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 보험사는 지금]한화손보, 점유율 아쉽지만 경쟁력 '이상무'⑨점유율 7%→5%, 5위와 격차 크게 벌어져…수익성·건전성은 양호
조은아 기자공개 2025-02-05 12:38:04
[편집자주]
경쟁 심화와 인구 변화에 따른 구조적 성장 둔화 등 보험업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화려한 외형 성장 이면에 늘 그림자처럼 우려가 따라다녔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요인들이 중소 보험사에겐 더더욱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생보사나 손보사 모두 '빅5'에 들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높다. 더벨이 국내 중소 보험사들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08시2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손해보험은 국내 6위 손해보험사다. 빅4로 통하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그리고 5위 메리츠화재에 이은 6위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은 몇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앞뒤에 자리한 메리츠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이 시장의 변화를 기회로 삼아 점유율을 큰 폭으로 높인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점유율 제자리걸음, 5위와 벌어지는 격차
한화손보의 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은 2019년 7.5%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낮아졌다. 2020년 7.1%로 하락한 데 이어 2021년엔 6%대로 내려앉았다. 2023년부터는 점유율 기준이 바뀌면서 더욱 낮아졌다. 새 회계기준 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계약과 투자계약의 합계로 점유율을 산출하는데 2023년 점유율이 5.2%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5.9%다.
같은 기간 5위 메리츠화재가 약진하면서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있다. 10년 전인 2014년까지만 해도 메리츠화재 점유율이 7.4%, 한화손보의 점유율이 6.1%로 둘의 점유율 격차가 1.3%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그러나 2019년부터 2%대로 벌어졌다. 2020년 3%대, 2021년 4%대, 2022년 5%대까지 벌어지더니 2023년에는 8%까지 커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메리츠화재가 12.2%, 한화손보가 5.9%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6%대까지 격차가 다시 줄었다.
한화손보는 이제 점유율로만 보면 롯데손해보험과 농협손해보험의 추격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손보 점유율은 2022년까지만 해도 2%대에 머물렀으나 2023년 6.4%로 높아지면서 한화손보를 앞질렀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론 4.9%로 떨어졌지만 한화손보와의 격차는 1%포인트에 그친다. 농협손보는 꾸준히 4%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건전성 양호, 미래 성장성도 이상무
한화손보의 점유율이 부진한 이유로는 금융감독원의 경영관리를 꼽을 수 있다. 한화손보는 2019년 8월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RAAS)에서 금리 리스크, 수익성 등의 이유로 경영관리 대상으로 지정됐다. 2019년 한화손보는 영업손실 940억원, 순손실 69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다.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2년간 이어진 경영관리 기간 한화손보는 외형 경쟁을 지양하며 신계약비 지출을 줄였고 보유계약의 보험료를 인상했다. 신계약 심사(언더라이팅) 기준 역시 강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점유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만 체질 개선의 기반은 확실하게 마련했다. 2020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매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새 회계기준 도입 역시 한화손보에겐 기회가 됐다. 한화손보는 IFRS17에서 실질 기업가치를 되찾은 대표적인 손해보험사다. 기존 회계기준에선 한때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지만 회계기준 변경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2022년 2483억원이던 자기자본은 2023년 3조4056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한화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은 178.2%로 집계됐다. 최근 이뤄진 5000억원의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고려하면 킥스비율은 193.8%까지 높아진다. 감독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훌쩍 웃돈다.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장기보험 비중이 80%가량으로 상당히 높은 만큼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도 유리해졌다. CSM은 IFRS17에서 가장 중요하게 떠오른 수익성 지표다. 2024년 3분기 말 한화손보의 CSM은 3조 938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3조9269억원) 대비 116억원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신계약에서 발생하는 CSM이 상각 규모를 지속적으로 웃돌고 있어 CSM 규모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안정적인 CSM 확보, 장기보험 위주의 보험 포트폴리오를 볼때 당분간 실적 성장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 34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6.3%나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우리금융, '회장 3연임 주총 특별결의' 신설…금융권 영향은
- [카드사 글로벌전략 점검]신한카드, 글로벌 4각편대…카자흐, 'JV전환' 덕 봤다
- [여전사경영분석]NH농협캐피탈, 건전성 중심 운영 지속…상반기 실적 전망은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CET1비율 새 목표 '13%', 자본 배치 계획은
- [캐피탈사 해외법인 실적 점검]BNK캐피탈, 중앙아 법인 성장 궤도 안착…신사업 추진 지속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금융지주 계열 생보사, 중위권 싸움 불붙는다
- [Rating Watch]등급 상향 기대감 LG CNS, 남은 트리거 ‘차입금의존도’
- [IR Briefing]카카오뱅크, 월등한 여신 성장 자신감 배경엔 '개인사업자'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임종룡 회장 '비은행' 재건 완수, 추가 보강 계획은
- [은행경영분석]카카오뱅크, 수신 운용이 견인한 순익 성장세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금융지주 계열 생보사, 중위권 싸움 불붙는다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숙원 풀었다,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 발판 마련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자세 낮춘 우리금융,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다"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금융위 조건부 인수 승인, 조건 살펴보니
- [이사회 분석]하나금융 BSM 공개, 경영 전문가 1명 줄었다
- [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우리은행, '후발주자'의 생존법은
- 밸류업에 진심인 신한금융, 장기 성과급 80% 연동
- [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5년, 의미있는 발걸음
- [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돈 못 버는 알뜰폰, 호수될까 악수로 남을까
- KB금융 "건전성 회복, 그룹 차원 최우선 과제로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