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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카카오 리빌딩]문어발 잊어줘…새 동력 찾기 중심 '수익·이미지TF'③ESG 노력 기울인 재편 지속…커머스 사업 확대 기조 탐지

노윤주 기자공개 2025-01-17 09:11:06

[편집자주]

조직도에는 각 기업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사업 방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IT 기업은 트랜드 대응, 경영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비정기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지난 한 해 카카오는 다사다난했다. 창업주의 법정구속부터 AI 사업 약화까지 다양한 논란을 겪었다. 탄탄한 조직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카카오는 직급 체계 간소화부터 AI 조직 신설까지 마쳤다. 연중 세부 개편도 몇차례 단행했다. 이제는 사업 성과를 낼 시간이다. 더벨은 카카오 조직도를 파악해 그 속에 담긴 2025년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스크포스(TF). 기업이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특수한 과제를 수행해야 할 때 구성하는 임시 조직이다. 전략 변화 혹은 정해진 활동 기간에 따라 해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성과에 따라 정규 팀으로 편성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몸집이 커졌어도 스타트업 DNA를 가진 IT 기업의 경우 타 업권보다 더 많은 TF를 만들며 기민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 이들 기업의 TF 속에는 검토 중인 신사업 리스트와 추구하고자 하는 발전 방향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TF가 생겨났다 해체하기를 반복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가장 활발한 TF가 몇 있다. 추가 수익원 발굴을 위한 TF와 조직문화와 기업 이미지 개선 목적 TF다. 회사의 경영 무게추가 '수익'을 내면서도 '이미지 쇄신'을 이룰 수 있는 방안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쇄신 TF는 장기전으로…브랜드 이미지 회복시킬 TF도 가동

지난해 정신아 대표의 정식 취임 이후 카카오는 체질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TF 재편에 나섰다. 현존하는 주요 TF는 상생, 협력 등 키워드를 내세우고 있다.

정 대표는 내정 직후 본사에 '쇄신TF'를 만든 바 있다. 그가 6개월간 직접 방향키를 잡고 카카오 조직을 바꿀 전략을 실행했다. 관리자 직급 체계를 5단계에서 성과리더→리더 2단계로 축소한 게 쇄신TF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카카오의 의사결정 체계 복잡성을 줄여 기민한 조직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집중했다.

현재 쇄신TF는 '인사·조직문화쇄신TF'로 재탄생했다. 정 대표 대신 인사를 총괄하는 이승현 HR성과리더가 수장을 맡았다. 정 대표는 사업 이슈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TF 리더십을 교체했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쇄신 방안을 만들기 위해 TF를 변경했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이 TF는 조직개편을 넘어 카카오만의 독특한 수평적 문화는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소통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구성원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을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하고 있다.

상생 기조 강화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이나리 위원장이 이끄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조직 산하에 '상생통합커뮤니케이션TF'를 신설했다. ESG 관련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는 TF다.

카카오는 매년 ESG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상생통합커뮤니케이션TF도 그 일환에서 외부 평가를 개선하기 위한 ESG 홍보 방안을 짜는 조직으로 관측된다.


TF 뿐 아니라 정규 팀을 편성하면서 ESG 확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2월에는 ESG 조직 산하에 상생협력팀을 만들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상공인 단체, 시민들과 소통하고 ESG 사업에 반영하는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기존에 분산돼 있던 상생협력 기능을 통합·확대하면서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실제 성과도 냈다. 소상공인들에게 카카오톡 채널 챗봇 활용법을 전파하며 고객 응대 비용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모바일 상품권(기프티콘) 수수료도 인하해 오프라인 가맹점과의 상생을 약속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상생통합커뮤니케이션TF는 ESG와 상생활동을 통합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 만들어진 TF"라며 "다양한 조직 내에서 상생활동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AI 혁신·파이프라인 다각화 담은 TF 출범…미래 준비 박차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TF도 있다. AI네이티브컴퍼니TF는 정규돈 CTO를 필두로 카카오 전체 기술 혁신을 담당한다. 정 CTO는 지난해 10월 말 if카카오 행사에서 AI네이티브컴퍼니 전략을 공유한 바 있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려면 내부애서 그 서비스를 사용해보고 익혀야 한다는 기조다. 단순한 지향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TF를 꾸려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카카오 업무 전반에 AI를 접목한다는 목표다. 업무혁신과 서비스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조직으로 해석된다.

사업 확장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내부에 멤버십TF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멤버십TF의 구체적인 업무 방향은 외부에 공유된 바 없다. 테크기업도 핀테크 자회사를 중심으로 멤버십 서비스를 전개하는 트렌드에 따라 카카오 역시 멤버십 서비스를 고민 중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멤버십을 통해 검색-광고-쇼핑-결제로 이어지는 고객 락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카카오도 카카오페이와 선물하기 등 다양한 결제·쇼핑 채널을 연계한 통합 멤버십을 준비 중일 가능성이 있다.

커머스 사업 고도화도 TF를 통해 추진한다. 카카오 커머스 사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주요 수익원인 톡 광고와 성장세에 진입한 커머스 위주로 수익 창구 확대를 노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커머스 매출은 2151억원으로 플랫폼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은 콘텐츠 분야의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드는 역성장 흐름을 보였지만 커머스를 포함한 플랫폼 분야 매출은 견조함을 보여줬다.

IT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추세를 보면 커머스 사업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게 이상하지 않다"며 "주문방식, 커머스 광고 등을 개선하면서 이익과 거래액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의 과제 중 하나는 유저를 붙잡아 두는 것"이라며 "메세지를 보내는 목적 없이도 카카오톡 앱 내에 머물게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멤버십, 커머스 그리고 한때 힘을 줬던 콘텐츠 사업도 다 그 일환이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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