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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양자보안' 엑스게이트, 구글·IBM 발표에 주가 탄력양자컴 상용화 경쟁 중인 빅테크, 보안 수혜주 '부각'

이종현 기자공개 2024-12-23 08:30:4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8:5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엑스게이트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8월 저점을 기록한 뒤 우상향을 시작했는데요. 12월 들어서는 기존 주가 대비 2배 수준인 1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보안 기업인 엑스게이트의 주가는 장기간 횡보했습니다. 연초 6000원대에서 출발해 지난 8월 5일 31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습니다. 이날은 코스닥 지수가 8% 이상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날이기도 합니다.

8월 이후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1월대에는 연초 수준까지 반등했는데요. 주가 상승 곡선이 더욱 가팔라진 것은 12월 10일부터입니다. 10일 전거래일 대비 4.58% 상승에 이어 11일과 12일에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13일 일부 조정을 거쳤고 16일에는 21.64% 상승하며 1만원대에 안착했습니다.

주가 상승은 구글이 양자 칩 '윌로우'를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엑스게이트는 지난해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탑재한 가살사설망(VPN) 제품 Q-VPN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바 있습니다. 시장에서 양자컴퓨터 관련 기업으로 인식되면서 구글의 발표 이후 기대가 집중됐습니다.

기대감은 곧 거래량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12월 엑스게이트의 일평균거래량은 1199만4570주로 1000만주를 넘었습니다. 지난 11월 일평균거래량은 261만8297주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감지됩니다. 8월부터 11월까지는 개인 투자자는 4197주를 순매수하고 외국인 투자자는 3153주를 순매도했습니다. 기관 거래량은 0입니다. 눈에 띄는 투자 주체가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12월 들어서는 개인 투자자가 103만3922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도 단기 투자를 반복하며 2만4858주를 순매도했는데요. 이에 반해 기관 투자자는 105만3596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엑스게이트는 2010년 설립된 네트워크 보안 전문 기업입니다. 국내 VPN 점유율 1위로 통합위협관리(UTM), 침입방지시스템(IPS) 등 보안 제품을 개발·판매하고 있습니다. 2023년 2월 대신밸런스제10호기업인수목적과의 합병을 통한 스팩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습니다.

보안이 중요한 기업·기관의 경우 그 조직만을 위한 전용회선을 이용하곤 하는데요. 전용회선은 높은 보안성과 안정성, 가용성을 담보하는 대신 비쌉니다. 여기서 VPN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VPN은 암호화와 네트워크 접근제어 등 기술을 이용해 인터넷회선을 이용하면서도 전용회선과 같은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사무실 바깥에서 근무해야 할 때 흔히 사용되는 것이 VPN이기도 합니다.

VPN만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안이라는 영역 특성상 구간별로 다양한 제품을 필요로 하는데요. 엑스게이트는 방화벽과 VPN, IPS 등 기능을 통합한 UTM을 핵심 매출원으로 유무선통합보안, 원격전원제어, 통합관리시스템(TMS), 보안소켓계층(SSL) 가시성 등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기업·기관의 보안 환경을 관제해주는 아웃소싱 사업도 수행합니다.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는 양자보안 사업은 2023년 본격화했습니다. 주력 제품인 VPN에 QRNG 칩을 장착한 것이 특징인데요. QRNG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일반 난수생성기와 달리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이용해 암호를 만듭니다. 이는 양자컴퓨터도 뚫어내지 못하는 암호 체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지난해 엑스게이트는 양자 기업 IDQ의 QRNG 칩셋을 자사 VPN 제품에 연동한 Q-VPN을 SK텔레콤과 함께 발표했습니다.

엑스게이트의 이런 사업 특성이 구글의 양자 칩 발표와 맞물려 주가 상승을 일으켰습니다. 구글은 IBM과 함께 양자컴퓨터 시장의 양대 기업으로 꼽히는데요. 구글이 최근 공개한 윌로우는 105개 큐비트를 탑재해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10.7조년이 걸리는 문제를 5분 만에 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구글과 IBM 모두 2030년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목표로 선두 경쟁을 펼치는 중입니다.


커지는 기대와 달리 엑스게이트의 올해 사업 실적은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습니다. 상반기까지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8% 줄면서 역성장하게 됐는데요.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에 따라 공공사업이 부진한 영향입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억원에서 -16억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습니다. 다만 실적 상당수가 4분기에 집중되는 엑스게이트의 특성을 고려하면 적자 마감을 걱정하긴 이릅니다. 엑스게이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를 기록했지만 연간 41억원 흑자로 사업을 마감했는데요. 엑스게이트는 설립 후 지금까지 13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Market View

엑스게이트에 대한 최근 증권사 리포트는 지난 9월 교보증권에서 발행됐습니다. 김민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QRNG 활용'이라는 제목으로 엑스게이트의 양자 관련 기술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엑스게이트에 대해 "QRNG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보안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양자컴퓨팅의 위협으로부터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양자컴퓨터가 개발·상용화된 후 양자암호를 적용하는 것은 이미 늦은 것을 인지해 선제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내 VPN 시장에서의 높은 점유율도 언급했는데요. 김 연구원은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VPN 구축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사물인터넷(IoT),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로 VPN의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향후 양자컴퓨팅 시대에도 대응 가능한 차세대 VPN 솔루션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엑스게이트의 핵심 키맨은 공동 창업자인 주갑수 대표와 김태화 부사장인데요. 둘은 2001년 넥스지라는 보안 기업을 공동 창업하고, 이후 넥스지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자 엑스게이트까지 함께 창업하는 등 2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더벨은 엑스게이트 측에 최근 주가 상승과 사업 전략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는데요. 회사 IR을 담당하는 강명진 사업관리부 상무를 통해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최근 주가 상승은 구글의 양자 칩 발표의 영향이 맞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양자컴퓨팅이 곧 상용화될 거라는 말이 나오곤 하는데, 아직은 시기상조다. 구글이나 IBM이 도입한 초전도 방식은 절대온도, -273℃에서 동작한다. 이온 포집 방식을 취하는 아이온큐는 아직 기존 컴퓨터를 능가하는 성능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나친 시장 기대를 경계했습니다.

그는 동시에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돼야 Q-VPN 판매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며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된 이후라면 늦다. 그 전에 대비해야 한다. 보안 중요도가 특히 높은 일부 기업이나 기관 등에는 이미 제품이 납품됐다. 이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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