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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CFO 성과 분석]홍종수 롯데건설 상무, 재무건전성 개선 '총력'유동성 위기 해소 안간힘…부채비율·우발채무 감축 집중

박새롬 기자공개 2024-11-18 07:49:28

[편집자주]

2022년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는 국내 건설사들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어진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지방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는 건설업황 악화를 더욱 가중시켰다. 지난 2년간 건설사들의 재무라인도 분주한 행보로 불황에 맞섰다. 다운 사이클로 접어든 건설 경기 속에서 주요 건설사들이 택한 생존 전략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더벨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요 건설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전략과 재무적 성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08: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이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재경부문장으로 부임한 홍종수 롯데건설 상무는 PF 차입금과 우발채무 규모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 PF 사업 관련 재무 건전성 개선을 무난하게 이뤄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롯데건설은 올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100%대까지 낮추고, 우발채무를 3조원대로 개선할 계획이다. 각종 재무지표를 유동성 위기 이전으로 개선한다는 목표다. 지난해부터 이뤄온 PF 우발채무 감축, 차입금 축소를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실현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채비율 개선·채무상환 노력…PF 부실 사업장 정리 기조

롯데건설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부채비율은 100%대로, 우발부채는 3조원대로 개선될 예정이다. 총 차입금 규모도 지금대로라면 1조원대 후반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4.9%로, 지난해 말 235.35%에서 개선됐다. 롯데건설은 부채비율이 연말까지 100%대로 개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 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5조4589억원으로, 작년 말 6조2157억원보다 7568억원(12%)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 6조521억원보다는 9.8% 줄었다.

지난해부터 차입금을 꾸준히 줄여온 영향이다. 작년 상반기 2조9721억원에서 올 상반기 2조4495억원으로 1년새 약 5226억원의 차입금을 갚았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2조8090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반 년 사이에도 약 3595억원을 갚은 것이다.

앞서 롯데건설의 2022년 상반기 말 총차입금은 1조2948억원에서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그해 말 총차입금은 3조8971억원까지 증가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말 2조8090억원으로 한 해 동안 차입금이 1조원 넘게 줄었다. 비슷한 속도라면 올 연말까지 1조원 후반대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롯데건설 측 설명이다.

롯데건설은 또 우발채무 관리를 위해 미착공 브릿지론 현장에 대한 본PF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본PF 전환 및 상환으로 우발채무 2조원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건설의 단독사업 PF 보증 규모는 4조5082억원이며 이중 브릿지론 현장은 3조6973억원으로 82%에 해당한다. 작년 말 4조8321억원 가운데 브릿지론 현장이 4조7411억원으로 98%를 차지했던 것보다 비중이 줄었다. 정비사업 관련 PF대출 보증이 들어간 현장은 작년 말 18건에서 올 반기말 11건으로 줄었다.

앞서 롯데건설은 정비사업의 분양 및 착공 등을 통해 브릿지론의 본PF로 전환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1조4000억원 규모의 본PF를 성사시켜 PF 우발채무 1조2000억원가량을 줄인 바 있다.

롯데건설은 PF 부실 우려가 높은 개발 사업장을 정리하는 기조다. 지난 9월 도급액 2800억원 규모의 대전 유성구 도안지구 오피스텔 개발사업의 시공권을 포기했다. 시행사 도안미래홀딩스에 보증한 300억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음에도 장기간 본PF 전환이 어렵고 대출연장만 이뤄지는 등 사업 진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발을 뺐다.

롯데건설이 신용공여를 제공한 전북 전주시 대한방직 부지 개발사업도 시행사가 대출약정을 이행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 위기가 도래하자 최근 대출액 1046억원을 대리 변제하며 자금 회수에 나섰다.

이처럼 재무구조 개선과 PF 우발채무를 축소하는 가운데 실적 방어에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건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연결기준 전년 동기(3조671억원) 대비 30.4% 증가한 4조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1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106억원보다 0.5% 늘었다. 특히 올 2분기에는 분기 매출만 2조1058억원, 분기 영업이익 713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매출 1조8950억원, 영업이익 398억원에서 3개월 사이에 각각 11%, 79% 증가한 수치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3.6%에서 올해 상반기 2.8%로 0.8%p 떨어졌다. 매출원가 증가 폭이 컸던 영향이다. 올 상반기 매출원가는 연결 기준 3조776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조7893억원)보다 35.7% 늘었다.

롯데건설은 재무 전문가 출신인 박현철 부회장(대표이사)과 홍종수 상무를 주축으로 재무 건전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으로 근무하다 2022년 12월 CEO로 임명됐다.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선임된 박 대표는 오는 12월 8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취임 이후 재무상황이 개선돼 연임 여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1975년생인 홍종수 상무는 재무라인에서 승진 코스를 밟아온 재무통이다. 2000년 롯데건설 경리부 자금과에 입사해 롯데건설 재경부문 자금팀장, 투자금융관리팀장을 지냈다. 홍 상무는 지난해 말 임원인사 때 신임 재경부문장으로 발탁됐다. 롯데건설은 재경부문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한다.


◇지주사 수혈서 '홀로서기' 시도...재무안정성 강화는 과제

최근 롯데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재무안정성 개선에 대한 성과를 일부 인정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말 롯데건설은 2년물 1180억원, 3년물 500억원을 합쳐 총 168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 들어 세번째 회사채 발행이다.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 결과 2년물(1000억원)에서 1080억원, 3년물(500억원) 130억원의 주문으로 미달이 발생했다. 하지만 수요예측 이후 추가 청약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서 총 발행규모는 180억원 늘었다.

일부 트랜치에서 미달을 겪었지만 지난 7월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절반가량 미매각됐던 점을 고려하면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7월 무보증 일반공모 회사채를 발행했을 때는 수요예측에서 1500억원 모집에 나서 770억원 확보에 그쳤다. 당시 미매각 물량은 주관사단이 모두 떠안았다.

롯데건설은 2022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자금경색이 발생하며 그룹 계열사로부터 대규모 수혈을 받았다. 2022년 12월 2500억원어치 회사채와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4500억원 유동성을 확보했다. 2023년 1월에는 메리츠증권 주관으로 약 1조5000억원의 PF 관련 채권을 매각했다. 올해 2월에는 롯데지주 핵심 계열사들이 중심이 돼 조성한 부동산 PF 매입펀드인 '프로젝트 샬롯' 펀드를 통해 2조3000억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을 받았지만 하반기 들어 그룹 차원의 수혈을 기대하기 힘들어지자 '홀로서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는 지난 8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롯데케미칼도 누적 적자를 기록하는 등 그룹차원의 신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2021년 9월 이후 계열사 보증 없는 자체 회사채 발행을 3년 가까이 진행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서 7월에 이어 10월까지 두 차례 연속으로 계열사 지급보증 없이 공모채를 발행했다.

이처럼 그룹사 지원사격이 약화된 가운데 롯데건설의 재무안정성 강화 여부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부터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을 통해 차입금과 우발채무 규모를 축소해왔지만 앞으로 브릿지론 사업장의 본PF 전환이 원활히 이행되는지에 따른 우발채무의 실질적 감축 규모를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롯데건설은 연말까지 미착공 현장의 본PF 전환 시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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