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풍향계]세아제강지주, 자회사 투자부담에 '잉여현금' 급감현금 유출 확대, 순차입금 첫 1조원 돌파…대미 수출 감소로 실적 저하
이호준 기자공개 2025-01-07 13:27:16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제강지주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 6000억원을 넘어섰다.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수준을 기록했으나 자본적지출(CAPEX)이 급증하며 현금 유출이 많았다. 부족한 현금흐름을 차입금으로 메우면서 순차입금은 처음으로 1조원선을 돌파했다.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아제강지주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FCF는 마이너스(-) 6052억원이다. NCF로 3분기 누적 1319억원을 기록한 세아제강지주는 CAPEX로만 7139억원의 현금을 지출했다.
전년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재작년에도 CAPEX로 소진된 현금은 3208억원으로 전년 동기 1145억원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세아제강지주의 3분기 누적 연결 NCF는 전년 동기 2361억원 대비 44% 증가한 340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현금 유출입 규모가 달랐다. 작년 3분기 누적 NCF가 전년보다 약 62% 줄어든 가운데 투자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세아윈드(SeAH Wind Ltd.)에 545억원을 출자하고 10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720억원을 수혈하는 등 대규모 투자금을 집행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관측된다.
CAPEX 외에는 자금 지출이 크지 않았다. 배당총액은 전년처럼 23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10월에는 구조관 전문 계열사 에스에스아이케이를 자회사 세아제강에 매각해 833억원을 확보했다. 다만 악화된 FCF를 회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세아윈드는 해상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 '모노파일'의 현지 생산을 위해 세아제강지주가 2021년 2월 설립한 법인이다. 같은 해 7월 세아윈드에 501억원을 출자하기로 하면서 공장 설립, 설비 구축, 연구개발(R&D) 등 전반에 걸쳐 3년간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세아윈드는 재작년 7월 공장 건설에 착공하며 작년 하반기 본격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정 차질로 인해 올해 상반기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준공을 앞두고 지난해 막바지 투자 작업이 한창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답은 차입금뿐이었다. 세아제강지주는 작년 3분기까지 장·단기차입금 등 금융권에서 총 1조7280억원의 자금을 끌어왔다. 전년 동기 대비 5591억원이 증가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아제강지주의 재무구조도 일정 부분 부담이 가중됐다. 재작년 3분기 5222억원이던 순차입금이 지난해 9월 말 1조1901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보다 부채 규모가 약 1조원 이상 더 많다는 뜻이다.
재무구조가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 역시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 3분기 말 차입금의존도는 35%, 부채비율은 95%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포인트와 20%포인트 상승했다. 세아윈드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차입 부담이 확대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해 손익 면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524억원, 17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63% 감소했다. 유가 약세로 미국향 강관 수출이 부진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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