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승부수]정의선 회장 "위기는 오히려 기회, 투자와 협업 강화할 것"올해 핵심 키워드 3개 제시…"탄탄한 기본기로 위기 극복"
고양=박완준 기자공개 2025-01-06 14:07:54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위기 후 늘 강해졌다. 국적과 학력, 성별, 연차와 관계없는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데 힘쓸 것이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6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올해의 핵심 키워드를 전달했다. 정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과 '위기극복 DNA', '성과주의 중심, 연공서열 탈피'를 강조했다.
행사는 정 회장의 새해 메시지 공유에 이어 HMG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됐다. HMG 라운드 테이블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송창현 사장, 성 김 사장, 기아 송호성 사장, 현대글로비스 이규복 사장, 현대캐피탈 정형진 사장, 현대건설 이한우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이날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해 왔다”며 "'퍼펙트 스톰'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시키는 역할을 해야지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공서열 탈피도 주문했다. 정 회장은 "올해 최초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 것은 혁신을 향한 의지"라며 "국적과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열성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력 위주로 조직 문화를 개편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한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 현대차그룹의 DNA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우리는 지속적으로 체질을 바꾸며 변화와 혁신을 유지해 어떤 시험과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DNA를 가지고 있다"며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핵심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경쟁자와도 전략적으로 협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현대차그룹의 당면 과제는 새롭게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극복이 꼽힌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HEV) 모델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가 늘어나며 판매량 170만대 벽을 처음으로 넘었다.
현대차는 2023년 대비 4% 늘어난 총 83만6802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기아도79만6488대를 판매해 2년 연속 연간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제네시스도 전년 대비 8.4% 증가한 7만5003대를 판매했다. 이로써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합산 판매량은 총 170만8293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관세 갈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대로 멕시코·캐나다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20% 관세를 부과할 경우 멕시코에서 차를 생산해 그 중 절반 이상을 미국에 공급하는 기아는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급격히 얼어붙은 내수 시장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국내 소비자들이 최근 높은 가계부채와 고물가, 고금리 상황에서 지갑을 닫은 탓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70만5010대를 기록해 전년(76만2077) 대비 7.5% 감소했다. 기아는 4.2% 줄어든 54만10대를 팔았다.
쪼그라드는 국내 내수 시장에 중국 브랜드의 침투도 우려된다. 중국 전기차 BYD는 올해 상반기 승용부문의 모델로 국내에 도전장을 낸다. 지난해 돌핀과 씰, 아토3 등 상표권을 등록했고 현재 환경부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내년엔 지리도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
정 회장은 "위기 대응에는 무엇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며 "객관적인 분석과 총합적인 대응을 이끌어내는 내부 논의,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 목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같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내부 프로세스와 조직문화로 위기에 대처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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