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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매출 대신 상생 선택…교환권 수수료 인하 환불 수수료도 개선 추진…커머스 실적 축소되나

노윤주 기자공개 2024-12-27 07:18:29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모바일상품권 시장 상생을 위한 수수료 인하에 나선다. 정부와 민간 이해관계자 간 오랜 논의 끝에 나온 결정이다. 이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 부담은 일부 완화될 전망이지만 연간 2조5000억원 규모 거래액을 기록하는 카카오 커머스 사업 매출 타격은 불가피하다.

◇수수료율·정산주기 모두 변경…가맹점 부담 완화 목적

카카오는 26일 공정거래위원회 주최 '모바일 상품권 민관협의체 성과발표회'에서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상한제와 우대수수료 인하안을 발표했다.

현재 10% 수준인 수수료율을 8% 미만으로 낮추고 가맹본부와 협의해 최대 1%p 우대 인하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번 상생안은 향후 3년간 적용하고 그 이후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진 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산 주기도 대폭 단축한다. 월 4회인 정산 주기를 10회로 늘려 가맹점주 자금 운용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정산 주기는 내년 1분기 중 변경 적용한다.

이번 상생방안은 올해 4월 출범한 모바일상품권 민관협의체 논의 결과다. 협의체에는 카카오를 비롯한 모바일 상품권 유통·발행사업자와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이 참여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도 함께해 9개월간 상생 방안을 논의했다.

그간 논란이 됐던 교환권 환불 수수료도 손 볼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별도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같은날 공정위는 환불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유효기간이 지난 교환권에 현금 90% 혹은 쇼핑포인트 100% 환불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가 환불 과정에서 거둬들인 수수료 수익은 적지 않다.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5년간 환불수수료 수익이 16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환불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현금 반환 시 수수료를 낮게 책정할 경우 '상품권 깡'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카카오도 함부로 손 대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공정위가 나서는 만큼 추후 수수료를 일부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연 수백억원 매출 감소 예상…시장 규모 확대로 상쇄하나

이번 수수료 인하 조치로 카카오 실적 부담은 불가피해 보인다. 선물하기를 통한 커머스 매출은 광고에 이어 두번째로 매출 비중이 큰 영역이다.

올해 3분기 카카오 커머스 매출은 2151억원을 기록했다. 통합 거래액은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매출과 거래액은 각각 전년 대비 8%, 5%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한 교환권 거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교환권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면서 카카오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모바일 교환권 거래액은 9506억원으로 전년 대비 27.1% 늘어났다.

다만 이번 수수료 인하와 환불수수료 개선 조치로 인한 실적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 커머스 거래액에는 교환권과 택배 배송이 가능한 선물 구매 금액이 모두 포함돼 있다. 교환권 거래액만 발라내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업계서는 전체 거래액의 약 40%를 교환권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년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1조원 규모 교환권 거래가 발생한다고 가정한다면 수수료 인하로 인해 200억원의 매출이 감소하는 셈이다. 여기에 우대 수수료, 환불 수수료 등도 인할 경우 감소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당장의 매출 확대보다 상생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올해 9월에는 그룹 통합 상생 사업 슬로건인 '더 가깝게, 카카오'를 발표하기도 했었다. 모바일 교환권 시장 규모가 지속 성장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가맹점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게 이익일 수도 있다.

권대열 카카오 ESG위원장은 "가맹점주 부담을 줄이는 데 적극 협력했고 가맹 시장 거래 질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상생안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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