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빅배스]1조대 손실 인식, '인니·사우디' 해외 플랜트 부실 여파'재무통' 주우정 대표 취임 후 전면 재평가, 미청구공사액 증가 부담
신상윤 기자공개 2025-01-22 14:23:31
[편집자주]
현대엔지니어링이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해외 플랜트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신임 대표이사로 현대차그룹 '재무통' 주우정 사장을 선임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그리고 건설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도 작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더벨은 현대엔지니어링 빅배스 배경을 짚어보고, 주 대표가 추진할 새로운 경영 전략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14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외형 성장 속 대규모 적자를 인식했다. 올해 주우정 사장을 대표이사로 맞은 가운데 지난해 회계 결산에서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예고했다. 대규모 적자는 주택 시장의 수익성 둔화와 더불어 해외 플랜트 사업장에 투입한 자금 회수가 녹록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4분기만 1.3조 영업손실, 빅배스 단행…2년 연속 적자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 14조7604억원, 영업손실 1조24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0.3%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적자 전환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손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914억원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4분기에만 1조3000억원의 적자를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잠재적 부실로 평가했던 비용 등을 손익에 반영하는 빅배스를 단행한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빅배스는 올해 취임한 주 사장이 진두지휘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2년 연속 영업손실이다. 국내 주택 사업과 플랜트 등의 사업이 중심인 탓에 위축된 건설 경기와 둔화된 수익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국내 중심의 회계인 별도 재무제표와 달리 해외 자회사 등을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도 적자 전환하면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적자 규모가 1조원을 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숨겨진 부실이 더 있는 것 아니냔 관측도 나온다.
◇재무통 주우정 대표, 인니·사우디 플랜트 부실 지목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 플랜트 종속회사들에 출자 및 대여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빅배스를 단행했다. 올해 수장에 오른 주 대표이사 취임을 전후에 예견됐던 부분이다. 그는 기아차 CFO 출신으로 현대차그룹 사장 승진과 맞물려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통상 플랜트 출신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던 것과 달리 '재무통'이 부임하자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 사장이 가장 문제로 삼은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원유 정제설비 'RDMP Balikpapan'와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Phase-1)'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인도네시아 프로젝트는 1200억원에 달하는 미청구공사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 미청구공사채권도 970억원 상당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개 프로젝트에서만 1조원이 넘는 손실을 인식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3분기 말 현대엔지니어링 해외 종속회사 가운데 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7개다. 파키스탄과 필리핀, 인도네이사, 말레이시아 등에 있는 법인들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에 있는 'PT. HEIN GLOBAL UTAMA'와 말레이시아에 있는 'HYUNDAI ENGINEERING MALAYSIA SDN BHD(이하 말레이시아 법인)'는 자본잠식이 상당한 상황이다. 두 곳의 자본잠식 규모만 2400억원에 달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랜 기간 해외 부실 자회사들에 대한 출자금 또는 대여금을 상당 부분을 대손충당금으로 전환했다. 자본잠식 상태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법인에 대한 대손충당금 규모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270억원을 웃돈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 법인에 지난해 372억원에 달하는 추가 출자가 이뤄져 손실 규모를 키웠다. 이를 포함해 대여금도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것이다. 말레이시아 법인 대손충당금만 648억원이다. 수주 전반부터 공정 및 수익성 관리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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