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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산업, 니켈도금강판 사법리스크…재무부담 불가피 영업비밀 침해 혐의, 본사·공장 압수수색…동국산업 "법적 대응 준비 중"

이호준 기자공개 2025-02-11 07:29:11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산업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니켈도금강판 신사업이 영업비밀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본사와 포항 공장이 압수수색을 받으며 법적 분쟁 가능성이 커졌다. 사업 차질이 불가피한 가운데 결과에 따라 재무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국산업은 최근 특허청 특별사법경찰로부터 본사와 포항 니켈도금강판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받았다. 영업비밀 유출 혐의가 핵심으로 니켈도금강판 전용 라인이 경쟁사의 기술을 도용해 준공·운영됐는지 여부가 수사의 초점이다.

동국산업은 지난해 9월 경북 포항에 니켈도금강판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회사가 보유한 연결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의 다섯 배가 넘는 1330억원을 투입했다. 1차로 8만톤(t) 규모를 구축했으며 향후 5만t을 추가 증설할 계획이었다.

특허청은 니켈도금강판 생산공장 설계를 담당했던 내부자와 하청업체에 대한 조사, 계약·사업제안 관련 증거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결과에 따라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며 향후 법적 절차와 최종 판결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니켈도금강판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다. 판 형태로 생산된 후 원통형 배터리 제조사를 거쳐 캔 형태로 가공된 뒤 배터리 셀 제조사에 납품된다. 냉연특수강판(CR)과 열연아연도금강판(HGI)을 생산하던 동국산업은 신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해당 시장에 진출했다.

이차전지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무엇보다 현재 국내에서 니켈도금강판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은 TCC스틸이 유일하다. TCC스틸은 2001년부터 해당 시장을 선점해 경쟁자가 없는 독점적 위치를 유지해왔다.

이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 구도를 형성할 계획이었지만 영업비밀 침해 혐의가 불거지면서 사업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법적 판단이 남았지만 최악의 경우 동국산업은 손해배상 책임은 물론 영업비밀을 활용한 사업의 중단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법원이 법적 책임이 없다고 보더라도 이차전지 소재 업계 특성상 고객사 테스트를 통과하는 과정이 까다롭다. 공장 준공 후에도 승인 대기 기간이 길어 생산 라인이 돌지 않는 사례가 많다. 고객사 대상 영업 역시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가 있다. 동국산업은 관련 투자로 차입이 늘어나 2020년 초 40~50% 수준이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9월 말 83%까지 치솟은 상태다. 현금 유출도 가속화돼 보유 현금성자산은 역대 최저인 248억원까지 감소했다.

동국산업은 동국제강그룹에서 분리됐지만 뿌리는 같은 곳에 두고 있다. 그룹 창업주인 고(故) 장경호 회장은 1975년 다섯째 아들 장상건 회장에게 동국산업을 맡겼다. 2001년 계열 분리를 계기로 장상건 회장이 장남 장세희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동국산업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하청업체의 일탈로 판단하고 있으며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 "압수수색 이후 법적 대응을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9월 장세희 동국산업 부회장(앞줄 왼쪽 네번째) 등 관계자들이 경북 포항 니켈도금강판 공장 준공식에서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출처: 동국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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