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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아세아제지, 자산규모 대비 활발한 소위원회 '눈길'아사회내위원회 5개 운영…대표이사 의장 겸직·사외이사 비중 '아쉬워'

김현정 기자공개 2024-12-10 08:36:0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0: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세아제지는 이훈범 아세아 회장을 비롯해 이 회장의 동생인 이인범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등기임원인 만큼 경영상 법적책임도 짊어지는 바람직한 지배구조다. 다만 오너일가가 이사회 구성원 중 다수를 차지할 경우 이사회 의사결정 및 회사 경영활동이 오너 중심으로 돌아갈 위험도 있다. 이를 차단할 장치가 꼭 필요하다.

아세아제지의 경우 절반의 성과를 보였다. 오너가 이사회 의장이나 대표이사 등 의사결정의 중심 위치에서 빗겨 있어 어느 정도 독립성을 확보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통해 견제장치도 마련해놓았다. 다만 사외이사 비중이 29%에 불과하고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하는 등 이사회 구성의 취약점이 보였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역시 불투명, 깜깜이로 운영됐다.

◇255점 만점에 149점…대표이사=의장, 사외이사 비중 29% 불과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아세아제지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49점으로 산출됐다.


아세아제지는 6개 지표에서 평균 3점대(5점 만점)를 받는 등 무난한 수준의 이사회를 둔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작년 별도기준 자산 총계가 8100억원가량임에도 불구하고 2조원 이상인 회사가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기준들을 선제적으로 갖춰놓았다. 비슷한 자산 규모의 회사들 중에서는 선진적 지배구조를 보인 셈이다.

이 가운데서 ‘참여도’, ‘구성’, ‘경영성과’ 지표는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세아제지는 ‘참여도’ 지표에서 평균 5점 만점에 3.8점을 받았다. 우선 정기 이사회에 대한 이사 평균 참석률이 100%, 임시 이사회의 경우 92%로 5점 만점을 받았다. 이사회 의안 통지기간은 7일로 넉넉해 이 역시 5점으로 채점됐다. 작년 이사회 개최 횟수는 14회로 상당히 활발히 이뤄졌으며 이사회 내 위원회 개최 횟수도 5개 소위원회 모두를 합쳐 총 11회로 집계돼 5점을 부여받았다. 작년 사외이사 교육도 4회(5점)나 실시돼 이사진의 참여도를 높였다.

아세아제지 이사회 ‘구성’ 지표도 무난했다. 이사회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시키는 ‘이사회 내 위원회’를 총 5개(윤리경영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보상위원회·리스크관리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둬 5점을 받았다. 자산총계 2조원 미만의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다양한 소위원회를 갖춰놓았다. 모든 소위원회의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한 점도 긍정적이었다. 이 역시 5점으로 채점됐다. BSM(Board Skills Matrix)을 만들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홈페이지에 공시, 이사들의 경력 및 전문성을 관리하고 있는 점도 상당히 우수했다.

다만 유승환 대표이사 사장이 이사회 의장까지 맡고 있어 감점이 발생했다. 해당 항목에 2점이 부여됐다. 총 7명의 이사들 중 사외이사는 단 2명, 사외이사 비중이 29%에 그쳐 1점으로 채점됐다. 독립성 확보가 중요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도 이현탁 사내이사(대표이사 전무)가 포함돼 3점으로 평가됐다.


‘경영성과’도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특히 재무건전성 항목이 돋보였다. 차입금 비중이 낮고 보수적경영 기조를 유지한 덕분이었다. 부채비율(23.35%)과 순차입급/EBITDA(-0.74%), 이자보상배율(25.99배) 등 모두 평균치(91.96%, 1.12%, 9.72배)를 상회해 각각 5점이 부여됐다. 경영성과 항목 중에서는 매출 성장률(-11.24%)과 영업이익 성장률(-19.98%)은 평균치를 하회(1점)했으나 ROE(9.8%), ROA(7.78%)는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어 5점이 부여됐다.

투자 항목 중에는 배당수익률(5.87%)이 평균치(1.42%)를 크게 상회해 5점이 부여됐다. 다만 PBR·주가수익률·총주주수익률(TSR)은 각각 0.41%, 8.84%, 15.2%로 평균치(2.38%, 25.74%, 27.64%)보다 낮아 각각 1점이 부여됐다.


◇잘 갖춰놓은 소위원회 중 '감사위원회 부재' 아쉬운 부분

‘견제기능’은 다소 미흡했다. 9개 문항에 대해 평균 2.8점이 부여됐다. 무엇보다 감사위원회가 부재해 여러 문항에서 감점이 발생했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가 64%로 미등기임원의 보수가 어느 정도 규모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3점이 부여됐다. 그럼에도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있는 점,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을 이사회에서 마련하고 있는 점, 내부거래위원회를 통해 회사의 내부거래를 이사회에서 통제하고 있는 점 등이 높은 점수(5점)를 받았다.

‘정보접근성’ 역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2.7점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공개했으나 홈페이지엔 공개하지 않았고, 이사회 의안 내용이 구체적이 않아 각각 3점이 주어졌다. 주주환원정책이나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하지 않아 1점으로 평가됐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가 전혀 공개되지 않아 이 역시 1점으로 채점됐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53.3%로 3점을 받았다.


‘평가개선프로세스’는 총 7개의 문항이 평균 2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및 개별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시스템이 전무해 관련 항목에서 모두 1점이 채점됐다. 이사회에 대한 외부평가는 물론 내부평가, 자기평가도 없었고 개별 사외이사들에 대한 평가도 이뤄지지 않았다. 평가가 없으니 개선안도 없었고 평가 결과를 재선임에 반영할 수도 없었다. 이사회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은 B+등급으로 4점이 주어졌다.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5점이 부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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