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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김두용 머스트운용 대표의 근기

양정우 자산관리부장공개 2025-01-13 10:49:16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두용 머스트자산운용 대표와 마주했던 건 2년 전 쯤이다. 캐릭터가 그려진 하얀색 면티와 편안해 보이는 면바지가 인상적이었다. 강남 초고액자산가(VVIP)가 오가는 도곡동 중심부. 명품 수트와 고급 시계가 평범해 보이는 곳이었다.

만남의 계기는 그가 투자자에게 보낸 레터였다. 이례적으로 꺾인 펀드의 수익률에 대한 반성문이다. 머스트라는 간판을 믿었던 고객의 항의가 빗발쳤을까. 마이너스 50%에 가까운 손실이 생기자 수장으로서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듯하다. 10여 년 간 매년 20%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는 금자탑은 일순간 허망하게 무너졌다.

뜻밖에도 초연한 어투였던 김 대표가 스스로 내린 진단이 기억에 남는다. 요약하면 "리서치에 기반한 우리의 투자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였다. 다만 지나친 확신과 안이한 관성을 바로잡고자 시스템적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답했다. 다른 하우스였다면 과연 어떤 식으로 대응했을까. 아마도 오너와 무관한 최고투자책임자(CIO)나 담당 매니저를 줄줄이 교체하는 수순을 밟았을 것이다.

머스트운용은 리서치가 운용의 시작이자 끝인 하우스다. 리서치는 모든 투자의 기반이지만 운용사에 따라 기초 토대에 불과할 수 있다. 만일 투자 결정을 내려줄 정도로 질적 수준을 끌어올린 자료라면 고도의 지적 역량이 결집된 결과물이다.

하지만 그 또한 결국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이 내놓는 산물이기도 하다. 매년 시장에 승리하다가 겪은 예상치 못한 참패는 철두철미했던 분석 전문가의 자기 확신을 뒤흔들 수 있다. 머스트운용이 가진 본연의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자 애썼고 그의 대답에서 그만의 근기를 전달받았다.

다시 운용업계를 살펴보는 자리로 돌아온 뒤 가장 먼저 파악한 게 바로 머스트운용의 퍼포먼스였다. 결과는 단순한 재기를 넘어서는 드라마틱한 반전이었다. 핵심 펀드의 연간 수익률(지난해 11월 기준)은 국내 증시의 침체 속에서 40% 안팎에 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숙원 사업이던 공모펀드에서도 예상 밖의 흥행을 거둬 고무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머스트운용은 그 당시 주축 멤버를 바꾸지 않았다. 최악의 시기 의연하고자 마음을 다잡았어도 어찌 마음 고생이 없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기다리기로 했고 결국 견뎌냈다. 그들만의 철학을 그대로 밀어부쳤고 보란듯이 성공했다.

김 대표는 투자자에게 보냈던 레터에서 "향후 2배의 수익이 최소한의 회복"이라고 적었다. 수익률만 보면 아직 절반의 성공에 가깝다. 그러나 당시 고객 창구인 미래에셋증권에서도 다시 머스트표 펀드를 팔기 시작하고 있다. 머스트운용에 대한 시장의 믿음만큼은 완전히 회복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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