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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코스피 빅딜에 울다 웃은 KB증권, 왕좌 재탈환[ECM/IPO]케이뱅크 상장 철회 '변수'…MNC솔루션 등으로 저력 과시

권순철 기자공개 2025-01-02 09:31:0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기업공개(IPO) 시장을 주름잡은 증권사의 영예는 KB증권에게 돌아갔다. 2024년 최대어였던 HD현대마린솔루션의 IPO를 주관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발해인프라펀드, MNC솔루션 등 굵직한 딜들을 단독 주관하며 2년 만에 리그테이블 1위로 돌아왔다.

정상 복귀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하반기 케이뱅크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압도적으로 1위를 수성할 수 있는 동력을 잃었다. 공모주 시장도 급격히 냉각돼 발해인프라와 MNC솔루션의 공모 역시 차질을 빚을 뻔 했지만 기어코 상장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불씨 붙은 코스피 상장…온도 차이 '극명'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4년 국내 IPO 시장 누적 발행 규모는 4조451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4조964억원) 대비 약 8% 증가했다. 반면 상장된 기업의 숫자는 121곳에서 116곳으로 소폭 줄었다. 그럼에도 전년 대비 유가증권시장 공모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전체 볼륨은 확대되는 양상이 관측됐다.

물론 2023년에도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대어들이 등장하면서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코스피 상장에 불씨가 붙었다. 그러나 2024년 들어 더 많은 상장예비기업들이 코스피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성공 사례도 그만큼 늘어났다. 2023년 7곳의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던 반면 2024년에는 9곳이 상장했다.

공모주 시장이 하반기 꺾이지 않았다면 더 부각됐을 성과였다. 상반기 6곳, 하반기 3곳의 새내기주들이 코스피에 입성했는데 당초 계획대로였다면 LG엔솔 이후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케이뱅크도 상장에 성공했어야 했다. 그러나 기관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며 상장을 철회했다. 또다른 코스피 대기주자인 씨케이솔루션도 동일한 경로를 따랐다.

공모 성과도 상반기와 하반기 극명하게 나뉘었다. 앞서 상장한 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 시프트업, 산일전기, 전진건설로봇은 모두 괄목할 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엔 더본코리아를 제외하고 좋지 못했다. 발해인프라펀드, MNC솔루션은 청약 과정에서 실권주까지 발생해 주관사가 미매각분을 떠안기까지 했다.

이러한 흐름은 당연히 리그테이블 판도를 뒤흔들었다. 2024년 초부터 KB증권이 1위를 탈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HD현대마린솔루션, 케이뱅크, 발해인프라, MNC솔루션 등이 모두 코스피 시장에 안착했다면 실제로 KB증권이 무난하게 1위에 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리그테이블 경쟁은 예상 외의 혼전세로 돌아섰다.


◇온탕-냉탕 동시 경험 KB증권…고군분투 끝 1위 탈환

상반기 KB증권의 대표주관 순위는 5위에 머물렀지만 보이는 수치가 다가 아니었다. 케이뱅크의 상장이 대기 중이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BoA와 공동주관이긴 했으나 단숨에 1위로 도약할 수 있을 만큼 대규모 실적을 더할 수 있었다. 공모가 밴드 상단(1만2000원) 기준 케이뱅크의 공모액은 9840억원으로 2022년 LG엔솔 이후 최대였다.

그러나 케이뱅크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며 상장을 철회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설상가상으로 공모주 시장 환경도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남은 코스피 빅딜의 상장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그 사이 한국투자증권이 성우, 더본코리아 등 굵직한 실적을 추가하며 무섭게 따라붙자 순위 경쟁 판도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만일 발해인프라와 MNC솔루션 중 어느 하나라도 상장에 실패한다면 선두 복귀는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KB증권은 발해인프라의 공모 금액을 줄이고 MNC솔루션은 기존 밴드보다 훨씬 낮은 공모가를 선택하는 등의 강수를 던졌다. 그럼에도 IPO 시장 침체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시도되는 1000억원대 공모가 성공할지는 미지수였다.

고난이도의 딜을 연거푸 수행해야 했지만 기어코 상장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KB증권 특유의 세일즈 파워와 의지가 연출되면서 발해인프라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기관 여럿을 유치했다. 예상대로 MNC솔루션은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밸류 눈높이를 낮춘 결과 상장 완주에 성공했다.

그렇게 받아든 1위라는 성적은 KB증권에게 더욱 뜻깊다. 여러 코스피 레코드와 함께 치열한 경쟁으로 정상에 섰다. 그런 측면에서 2022년 LG엔솔 단 한 건으로 압도적 1위를 달성했을 때와 엄연히 다르다는 평가다.

더구나 1티어 하우스들과 정면으로 부딪치며 언제든 왕좌에 설 수 있는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2024년이 KB증권 IPO 파트에게 새로운 마일스톤으로 남게 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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