는 "종전 도시계획에 맞춰 건물을 짓게 되면 기존 르메르디앙 호텔과 대동소이한 정도로 지을 수밖에 없는데 서울시 사전협상 제도 취지에 맞게 복합용도로 건물을 지으며 용적률, 높이를 조정할 수 있어 실효성을 체감한다"며 "사업자 입장에서 공공기여 금액은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업성이 개선되고 창의적인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큰 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내년 6월 말 브릿지론 만기…웰스어드바이저스·현대건설 협력

르메르디앙호텔 부지 복합개발사업은 강남구 역삼동 602 일원 사업부지 1만362.5㎡에 연면적 13만3165㎡, 지하 8층~지상 36층 규모로 오피스텔(132실), 호텔(65실),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을 갖춘 복합시설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웰스어드바이저스가 특수목적법인(SPC)인 마스턴제116호강남프리미어프로젝트금융투자를 설립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SPC의 주주는 △웰스어드바이저스(55%) △현대건설(29.99%) △마스턴투자운용(5%) △메리츠증권(4.01%) △메리츠화재(3%) △메리츠캐피탈(3%) 등으로 구성된다.

2021년 말 마스턴제116호강남프리미어PFV가 사전협상 대상지 선정을 신청함에 따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을 거쳐 2022년 5월 대상지에 선정됐다. 사업자가 2022년 9월 말 사전협상 제안서를 접수한 뒤 서울시가 관련 부서 협의 등 내부 검토를 거쳐 이듬해 1월 사전협상에 본격 착수했다.

웰스어드바이저스와 서울시는 '협상조정협의회'를 통해 세부 개발 계획을 검토하고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발생하는 공공기여 내용을 협의했다. 사전협상을 시작한 지 6개월 이내인 2023년 6월 협상을 마쳤다. 같은해 12월 28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해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확정했다.

서울시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며 자금조달도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지난 9월 27일 브릿지론 만기가 돌아와 내년 6월 27일까지로 연장하는 리파이낸싱이 진행됐다.

웰스어드바이저스와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9월 대주단과 7700억원 규모의 최초 대출약정을 체결한 이후 3년간 만기를 연장해왔다. 지난해에는 브릿지론 규모가 8800억원까지 늘었다. 선순위 5300억원, 중순위 2000억원, 후순위 1500억원으로 구성됐다. 지난 9월에는 기존 8800억원에서 선순위 한도를 700억원 더 늘려 총 9500억원을 조달했다.

웰스어드바이저스는 2007년 7월 설립된 부동산 디벨로퍼로 김재연 대표가 웰스어드바이저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공공사업에 편입되는 토지에 대해 소유주들에게 현금 대신 개발한 땅으로 보상해주는 제도인 '대토보상'을 통한 개발사업에 강점을 지닌 시행사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웰스어드바이저스는 현대건설과 다수의 사업을 함께 진행해왔다. 2013년 11월 힐스테이트 에코 마곡 사업을 통해 현대건설과 본격적으로 협업하기 시작했다. 이후 힐스테이트 에코 미사, W타워 구리, 센트럴타워Ⅰ, Ⅱ 등 다수의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2018년에는 현대건설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삼성물산 물류센터를 약 2300억원에 사들여 '현대지신산업센터 가산 퍼블릭'으로 개발했다.

르메르디앙 서울은 1995년 리츠칼튼 호텔로 개업해 20여년간 강남권 대표 특급호텔로 운영돼왔다. 이후 2017년 총 1100억원을 들여 건물을 리모델링해 르메르디앙으로 새로 개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버닝썬 사태' 등 악재가 이어지며 경영난으로 2020년 4월부터 매각 절차에 나섰다. 2021년 1월 웰스어드바이저스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약 7000억원에 호텔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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