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70세룰' 진단]'후발주자' KB·우리금융, 아직은 무풍지대KB 사태 후 2015년, 지주 설립 후 2019년 도입…연령 제한 해당 사례 없어
원충희 기자공개 2025-01-09 08:24:32
[편집자주]
금융지주사의 최고경영자(CEO) 연령 제한 규범은 애초 회장의 장기집권 견제를 명분으로 만든 장치였다. 다만 그 당시에도 방법과 시기, 각 사별 사정과 맞물려 많은 논란이 있었다. 14년이 흐른 지금 몇몇 금융지주사들이 해당 규범을 거둬들이는 것을 놓고 이 역시 '고무줄 연령 제한'이란 비판이 적잖다. THE CFO는 금융지주사 CEO 나이 제한의 취지와 주요 그룹들의 해당 규범 활용법, 이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07: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회장(CEO) 연령 제한을 2011년에 도입한 것과 달리 KB금융은 2015년, 우리금융은 2019년에서야 받아들였다. KB금융은 주전산기 교체를 두고 경영진 간 불화로 시작된 'KB 사태' 이후 나이 제한을 수용했으며 우리금융은 2019년에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두 금융지주사들은 연령 제한 이슈와 맞닥뜨린 CEO가 아직 없다. KB금융에서 3연임을 한 윤종규 전 회장(1955년생)은 만 68세 나이에 물러났고 1959년생인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도 2연임 후 만 64세 나이로 퇴진했다. 연령대로 보면 현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3연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2연임이 가능하다.
◇윤종규 전 회장 만 68세 퇴진, 양종희 회장 2번 더 연임 가능
KB금융지주는 2011년 회장 연령 제한을 도입한 하나·신한금융보다 4년 늦은 2015년 3월에 경영승계규정에 반영했다. 앞서 2014년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경영진 간 내분이 벌어진 KB 사태가 결정적 요인이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회장과 행장 등 주요 경영진이 퇴진하고 윤종규 전 회장이 리더십 공백을 채우면서 CEO 연령 제한이 도입됐다.
당시 KB금융에서 새로 제정한 경영승계규정 초안을 두고 연령 제한 내용이 없다는 금융당국 안팎의 볼멘소리가 있었다. 현직에 유리한 조건만 준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윤 전 회장에게 특혜를 준다는 시비가 불거지자 보완책으로 나이 제한 규범이 명시됐다.
다만 하나·신한금융의 규범보다 좀 더 유연한 형태인 게 특징이다. 앞서 두 그룹은 회장이 연임했다 해도 만 70세가 되면 임기가 종료되는 데 반해 KB금융은 재임 중 만 70세가 넘어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게 해줬다. 하나금융이 이번에 고친 것도 이 부분이다. 현재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만 회장이 만 70세에 도달하면 임기가 종료된다.
KB 사태 이후 구원투수로 왔던 윤 전 회장은 3연임에 성공, 2014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임기를 수행했다. 1955년생인 그가 세 번째 연임이 종료된 시점의 나이는 만 68세, 연령 제한 규범상 한 번 더 할 수 있지만 70세가 되기 전에 용퇴를 선택했다.
그 뒤를 이은 양종희 현 회장은 1961년생으로 2023년 11월부터 임기가 시작했다. 3년 임기가 도래하는 2026년 11월에는 만 65세가 된다. 규정상으로는 2번 더 재선임이 가능한 연령대다.
◇손태승 전 회장 만 64세 퇴진, 임종룡 현 회장 '한번 더' 연임 가능
우리금융지주는 KB금융보다 더 늦은 2019년에야 나이 제한 규범이 도입됐다. 우리금융의 역사를 보면 2001년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들을 한꺼번에 관리하기 위해 한빛은행(현 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하나로종합금융(현 우리투자증권) 등을 자회사로 하는 우리금융지주가 설립됐다
그러나 수 차례 걸친 민영화 추진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2014년 4차 민영화 과정에서 그룹 해체와 함께 지주사가 우리은행에 흡수 합병됐다. 이후 2019년 1월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으로 인해 우리금융지주가 부활했다. 지주사가 다시 설립되면서 회장직 연령 제한이 내규에 반영된 것이다.
우리금융 역시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최고경영자 신규 선임 및 재선임시 연령을 만 70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재직 중에 만 70세가 넘어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보전해준다. 초대 회장인 손태승 전 회장은 2018년 12월부터 2023년 3월까지 4년여 간 재직 후 퇴임했다.
1959년생인 그의 퇴임 당시 나이는 만 64세로 규범상 2번 더 연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라임펀드 부실판매 관련 중징계로 금융당국의 퇴진 압박을 받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결국 연임 레이스를 포기했다.
현재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손 전 회장과 같은 1959년생으로 2023년 3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3년 임기가 끝난 2026년 3월쯤에는 만 67세로 내·외부적 변수만 없다면 한번 더 연임이 가능한 나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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