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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CEO 인사 코드]줄어든 부회장단, 좁아진 승진길②2018년 부회장단 6명에서 세대교체 후 2명으로 축소

김위수 기자공개 2024-12-09 08: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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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으로 기업 경영에도 적용되곤 한다. 기업을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배치해야 한다는 식이다. 인사를 통해 기업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는 곳은 LG그룹이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인사 기조가 달라진 모습이다. 더벨이 구광모호 LG그룹의 인사 코드를 분석하고 LG그룹을 파헤쳐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회장은 그룹의 최고 실세로 통한다. 오너 경영인인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들이다. 회장의 뜻에 따라 그룹의 미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경영활동을 실질적으로 총괄해야 하고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오너 공백'이 발생하면 그룹을 이끌어야 한다.

LG그룹에도 부회장단이 적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구광모 회장이 그룹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한 이래 그룹 부회장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사장급 임원의 승진길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좁아진 모습이다.

◇사라진 부회장단, 구광모호 연착륙

구 회장이 처음으로 선임된 2018년 당시 LG그룹 주요 계열사 CEO 중 대부분이 부회장이었다. 8개 주요 계열사 중 6곳의 계열사 대표이사가 부회장이었다.

사명에 'LG'가 포함된 9개 상장사(㈜LG·LG전자·LG화학·LG생활건강·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LG헬로비전)와 상장을 준비 중인 LG CNS 등 총 10개사를 주요 상장사로 봤다. 당시 LG헬로비전은 LG그룹 편입 전이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설립되지 않았다.

'구광모 시대'가 열리기 전부터 부회장을 맡았던 인물들은 2023년 권영수 전 부회장의 용퇴로 모두 LG그룹에서 물러났다. 부회장들은 곧장 퇴임하지 않았다. 각 계열사에서 남은 임기를 보내기도, 이사회 의장으로 한발 물러나 조력자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권영수 전 부회장의 경우 2021년부터 2년여간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동해 핵심 사업인 배터리 사업이 자리를 잡도록 역량을 펼쳤다. 기존 부회장들이 급작스레 회장 자리에 오른 구 회장을 보조하다가 물러나는 자연스러운 형태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부회장은 단 두 명이다. '부회장단'이라고 부르기에 무색한 숫자다. 현재 LG그룹에 남아있는 부회장은 구 회장이 직접 영입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구 회장 체제의 유일한 부회장 승진자인 권봉석 부회장뿐이다.


◇대규모 부회장단 없을 듯

신학철 부회장과 권봉석 부회장은 각각 그룹에서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지만 완전히 다른 분류에 속하는 경영인이다.

1호 영입인재인 신 부회장은 그 자체로 구 회장의 LG를 상징한다. 소재·부품 사업에 대한 전문성,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그룹의 주력 사업인 화학업의 재편을 이끌고 있다. 반면 권 부회장은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 입사로 LG그룹과 연을 맺은 정통 LG맨이다. 전략 업무에서 전문성을 쌓은 '전략통'으로 그룹 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구 회장 취임 이후 전략통 경영인, 사업 밀착형 경영인에 대한 CEO 중용이 늘어났다.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기도 했지만 그룹 내부 인재들도 여전히 약진하고 있다. 어찌 보면 신 부회장과 권 부회장은 여러모로 구 회장이 선호하는 각각의 경영인상 중 가장 특출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정말 마음에 드는 2인 만을 부회장으로 두고 있는 셈이다. 사장급 임원들의 승진은 더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LG그룹 부회장단을 이전과 같이 대규모로 운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적은 숫자의 부회장을 두는 것은 최근 그룹들의 경영 트렌드다. 오너 3~4세 젊은 경영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실리적인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업에 전문성을 보유한 사장단을 두고 직접 소통하며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 회장 자체로도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추구하는 스타일의 경영인이다. 회장보다는 대표라는 호칭을 선호한다. 취임 직후 보고보다 토론이 우선이 되는 회의 방식을 만들었다. 또 자율 복장 제도를 도입한 점에서도 구 회장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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