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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가시밭길' 걸어온 영풍제지 재무체력은경영권 분쟁·주가조작 논란에 실적 부진, 자산 2000억 하회

김지원 기자공개 2025-02-06 07:42:08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5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제지는 지난 3년 동안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2022년 최대주주 변경, 2023년 주가조작 사건, 2024년 대주주인 대양금속의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본업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시장의 눈이 대양금속 경영권 분쟁을 향하는 동안 영풍제지의 재무체력은 조금씩 떨어졌다. 과거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흑자를 내던 영풍제지는 2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본이 줄며 자산 2000억원이 깨졌고 차입금의존도는 30%를 넘겼다.

◇원가 상승, 판가 하락…실적 악화


영풍제지가 적자의 늪에 빠졌다. 작년 연결기준 매출 877억원, 영업이익 마이너스(-)136억원, 당기순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6.3% 성장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적자폭은 각각 355%, 191%씩 커졌다.

원가 상승이 주된 요인이다. 영풍제지의 매출 80% 이상을 책임지는 사업은 제지부문이다. 제지부문의 주요 제품에는 지관, 라이너 등의 제품이 있는데 이 제품은 고지를 원재료로 사용한다. 수입 고지는 2023년 톤당 30만원에서 작년 3분기 35만원으로, 국산 고지는 같은 기간 16만원에서 17만원으로 올랐다.

주요 제품의 판가도 하락했다. 지관용 원지는 2023년 톤당 62만원에서 작년 3분기 63만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라이너 원지는 같은 기간 50만원에서 46만원으로 떨어졌다. 주력 제품의 원가가 오르고 판가가 떨어지며 적자로 이어지게 됐다.

영풍제지는 최근 몇년새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됐다. 2020년만해도 매출 982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10%를 냈다. 다만 경기 침체, 중국산 제지 유입, 제조원가 상승 등 업황의 영향을 받아 2023년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주가조작 논란…골치아픈 속사정

영향을 미친 건 이뿐이 아니다. 업황 악화는 제지업계 전반이 겪는 어려움이지만 최근 몇 년새 영풍제지에겐 더 큰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주주 변경, 주가조작 논란, 경영권 분쟁 등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저해하는 사건들이 있었다.

영풍제지는 2022년 대주주가 바뀐다.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제조업체인 대양금속이 사모펀드 큐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영풍제지 지분 약 50%를 인수했다. 이후 영풍제지는 대양금속의 유무형자산이나 전환사채를 매입하며 대양금속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

2023년 대양금속의 지배력이 약화된다. 대양금속은 영풍제지를 인수할 때 인수자금의 부분을 주식담보대출로 마련했다. 2023년 10월 영풍제지의 주가가 7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가하락에 따른 담보권이 실행됐다. 반대매매로 주식 상당수가 장내매도 되며 지분율이 16.76%까지 하락했다.

주가하락을 계기로 주가조작도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주가조작 일당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증권계자 330여개를 이용해 총22만 7448회의 시세 조종 주문을 내고 이 과정에서 6166억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대주주의 경영권 분쟁도 진행 중이다. KH그룹은 지난해 비비원조합을 통해 장내에서 대양금속 주식을 매집해 지분 17.8%를 확보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KH그룹은 영풍제지까지 손을 뻗고자 했으나 대양금속 기존 경영진이 백기사(비니1호투자조합) 유치를 통해 방어했다.

◇겹악재 속 떨어지는 재무체력, 자산 2000억 무너졌다


경영권 분쟁, 주가 조작 등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영풍제지의 재무체력은 떨어지고 있었다. 영풍제지는 실적이 악화되기 전까지 꾸준히 1000억원 수준의 매출과 흑자를 기록하던 회사다. 지관용 원지 시장점유율이 약 40%에 달해 본업경쟁력도 있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2022년까지 20%대였던 차입금 의존도는 작년 3분기 33.7%를 기록했다. 통상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기면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부채비율은 3분기 68.3%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다.

총차입금이 크게 증가한 건 아니다. 작년 3분기 말 차입금(리스부채 포함) 규모는 613억원이다. 지난 5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차입금은 600억원 내외였다. 2023년부터 차입금이 600억원을 넘겼지만 증가폭이 크지는 않다.


자본이 줄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지난 5년 동안 부채총액은 600억~700억원을 오갔으나 자본총액은 2022년을 기점으로 명확한 감소세를 보인다. 자본총액 감소로 2023년 말부터 자산총액 2000억원이 무너졌다. 이같은 영향으로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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