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그룹은 지금]견고한 현금창출력에 쌓이는 곳간…무차입 경영 지속②계열사 배당, 연 600억 이상 유입…이자수익 확대 '눈길'
윤종학 기자공개 2025-01-03 07:37:32
[편집자주]
동서그룹은 국내 믹스커피 시장 1위인 동서식품을 중심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다만 믹스커피 시장이 위축될수록 그룹 전체의 성장동력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해외진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글로벌 식품기업 몬델레즈와 공동기업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부딪혀 해외진출도 쉽지 않았다. 다만 최근 몬델레즈가 글로벌 커피사업을 철수하며 다시금 동서그룹의 해외진출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더벨은 시장의 재조명을 받고 있는 동서그룹의 현 상황과 재무상황, 해외진출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서그룹의 지주사격인 동서는 매년 곳간에 현금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현금성자산 7000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올해 3분기에는 역대 최대인 7500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계열사 배당을 기반으로한 견고한 현금창출력이 있기에 가능했다.동서는 자체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계열사 지분투자를 맡는 일종의 혼합지주사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다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개선시키는 핵심 요인은 동서식품 등에서 유입되는 대규모 배당금이다. 여기에 현금성자산 투자를 통한 이자수익도 현금창출력을 키우는데 기여하고 있다.
◇현금창출력 핵심, 계열사 배당금 수취
동서는 올해 3분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으로 978억원을 거뒀다. 이 중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은 313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배당금 수취로 640억원 규모의 현금흐름이 발생했다.
최근 3개년의 현금흐름표를 살펴봐도 영업으로 창출된 현금흐름은 2021년 379억원, 2022년 447억원, 2023년 511억원 등인 반면 배당금 수취는 640억원, 587억원, 640억원 등으로 매해 같은 흐름을 보였다. 동서의 현금창출력의 핵심은 자체 사업보다는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배당인 셈이다.
동서는 종속기업 동서물산, 동서음료, 동서식품, 동서유지 등으로부터 배당을 거둬들이고 있다. 이 중 동서식품에서 유입되는 배당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수령배당금을 보면 동서유지는 60억원, 동서물산은 25억원, 동서음료은 9900만원 등인데 반해 동서식품은 580억원에 이른다.
동서식품은 동서와 몬델레즈가 각각 지분 50%씩을 보유한 공동기업이다. 매해 약 11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동서와 몬델레즈가 절반씩 수취하는 구조다. 매해 벌어든인 수익의 대부분을 동서와 몬델리즈에 배당으로 지급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배당규모는 1999년 200억원, 2000년 400억원, 2001년 600억원, 2002년 946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순이익 개선에 맞춰 배당도 확대하는 수순이었다. 이후 2010년 1100억원대 배당금을 지급한 뒤 2023년까지 꾸준히 배당규모를 유지해왔다.
현금흐름에서 이자의 수취가 증가하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동서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상 이자의 수취 계정은 2021년 35억원, 2022년 64억원, 2023년 215억원 등으로 불어났다.
◇불어나는 현금 곳간, 현금성자산 7500억 돌파
동서는 견고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곳간을 불리고 있다. 2020년 6541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2021년 6708억원, 2022년 6873억원, 2023년 7334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도 7552억원을 기록해 매해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동서의 현금성자산은 주로 단기금융상품에 집중돼있다. 만기에 따라 단기금융상품 상환과 취득을 반복하고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2021년 6402억원, 2022년 6540억원, 2023년 6880억원 등 매해 꾸준히 규모를 확대해왔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현금성자산 보유 전략에 소폭의 변화가 있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196억원, 659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각각 160억원, 300억원이 감소했다. 반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103억원에서 765억원으로 급증했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과거 단기매매금융자산이라고 불리던 항목이다. 주로 매매로 인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취득하는 금융자산으로 주식과 단기채권 등이 대표적이다. 통상 현금화가 용이해 포괄적의미의 현금성자산으로 취급한다.
동서가 지속해서 대규모 현금성자산을 유지하며 무차입 경영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동서는 2006년 이후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약 40억원으로 차입금 의존도는 0.2%에 불과하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러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며 6000억원 이상의 현금성자산을 유지하고 있어 차입 필요성이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예정된 차입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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