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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 마곡R&D센터 부동산 지분 분할 까닭은 산업집적법상 '사업개시' 전 절차, '숙원사업' 마곡시대 초읽기

윤종학 기자공개 2024-12-18 07:42:44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이 '이랜드 글로벌 R&D센터'의 부동산 지분 일부를 계열사들에 매각해 배경이 주목된다. 마곡에 위치한 글로벌R&D센터는 이랜드그룹의 숙원사업이다. 센터 설립 계획을 밝힌 2012년 이후 10년여가 넘는 시간 동안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지분 매각은 그동안 미뤄졌던 글로벌 R&D센터 입주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업집적법)' 상 사업개시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그룹 내부에서 지분을 나눠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도 내년 상반기 내에 계열사들의 입주를 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10일 이랜드그룹과 서울시에 따르면 '이랜드 글로벌 R&D센터' 입주를 위한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이랜드그룹은 R&D센터 부동산 지분 일부를 계열사들에게 매각하고 있는데 입주 전 소유권 확보를 위한 절차로 확인됐다.

이랜드 글로벌 R&D 센터 전경. <이미지=이랜드>

이랜드킴스클럽과 이랜드팜앤푸드는 지난 6일 이랜드리테일로부터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동 780번지' 일대의 토지, 건물의 지분을 매수했다. 거래금액은 각각 60억7200만원과 6억7500만원 등이었다. 마곡동 780번지 일대는 '이랜드 글로벌 R&D센터'가 위치한 주소다.

이보다 앞선 9월에는 이네스트(6억2600만원), 이랜드서비스(6억2600만원), 이랜드인재원(12억5200만원), 이랜드이노플(81억3500만원), 이랜드이츠(18억7700만원) 등도 해당 주소지의 부동산 지분을 매수했다. 9월 매수분은 이랜드파크가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지분의 일부다.

넉달 사이 약 190억원 규모의 부동산 지분을 여러 계열사들이 쪼개 매입한 셈이다. 앞서 해당 부동산은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 이랜드파크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었다. 각 계열사별 지분율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체 부동산 지분가는 장부가액 기준 약 3100억원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토지 1260억원, 건물 1927억원 등으로 파악됐다.

통상의 사옥 입주의 경우 부동산 관리를 담당할 계열사가 부동산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 계열사가 입주하는 경우가 많다. 이랜드처럼 지분을 쪼개 여러 계열사가 보유하는 구조는 꽤나 이례적인 셈이다.

또한 '이랜드 글로벌 R&D센터'가 최근 설립을 마친 만큼 향후 자본차익을 노린 내부 지분 거래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장부가는 10여년 전 매입한 토지가와 건물 건설비 등을 포함한 가격으로 주변 시세대비 월등히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랜드그룹 측은 해당 부동산이 사옥 개념이 아닌 R&D센터인 만큼 입주에 앞서 계열사들이 일부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도 "이랜드의 경우 지분 내부거래의 개념은 아니며 해당 지역은 입주 허용 업종(R&D)에 해당하는 곳만 입주 가능하며 이를 위한 '사업개시'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소유권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랜드는 산업집적법상 지분 이동 허용 사유도 보유하고 있어 가능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랜드 글로벌R&D센터가 위치한 마곡 산업단지는 서울시가 차세대 신기술개발, 전략산업 육성, 국제교류 강화, 서울의 전략산업을 육성할 공간으로서 연구개발 단지로 조성됐다. 이에 입주 절차도 산업집적법에 근거해 진행해야 한다. 해당 법률 제15조 제2항과 시행령 제20조의2에 따르면 입주기업체가 산업시설구역에 사업계획서에 따라 시설을 설치한 후 관리기관에 '사업개시' 신고를 해야한다.

사업개시를 위한 사업계획서에는 회사가 지닌 지분 면적 대비 일정 비율을 연구시설 전용으로 사용하겠다는 내용과 연구인력 고용 계획 등이 포함된다. 즉, 소유권에 근거해 사업개시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지분 매입이 선결 요건인 셈이다.

최근 이랜드 계열사들의 지분매입이 입주를 위한 사전절차로 확인된 만큼 이랜드 계열사의 마곡 지역 집결 시기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 글로벌R&D센터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완성된 숙원사업이다. 앞서 이랜드그룹은 2012년 설립 계획 발표 후 2015년이 되서야 R&D센터 공사를 개시했다. 하지만 그룹 전반의 재무건전성 악화와 코로나팬데믹에 따른 건설 지연 등이 맞물리며 당초 예정했던 2018년을 훌쩍 넘긴 올해가 되서야 R&D센터를 완공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패션, 유통, 외식, 레저 등 주요 사업 영역의 연구개발 시설이 집적돼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입주 계획을 잡고 있으며 입주 계열사는 아직 전부 특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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