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엔 수수료 인하까지 하면서 치킨게임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경쟁의 잣대는 오로지 시장 점유율이다. 점유율을 기반으로 성적을 평가한다. 대표이사의 유임 여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대표이사가 교체된 것도 같은 매락으로 보여진다.이렇다 보니 운용사들은 경쟁적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상품과 자극적인 마케팅까지 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투자자들이 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운용사도 ETF 운용에 사활을 걸겠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을 대신 지지는 않는다. ETF가 고관여 상품로 분류되서다.
고관여 상품은 말 그대로 투자자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관여를 깊이 한다는 이야기다.
ETF는 상장돼 있는 상품을 투자자가 기호에 맞게 투자하면 된다. 투자자는 공시된 투자설명서를 참조하거나 운용사의 광고를 통해 상품의 정보를 취득해 투자의 근거를 찾는다. 운용사들로서도 고관여 상품이다 보니 마케팅에 조금더 힘을 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운용 구조라든지 자세한 상품 설명은 투자설명서로 대신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투자자들이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여부다. 몇몇 이해하기 쉬운 상품들의 경우 깊이 있는 스터디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또 몇몇은 구조를 이해하고 그에 따른 리스크를 인지해야 하는 상품도 있다.
이 지점에서 후자에 해당하는 커버드콜 상품이 최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최근 선보인 '나스닥100 데일리 커버드콜' ETF 때문이다. 해당 상품의 배당률은 20% 수준이다. 유사 상품의 최대 연간 배당률은 15%였다.
그렇다면 어떤 기술적인 묘수가 있었던 걸까. 특별한 묘수라기보단 이 같은 고배당이 가능하려면 나스닥100 지수의 성장률이 그만큼 높아져야 한다. 그만큼 삼성자산운용이 긍정적으로 예측을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같은 예측이 들어맞을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예상대로 나스닥100 지수가 성장하지 못한다면 고배당을 유지하기 힘들다. 결국 결국 원본에 손을 대야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역모기지론과 비슷한 형태의 연금 상품에 가입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가 된다. 과잉배당을 한 셈이다.
상품 가입자가 이 같은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했다면 문제될 게 없다. 반대의 경우라면 불완전 판매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하지만 ETF는 법적으로 책임을 묻기에 다소 어려운 점이 있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고관여 상품이어서다. ETF의 허점이기도 하다.
운용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현재의 ETF 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보다 건전한 시장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간과해선 안된다. 고관여 상품이다 보니 투자자가 의사결정을 신중하게 해야하는 것도 맞지만, 이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운용사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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