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트럼프 밈코인' 국내 상장, 두갈래로 나뉜 시선 "심사 기준 미달 무분별 상장" vs "글로벌 트렌드 반영 막을 수 없어"

노윤주 기자공개 2025-01-23 09:01:51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11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전 발행한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의 국내 상장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발행 직후 코인원을 비롯한 국내거래소가 이를 빠르게 상장시키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상장 심사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다는 게 문제가 됐다.

이를 바라보는 업계 의견은 분분하다. 무분별한 밈코인 상장은 시장 신뢰를 저해한다는 측과 영리기업이 대세를 따라가는 걸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발행 사흘만에 상장, 급속 상장 제동 나선 당국

2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코인원의 오피셜 트럼프 상장 과정 점검에 나섰다. 이 코인은 이달 17일 발행됐고 코인원은 3일 후인 20일 오후 7시에 거래지원을 개시했다. 빗썸은 하루 뒤에 동일한 코인을 상장시켰다.

오피셜 트럼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밈코인인 만큼 오피셜 트럼프 코인의 명확한 용처는 없다. 단순히 트럼프가 지난 7월 총격 사건을 극복하고 미 대선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용도다.

취임식을 사흘 앞두고 트럼프가 직접 밈코인을 발행하자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바이낸스, 오케이엑스 등 해외 대형 거래소는 19일 일제히 이 코인을 상장했다.

그러자 가격이 순식간에 급등하며 단기간에 '주요 코인' 반열에 올랐다. 22일 자정 코인마켓캡 기준 오피셜 트럼프 코인은 전체 가상자산 시가 총액 25위에 올라 있다. 글로벌 평균 시세는 37.95달러(약 5만4670원)다.

해외서 오피셜 트럼프 인기가 급물살을 타자 국내 거래소도 빠르게 상장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에서는 상장이 너무 급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코인원은 상장 절차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속도를 내어 검토했을 뿐 따져봐야 할 요소는 꼼꼼히 체크했다는 설명이다.

코인원 측은 "상장심사 절차를 철저히 준수했다"며 "검토를 소홀히 하지 않았고, 단순히 처리 속도를 높인 것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발행한 밈코인…신뢰도 판단 '모호'

이번 오피셜 트럼프 상장을 두고 업계 의견은 두갈래로 나뉜다. 한쪽에서는 무분별한 밈코인 상장을 우려하고 있다. 자율규제안인 '거래지원 모범사례'가 이행 실효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모범사례안에서는 △발행 주체의 신뢰성 △이용자보호장치 △기술보안 △법규준수 등을 심사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밈코인은 발행 주체를 파악하기 어려워 상장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생소한 신규 코인이 상장되고 있다"며 "업계 스스로 투기 이미지를 자초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대 측에서는 오피셜 트럼프는 최소한의 여건은 갖춘 밈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타 밈코인에 비해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 있어 상장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재단은 오피셜 트럼프를 발행하면서 홈페이지를 통해 기술구조와 토큰이코노미 등을 공개했다. 솔라나 블록체인을 활용해 발행했고 초기 공급량 2억개다. 향후 3년간 총 10억개가 시장에 유통될 예정이다.

미유통 물량은 트럼프 재단 산하 씨아이씨디지털(CIC Digital LLC)과 파이트파이트파이트(Fight Fight Fight LLC) 두 법인이 보관한다. 특히 파이트파이트파이트는 이달 7일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신생 법인이다. 가상자산 발행을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영리기업이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트렌드를 좇는 것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없다는 관측도 공존한다. 상장 종목이 거래소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 오케이엑스, 크라켄 등 해외 거래소는 이미 오피셜 트럼프를 상장했다"며 "국내 상장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이탈해 이를 거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