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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아, 후이즈 인수 잔금 조기납부 '공정위 벽 넘을까' 도메인 시장 급변에 서둘러 절차 마무리, 시장 1·2위 사업자 통합 장벽

최현서 기자공개 2024-12-27 07:18:2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비아가 인터넷 도메인 등록 사업을 영위하는 경쟁사 '후이즈' 이분 인수 잔금을 모두 치르며 내년 초 마무리하겠다던 절차를 서둘러 끝냈다. 'ai.kr'과 같은 새로운 인터넷 주소 형식 등록 허가로 도메인 시장에 급작스런 변화가 감지된 영향이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이란 벽이 남아 있다. 가비아와 후이즈는 각각 도메인 시장 1·2위 사업자다. 도메인 시장 주도자들의 합병은 그동안 유례가 별로 없었던 일인 만큼 이번 결과에 대한 업계 관심이 몰린다.

◇21년만에 변하는 도메인 등록 대행 사업 대응

26일 업계에 따르면 가비아는 최근 후이즈가 발행한 지분 100% 인수 절차를 마쳤다. 가비아가 취득한 주식은 총 128만8695주다. 주식 취득에는 총 201억5000만원을 썼다. 지난해 연결 기준 자기자본 3065억원 대비 6.6%에 해당하는 규모다.
출처-가비아 홈페이지
애초 가비아는 후이즈 주식 인수 중도금을 이달 20일, 잔금을 내년 2월에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달 중 모든 금액을 지불했다.

가비아는 후이즈 인수 절차를 서둘러 마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도메인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일정보다 절차를 빠르게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등록 도메인을 관리하는 공공기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국가 도메인 'ai.kr', 'it.kr' 등 4종을 신규 도입하고 이달 3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법인 등 상표권자 우선 등록을 진행한다. 내년 3월 5일부터는 일반인도 상표권을 신청할 수 있다.

21년만에 추가되는 새 kr 주소다. 2003년 군 전용 인터넷 주소 'mil.kr' 이후 새로운 형식의 주소는 없었다. 국내에도 AI 스타트업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IT 법인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도메인 등록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비아가 후이즈의 인수를 서두른 것도 이같은 흐름에 서둘러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경쟁자에서 가족으로, 관건은 '규제 넘기'

가비아는 도메인 등록 시장에서 라이벌 관계이기도 하지만 한때 후이즈의 탄생을 도왔던 '은인'이기도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1998년 이청종 후이즈 창업자(현 후이즈 회장)는 법인 설립 전 김홍국 가비아 대표에게 도메인 등록대행 사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 창업자는 김 대표가 다녔던 연세대학교 후배다. 사업 전부터 이 창업자와 인연이 있었던 김 대표는 그에게 가비아 사무실을 한 칸 빌려줬다. 김 대표의 도움 덕에 이 창업자는 1999년 후이즈 도메인을 등록할 수 있었다.

이후 양사는 도메인 등록 시장에서 1위 싸움을 해오며 라이벌 관계가 됐다. 2011년부터는 가비아가 후이즈를 앞지르고 1위를 지키기 시작했고 격차는 점차 벌어졌다.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2010년 7월 가비아는 모바일 도메인 등록 사업을 시작했다.

업계는 모바일 사업 시작을 기점으로 가비아의 시장 내 지위가 훨씬 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세부 통계는 확인되지 않지만 업계는 가비아가 도메인 등록 시장 내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이즈는 2위 사업자로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양사 합병을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문턱을 넘는 게 관건이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기준에 따르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추정 요건에 해당 △당해 거래분야 1위 △시장 점유율이 2위인 회사와 25% 이상의 차이를 보인 법인의 합병은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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