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뉴 리더십]외형에 걸맞은 내실 다지기, 재무 안정화 '과제'④'해외 사업' 실적 개선 통한 일관된 평가 필요, FCF 흑자 유지 관건
정유현 기자공개 2025-02-13 07:58:02
[편집자주]
지난해 풀무원은 창립 40주년을 맞아 과거의 성과를 짚어보고 백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담금질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순한 시간의 경과를 넘어 성숙한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립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수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활용했다. 41주년이 되는 시작부터 전문경영인 2기 체제로 변경하고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이우봉 체제의 풀무원이 맞닥뜨린 과제와 향후 성장 전략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10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풀무원은 풀무원식품의 해외 법인 투자와 자회사 지분 취득 과정에서 수년간 현금을 소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키우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였지만 자본시장에서 풀무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렸다.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본 여력을 채우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최근 기존의 우려가 점차 기대감으로 바뀌는 분위기가 포착된다. 오랜 기간 공을 들인 미국 법인에서 적자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본 투자 효과가 본격화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이우봉 총괄 CEO가 경영의 운전대를 잡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매출 3조원 클럽 외형에 걸맞은 내실을 다지면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한 기업임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해외 자회사 지원 및 지배구조 개편 위한 조달, 재무 부담 가중
'바른 먹거리'를 내세우는 풀무원은 소비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식품을 제공하는 선도 기업으로 입지가 굳다. 특히 이효리를 내세운 광고로 주목을 받은 '지구 식단'은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자본 시장으로 무대를 바꾸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높은 부채 비율과 잦은 레버리지 전략으로 약해진 재무 체력 때문에 걱정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2024년 3분기 말 연결기준 풀무원의 장단기 차입금과 사채 등을 포함한 총 차입금은 1조2436억원으로 집계됐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 1634억원보다 약 7.6배 많은 수치다. 차입금 의존도는 55.9%로 계산된다. 총 자산의 절반 이상이 차입금이라는 의미다.
차입금 의존도는 2018년 30%대에서 2022년부터 50%를 넘은 상태다. 같은 시기 풀무원의 경영 행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변화가 감지된다. 당시 국내외 법인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재편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던 때였다. 선진국 수준의 지주회사 체계 강화 및 해외 법인 투자를 통한 성장을 도모하면서 현금이 많이 필요했다. 지속적으로 자금이 투입만 되고 현금이 돌지 않게 되자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2018년 70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해 자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자금을 지원했고 이후에도 조달은 이어졌다. 최근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2023년 1000억원 규모 사모 전환사채, 2024년 7월 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자금 사용처를 살펴보면 자회사의 유상증자 참여 등의 방식으로 실탄을 지원했다. 풀무원식품의 해외 법인의 구조조정과 현지 시장 안착을 위한 투자 비용이 많이 필요했다. 미국 공장 증설과 해외 법인 지분 취득 등에 자금을 썼다. 풀무원샘물 등의 사업 지원을 위해서도 조달금이 투입됐다. 자회사들의 미래 성장을 위한 지주사 차원의 공격적 투자였다.
자회사들의 현금 창출력이 빠르게 올라오지 못하면서 지주사의 재무 부담은 점차 가중됐다. 차입금에서 파생되는 이자 부담도 상당했다. 2024년 3분기까지 풀무원이 치른 이자 비용은 502억원에 달한다. 자본 시장에서 풀무원의 상태를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던 이유였다.
긍정적인 것은 그동안 투자를 지속해온 풀무원식품의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해외 법인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자보상배율도 개선세다. 2022년 0.67배 수준이었는데 2023년부터 1배를 넘어섰다. 작년 9월 말 기준 1.3배로 계산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올해 해외 법인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경우 이자 지급 능력이 향상될 것에 무게가 실린다.

◇투자 활동 실적 증명 '원년', 김종헌 CFO 미션 '막중'
이 시기에 새로운 수장직에 오른 이우봉 총괄 CEO의 어깨도 무거워 보인다. 해외 사업에서 흑자 전환이 예고되는 등 재무 구조 개선의 중요한 전환점에 서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투자를 바탕으로 영업활동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첫해다.
긍정적인 점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CAPEX) 투자와 배당금 지급액을 빼고 산출한 잉여 현금흐름(FCF)이 2022년 이후 플러스(+)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2021년 -1180억원에서 2022년 -733억원으로 줄었다가 2023년에는 49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말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1199억원이 창출됐고 투자비 등을 빼면 250억원 규모의 여윳돈을 남겼다. 다만 올해 미국 동부 아이어 두부 공장 증설 이슈 등이 있는 만큼 전략적인 재무 관리를 통해 FCF 플러스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우봉 총괄 CEO뿐 아니라 곳간지기인 역할도 중요한 상황이다. 이 총괄 CEO 승진과 함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종헌 재무관리실장을 경영기획실장으로 승진시키며 역할을 확대했다. 김 CFO는 풀무원의 재무 우려를 잠식시키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임무를 맡았다고 볼 수 있다.
증권가에서 풀무원을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린다. 재무 부담은 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긍정적인 점을 바라보며 목표가를 올리는 곳이 있다면 부채 비율을 분석하면서 재무 건전성의 필요성을 강조한 곳도 있다. 증권가의 온도차를 낮추고 일관된 평가를 끌어내는 것이 김 CFO의 핵심 임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풀무원의 부채비율은 321.1%인 점을 지적했다. 반면 KB증권은 풀무원의 재무 구조 악화의 원인이었던 해외사업 수익성 개선이 전체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4년 3분기까지 해외 부문 영업 적자가 56억원까지 축소된 점에 주목하면서 올해 턴 어라운드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풀무원 측은 "식품 서비스 유통사업의 외형 및 수익 성장과 해외 식품 제조 유통사업의 지속적인 수익 개선을 통해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CAPEX 규모 관리를 통해 재무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Company Watch]'박람회 용역' 메쎄이상, 포트폴리오 다변화 잰걸음
- [i-point]바이오솔루션, AAOS서 미국 2상 성과 일부 발표
- [인터배터리 2025]민테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 정기검사 시장 '조준'
- [기술특례 새내기주 진단]'법차손 유예 종료' 마음AI, 수익성 개선 '과제'
- [Red & Blue]'사업 다각화' 켐트로닉스, 실적 올해도 '청신호'
- [코스닥 어닝 서프라이즈]'K뷰티 대표주자' 클래시스, 매출 첫 2000억 돌파
- [코스닥 어닝 서프라이즈]뉴파워프라즈마, 사상 첫 5000억대 외형 ‘M&A 효과’
- [쎄크 road to IPO]주력 엑스레이 검사기, 반도체·이차전지 산업군 특수
- [지배구조 분석]유엔젤, 주주제안 수면 위로 '표 대결 본격화'
- [대양금속 편입나선 KH그룹]5개월만에 열리는 임시주총, 사실상 분쟁 승부처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Watch]사조산업, 대표이사 '무보수' 불구 본업 수익성 악화
- [이사회 모니터/롯데칠성음료]전문 경영인 체제 힘 싣기, 이영구 부회장 친정 복귀
- [캐시플로 모니터]오뚜기 자회사 조흥, 운전 자본 덕 현금 창출력 강화
- [캐시플로 모니터]'재고 관리' 통한 신세계푸드, 재무 체력도 키웠다
- [배당정책 리뷰]자회사 '메가코스' 덕 본 토니모리, 주주환원 재개
- [롯데웰푸드는 지금]통합의 그림자 '차입금', 성장으로 돌파구 모색
- [주주총회 프리뷰]까스텔바작 문패 교체, 글로벌 브랜드 자리매김 '의지'
- [Company Watch]휠라홀딩스, 아쿠쉬네트 덕 '해외사업 환산이익' 껑충
- [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재무 악화 선제 대응, 브랜드 신뢰도 하락 불가피
- [롯데웰푸드는 지금]신성장 동력 'H&W' 순항, 핵심 수익원 육성 박차